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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휸 Aug 09. 2023

사파

여행지에서

청청한 하늘이 바슬대는 볕 자락 내려줄 때

꽃치마 둘러 가지런히 산길을 걸으면

마주한 이웃들의 눈썹이 떠오르고


새로 산 팔찌 걸고 하늘빛에 비춰보다가도

이내 떠오르는 이의 몫으로 고이 두고 웃음 짓는

너른한 마을


어둔 밤이 찾아오고

아득한 꿈이었나, 나무창 힘주어 열어보니

바순 별빛을 소리 없이 내려주던 하늘은 참으로 우직할 뿐


아주 오래도록 사파의 별빛을 쐬며

아무렇게나 두고 온 미움은 희미해지고

하늘, 볕, 별과 산길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들어진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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