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3일, 이날 데뷔 후 처음 방송 무대에 오른 7인조 보이그룹. 10대 멤버들이 직접 쓴 투박하지만 솔직한 가사가 눈에 띄었다. 그들은 ‘방탄소년단’, 방탄복이 총알을 막아내는 것처럼, 살아가는 동안 힘든 일을 겪는 10대, 20대가 겪는 힘든 일과 편견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음악적 가치를 당당히 지켜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BTS'로 공식 로고를 교체하면서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의미를 확장시키고, 'Beyond The Scene'의 준말로 의미를 추가하여 매 순간마다 청춘의 장면들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1위라는 기록을 세웠고, 그들의 곡인 Dynamite, Savage Love, Life Goes On, Butter, Permission to Dance는 빌보드 핫 100 1위 곡이 되었다.
결성 10년을 맞이한 BTS의 성공요인을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팀 리더십
경영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리더 한명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조직운영 방식은 불가능해 졌다. ‘팀 리더십’은 팀 전체가 리더가 되는 구조로 리더십의 주요 기능과 역할이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분산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역량을 공유하고 팀 자체가 리더가 되어야 하고 자발적인 리더십 발휘와 리더-구성원 간의 자유로운 정보공유가 요구된다
일곱명의 멤버들은 수평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팀 내 역할을 수행하면서 분산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안무는 제이홉이 리더 역할을 맡고, 무대 퍼포먼스에서는 지민, 뷔, 정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프로듀싱에서는 RM과 슈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결국 멤버 각자가 맡은 리더십의 주요 기능을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멤버 전체가 상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각자가 보유한 리더십의 역량이 서로 달라 리더십 행사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은 발생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팀 멤버십은 특정 멤버들에게 관심이 쏠리지 않고 멤버 각자가 자신의 매력을 뿜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배려의 팀워크
“Teamwork makes the dream work”
BTS의 리더 RM이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팀워크가 꿈을 이루게 해준다는 말이다. 그들은 멤버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리더 RM은 인터뷰에서 “멤버 각자 강한 분야가 있는데, 이를 독립변수로 보지 않고 서로 잘하는 걸 다른 멤버에게 가르쳐주는 상호작용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선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멤버들은 소속사와 서로 배려하고 나누며 팀워크를 이끌어냈고, 끈끈한 팀워크는 꿈을 실현하는 발판이 되었다. 소속사 역시 “세계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음악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대우를 이어가고 있다. BTS 멤버들 역시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음악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일깨워준 소속사 대표를 멘토로 존경한다.”라고 화답했다. 소속사와 멤버의 팀워크는 상호 존중의 관계를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음악적 자율성
BTS의 소속사는 그들이 연습생으로 준비할 때부터 음악적 자율성을 부여했다. 소속사 대표는 자율성을 부여하면 역량이 따라온다는 확신이 있었다. 휴대폰을 압수하고 외출을 금지시키고 팬들과의 소통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대신 모든 개인 활동을 멤버 각자에게 위임한 것이다. MZ세대인 멤버들이 주도적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음악 창작과정에서 소속사 대표와 제작팀은 다양한 비트를 들려주며 거기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은지 지속적으로 물었다. RM이나 슈가처럼 작곡에 능한 멤버뿐만 아니라 지금껏 음악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 멤버에게도 비트를 만들고 가사를 써오도록 유도했다. SNS에 멤버들이 올리는 컨텐츠도 최소한의 제한 규정만을 설정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소속사 대표가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어린 멤버들에게 전달했던 자율권은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다.
조직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MZ세대는 ‘수직적 상명하복 조직문화’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뚜렷한 비전과 자율적인 분위기속에서 일할 때 열정을 보인다. 경험, 역량, 직급과 관계없이 자율적인 의사결정의 기회와 역량을 키우도록 유도하는 것은 MZ세대를 관리하는 조직관리의 핵심요소가 되었다.
활발한 소통
BTS는 SNS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그룹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한 연예인이자 트위터 최다 활동 음악그룹으로 기네스 기록을 세울 정도로 팬들과의 소통에 힘을 쏟았다.
멤버들은 자신들의 연습 장면, 일상생활을 그대로 올렸고, 세계 곳곳에 있는 팬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BTS의 팬덤은 ‘ARMY’이며 ‘청춘을 위한 사랑스러운 대표자’라는 의미와 방탄복과 군대처럼 BTS도 팬클럽과 항상 함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그룹명의 의미에 맞게 사회 활동, 자선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전세계 구석구석에서 그들의 활동에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BTS는 ‘제2의 비틀즈’가 될 수 있을까?
2019년 5월 16일, 미국의 인기 토크쇼에서 BTS가 비틀즈를 오마주한 무대를 펼쳐 화제가 되었다. 이 장소는 맨해튼에 위치한 ‘에드 설리번 극장’으로 과거 비틀즈가 미국에서 첫무대를 가졌던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비틀즈의 고향인 영국의 국영방송 BBC에서는 BTS를 소개하는 기사의 소제목에도 ‘21세기의 비틀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러한 사례는 BTS가 비틀즈에 버금가는 특급 스타라는 점을 방증한다.
수십년이 지나 BTS가 비틀즈에 버금가는 전설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10년 동안의 여정속에는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는 팀 리더십과 끈끈한 팀워크, 역량을 펼칠 수 있었던 자율성과 소통활동이 있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