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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홀로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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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수 Dec 07. 2023

고독

홀로 강 가를 거닐며

쓰라린 겨울비를 맞으며

텅 빈 발길에 미어지는 그깟 외로움 때문에 오늘도 또 빈 술병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면

아직 그리움을 앓았다고 말하지 마라

저 웃음이 햇살 화살로 날아와 초라한 마음에 박힐 때까진


늘어만 가는 빚의 무게에 숨 막혀

덧없는 노동에 지쳐

또 서러운 멸시에 밀려 인생을 저주하고 있다면

아직 아픔을 안다고 생각지 마라

이 삶의 유혹이 기차창 너머 스쳐 지나간 낯선 풍경이 될 때까진


이루지 못한 꿈

다하지 못한 사랑 부질없는 다툼과 배신

잃어버린 희망 따위가 그렇게도 괴롭고 힘이 든다면

아직 세상을 겪었다고 여기지 마라

어느 한 끼 밥상에 문득 네 영혼이 하늘로 날아오를 때까진  


너도 가늠할 수 없는

나도 알 수 없는

깊고 깊은 넓고 넓은 길고 긴 그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도 끝이 아닌 그곳 그때

무너진 내 심장을 가시나무에 꿰어 걸고서야 비로소

너의 미소가 꽃으로 피어나는 벅찬 영원을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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