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대학 신입생의 영국 유학기
0점 맞은 첫번째 시험에 이어 두번째 시험도 망한 것이 너무나 뻔했기에,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세번째 시험을 보러 갔다.
세번째 시험장은 다행히 교실이어서 저번보다 훨씬 적은 인원이었기에 집중이 잘 되었다.
(두번째 시험장이 100명이 한 곳에서 동시에 시험 보는 강당이었음)
인터넷의 후기에는 시험 보는 이유와 관련 있는(전공이나 목적하는 전문 분야) 질문을 한다고 했는데!
예술 공부를 한다고 매우 어필 했음에도 너무 뜬금없는 주제로 혼돈의 3번째 스피킹 시험이 시작되어 버렸다.
초콜릿 복근이라는 말을 하면 하하 그것 참 재미있는 비유군요 라고 할 것 같아서 머리 속으로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만 외우다 슥 던졌지만,
농담이 통하지 않아 분위기는 침울해졌고 나는 매우 부끄러워졌다.
질문은 이어졌다.
그렇게 절망적인 분위기로 스피킹 파트를 마무리했는데 무슨 기적이었는지 (사실은 농담들이 먹혔던걸까?) 최종 점수로 6.5를 받았고(이전 시험은 역시나 그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그렇게 여름학기가 시작된 지 한참 후인 2014년 7월 14일, 나는 겨우 영국으로 출국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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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스피킹 시험 후 절망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자기는 녹음해서 접수하는 스피킹 시험에 하도 할 말이 없어서
" I willl find you and I will kill you...(테이큰 패러디) " 라고 했다고 해서
크게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