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절 제 손으로 고르고 품은 알량한 배움은
끝내 가없이 초라해질 뿐이라
머리칼 간지럽히며 하릴없이 떠다니다
시릿한 물길 사이 잠잠히 내려앉은 작은 돌
보드라운 면면을 부러이 마주한다.
때로 하늘이 너울지고
툭툭 엿보던 빗방울이 어느새 후두둑 고요를 헝클지라도
틈으로 이루어진 존재인들
하여 완벽하지 않은 존재인들
모진 순간과 날 선 불쾌함 모두
가만 거르고 마는 돌멩이를.
별들도 잠자코 들어주는 이 밤
졸졸 소리 마디마다 묵묵한 돌들과 같이
하늘과 땅을 가르는 겸손을 청한다.
겸손한 이의 특권인 사랑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