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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휸 Aug 11. 2023

그러자 우리




반듯하게 둘러진 돌담을 쓸어내리다 보면

통실대며 따라오는 강아지의 까만 두 눈 마주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소담스런 마당을 가로질러

노을을 등에 진 벽돌집을 기역자로 지어보자


오후 다섯 시

통창 너머 빛 그림자를 한 뼘 두 뼘 재어보다

볕 품은 복된 솥밥을 고슬고슬 지어보자


생그러운 복숭아 사이좋게 나눠 먹고

사복사복 강아지와 마을 어귀 돌고 나면

참으로 적절한 식혜 한잔에 오늘 하루도 감사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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