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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휸 Aug 12. 2023

예기치 못한 기쁨



집으로 가는 길

어쩐지 뒤죽박죽한 서러움으로

좋아하던 가로수마저 푸르게 낯설 때


구름 한 조각도 너그러이

새뜻한 귤빛 아롱아롱 품어주던 하늘은

자못 고요한 위로가 되고


마치 하늘 너머를 볼 수 있는 사람처럼

고개를 바로 들고 허리를 곧게 세우고

집을 향해 자비한 하늘을 향해 걸어가던 그 시간은

예기치 못한 기쁨.


작은 사람의 바스라지던 마음 결은

한길 끝 잠잠히 적시어져

마침내 성긴 하늘을 닮아가고 마는 또 하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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