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에서 울림이 있는 만남
회로 속에 R,L,C 소자들이 모여서 고유한 주파수를 만들어 낸다. 무수히 많은 작은 신호가 회로로 들어온다. 회로는 그 많은 신호 중 단 하나의 신호만을 기다린다. 회로와 같은 주파수를 가진 특정 신호를 기다린다. 주파수가 일치할 경우 회로는 그 작은 신호를 점점 크게 증폭한다.
너와 나의 만남에서 내가 나의 내면의 소리를 낼 때, 네가 공감할 수 있다면, 그 특정 주파수의 신호는 점점 증폭되어 서로에게 더욱 커다랗게 다가올 것이다. 나에게 너의 소리를 들려달라. 공명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서로에게 에너지를 전달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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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를 하고 복학 직후 대학교 2학년, 회로 이론이란 과목 배울 때 참 어려웠다. 그도 그럴것이 교수님이 회로이론을 어렵게 가르치기로 악명높은 분이셨다. 자세한 유도, 설명은 없이 "직관"이란 걸 중요시 하셨다. 도저히 이해불가능했고 대부분은 외웠던 기억이 난다. 그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공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지만
교수님께서 “인덕턴스와 캐패시턴스가 컨쥬게이트 되어 상쇄될 때, 회로는 ‘공진’ 한다”라고 하셨을 때,
나에게 작은 울림이 있었다.
공진이란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학적 특성이라기 보단 오히려 시적 언어으로 들렸다.
울림, 진동
특별히 나에게 울림을 주는 만남이 있다. 회로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공명이 일어난다. 그게 막 멋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와 비슷하다고 느낄 때, 공감할 때 둘은 공명한다. 마음속 한 구석이 울린다.
"아 내가 이런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 하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된다.
201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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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만남은 잘 성사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