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처럼 살고 싶었어.
나른한 공기 속에서 너른하게 숨 쉬면서
하지만 모래알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들 때문에 시간을 쫓게 되더라.
돈의 사이렌 소리에 휘둘려
부를 쫓게 되더라.
근데 너는
딸아 너는
달팽이 같더라.
느리더라.
아니 나른하더라.
부럽더라.
제발 그래다오.
세상의 서두름을 모른 채로
느린 걸음으로 숲을 걷고
하루의 무게를 꽃향기로 날려다오.
시계 소리에 쫓기지 않은 채
시간과 공간이 함께 머문 달팽이집처럼
생각이 흘러갈 수 있는 아늑한 공간에서
쉬엄쉬엄 살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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