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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다

-찻잔은 즉문즉설의 카톡이 아니라 손편지다-

by tea웨이



하늘 끝 달과 천길 물 속 산호 서로 비추다

차 한통 부치는 데 차 타면 오분 거리

드라마 출연으로 명소가 된 작약꽃밭을 ,호수풍경을 해찰하면서

한나절을 걷고 나니


까똑 까똑 몇 글자로

끝낼 톡을

편지로 길게 쓴 기분이 들면서 우리가 낭비라 생각하는 이 편지 쓰는 시간이

실은 진짜 인생이 아닐까?


"채링크로스가 84번지"라는 편지만을 모은 책이 생각났다.

왜 작가가 맘 먹고 쓴 작품보다 더 유명해져서 새로운 버전의 영화로 진화될까.

궁금했던 그 책.



뉴욕에 사는 가난한 여류작가 헬렌 한프와 그 가난한 작가에게

고서를 성의껏 구해주는 런던 마크스 서점지기 프랭크도엘이

이십 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


작가가 맘 먹고 쓴 작품들은 사람들 마음을 못 움직였으나

이 편지들 , 책 신청,

책 가격.책 구입한 이야기. 일상생활이야기 가 적힌 이 편지글은

사람들 마음을 움직여 베스트셀러가 된다


마음은 스스로 , 혼자는, 절대 울리지 않는다

마음을 울리는 마음을 만나야 마음이 움직인다


둘의 마음은 우정인가 사랑인가 .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너무도 편협해서

겨우 이런 질문을 할 뿐

그 사이에서 상처입고 상처입지 않으려 마음을 묻어버린

마음 무덤들이 많다


브런치에 올리려고 일주일을 붙잡고 있어도 안 풀리던

비추다


하늘 끝 달이

간단한 톡 놔두고 천 길 물속 산호에게

더듬더듬 ..편지를 쓰고 편지를 받았던

사랑법이 아닐까


찻잔 식의 사랑 언어, 비 ..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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