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부단히 바쁜 아침, 차창 너머로 비껴가는 세상의 모든 것들 속에 어젯밤 꿈에 나온 그리운 님이 피어오를 때.
무어라 말했는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느낌으로 말했는지 어떤 표정으로 날 찾아왔는지는
그저 받아들여지는 그런 꿈.
노오랗고 몽글한 햇살에도 무언가 여전히 먹먹한 오늘 같은 날이면 ‘쉽게’ 노란 창을 열고서
고민 또 고민한 다섯 글자의 안부를 전하고 싶어도
짧은 대화 마디로는 애써 웅크린 그리움만 키울 뿐임을 두어 번 겪어봐서일까,
끝없이 주저하고 마는 오후 네시 그리움의 그림자.
찰나이기에 찬란했음을,
그리움을 지킴으로서 완성되는 사랑이 있음을 깨닫는, 그런 어른으로 자라는 아픔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