숲속 도서관
전국적으로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맞이하여 축제가 한창이다.
각각의 지역 특색을 살린 축제는 국민들이 맘껏 가을을 즐길 수 있게 도와 준다.
그 축제에 책 축제도 함께 하고 있다.
원래 이렇게 책 축제가 많았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울에서만 해도 구별로 책 축제가 한창이다. 설마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축제들은 아니겠지?
그건 아니겠지만 축제의 일부 내용에 한강 작가님이 갑작스럽게 포함된 건 사실인 것 같다.
지난주 일요일. 우리 가족은 이전부터 가려고 했던 숲속 도서관을 찾아갔다. 건축상을 받을 정도로 이쁘다고 소문난 곳이라 아들의 중이염으로 인한 병원 오픈런을 하고, 뒤이어 찾아갔지만, 역시나 작은 도서관인지라 벌써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그럼에도 어찌어찌 자리를 찾아서 온 가족이 책을 읽었지만, 지난주는 이번 주보다 쌀쌀한 날씨였고, 날씨 예측을 못한 덕분에 얇은 옷만 입고 왔던 우리 가족은 이르게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다음 주말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오자고 다짐하며.
그래서 이번 주 토요일, 그러니까 어제. 세 달 전부터 예약되어 있던 아들의 치과 검진을 금요일에 끝내고, 저녁에는 신랑이 도서관에서 먹을 샌드위치도 준비하고, 나는 아침에 따뜻한 커피를 담을 보온병까지 찬장에서 꺼내놓았다. 그리고 토요일 우리는 출발했다. 드디어 그곳으로.
아, 도착하고 나서 전날 열심히 만든 샌드위치를 안가져오는 바람에 신랑은 집에 다시 다녀와야 했지만.
각자 좋은 자리에서 곳곳에 창문에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목재로 만든 도서관에서 맘껏 책을 읽고, 실컷 책을 구경했다.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도서관이라 책 상태도 너무 좋고, 블로그에서 종종 보던, 좋은 책들도 구비가 많이 되어 있어 책 구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야외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책 축제를 하고 있어, 도서관 근처 곳곳에 빈백과 책들이 구비되어 있어 꼭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숲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한강 작가님의 책들만 모아놓은 공간도 당연히 있었고. 도서관 안에서 각자 목표로 한 책을 다 읽고 난 후 야외에 가고 싶다는 아들을 따라 야외 빈백에 잠깐 누워있었다. 낮잠이 솔솔 올 시간이라 잠깐 잠이 들기도 했고.
정말 이런 힐링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온한 순간들이었다.
이번 가을은 유독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축제들도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 또한 어느 가을보다 내가 좋아하는 맑은 하늘과 따스한 햇볕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계절이었다.
이제 가을은 막바지를 향해 간다. 오늘부터 기온은 내려가기 시작하여 곧 초겨울이 올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나가는 가을이 아쉽기도 하고, 올해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그렇든 흘러간다. 그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 없으니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맘껏 누려야 하지 않을까. 돈이 충분하지 않아도 누리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이란 사실 별거 아닌 행복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