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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ul 03. 2016

<2016년 1~6월> 밥상 일기

꾸준히 일기를 쓰다니. 스스로 대견하다ㅎㅎ 

나중에 애들에게 자랑한다고, 이걸 다 모으고 있는 정성도 참. 


<먹는다> 주부놀이, 이 정도는 기본이죠 (2013 여름~2015 여름)

<2015년 가을과 겨울> 밥상 일기

추석 밥상과 여자들 

<2015년 여름> 밥상 일기


그리고... 2016년 1~6월. 

삼시세끼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직딩맘인 나는 그 중 아주 일부만, 대충 한다. 

1. 첫 아침은 떡만두국. 지단도 대충, 비주얼 아쉽. 비비고 교자만두 괜찮다. 시엄니 여행가시고 시아버님만 오신 저녁. 배추를 살짝 데쳐 길게 찢은뒤 멸치육수에 된장, 고춧가루 조금. 자박하게 끓인다. 청국장까지


2. 감자구이는 팬이 아니라 오븐에 했어야 한다고 후회. 살짝 데친뒤 올리브유에 소금후추바질버터로 맛을 냈다. 아빠와 아들은 좋다고. 그 팬에다 고기도 굽고. 그 국물에 밥을 살짝 볶은게 굿. 사진 촬영은 따님이.


3. 이번주 마트 반값 득템은 모리타니아 자숙문어. 살짝 데쳐서 반은 아침에 참기름 살짝 둘러 먹고, 반은 저녁 샐러드. 또 찜닭이냐 감히 묻던 남자는 양념을 바꿨더니 폭풍흡입. 케이팝 보며 저녁. 다들 참 대단


4. 배추와 파 마늘 듬뿍. 상대적으로 오래 익혀야 하는 무를 조금 얇게 썰고. 버섯 호박 두부에 핏물 뺀 쇠고기까지. 모든 재료를 썰기만 하면 끝. 국간장과 소금간 국물이 쥑인다. 종일 해장이 필요했는데 이제야ㅠ


5. 우엉조림에 새콤 오이만 넣었다. 밥에는 소금과 참기름만 하려다가 오이 촛물 남은걸 넣어버렸더니 막 섞이는 맛. 그래도 그럭저럭 굿. 남은 쇠고기버섯 전골을 곁들였는데 아들이 "김밥엔 라면이지" 걍 또 끓여줬다


6. 무항생제 돼지고기를 싸게 사서 불고기 하려다..상해가는 토마토 발견. 메뉴 바꿔 토마토 안좋은 부분 떼어내고 데쳐서 껍질 벗긴뒤 소금바질로 푹 익혔다. 마늘고기양파버섯 소금후추로 볶다가 토마토까지 파스타 비슷


7. 어젯밤 운 좋게 두 번 할인된 장어를 거의 반값에 득템. 튼실한 한 마리 7300원. 소스도 들어있어 장어덮밥 흉내 냈고. 감자와 무를 넣고 고등어도 졸였다. 매실청과 생강꿀절임을 쓴 덕분인지 반응도 좋다.


선한 이웃이 아보카도 퓨레를 보내주셨다ㅎ 12월 햇 아보카도로 만들어 바로 냉동 직송. 대체 뭘 해먹나 아는게 없는데..별 생각 없다가..어머나! 칼로리 좀 보소. 대단한 아보카도! 레시피 뒤져 과카몰리부터!

8. 과카몰리 레시피 검색하다가..토마토 박스 모바일 주문, 레몬즙도 사야지..하다가 호기심 발동! 퓨레 250g에 양파 1/4 고추 반개 다지고 수제 요거트에 식초 1, 소금 약간. 엉터린데 맛있다ㅠ 계속 퍼먹는


9. 아보카도 과카몰리 해오면서 토마토 가져오길 잘했지. 페타치즈와 올리브 양상추가 있다기에 바로 샐러드. 왜 K의 집에 오면 무수리 모드로 바뀔까. K의 찻잔과 그릇 수집 취미 덕에 곧바로 호사로운 토요일 점심


10. 멸치다시마육수에 호박양파 따로 볶은 국수가 메인이었거늘. 보쌈 무생채, 찬밥 처치용 돼지고기대파듬뿍 볶음밥까지. 옆지기 잘해주란 어떤 당부에 우리는 다욧해야 한다고 툴툴댔으나. 어제 늦은귀가 찔렸나 괜히 오버


11. 점심 보쌈이 좀 많이 남아 재활용. 초간단 버전 동파육. 육수에 간장 굴소스 보글보글 졸이다가 전분물로 걸쭉하게 마무리. 계피가루가 비법. 파채 대신 양배추채 위에 올렸다. 흑설탕 깜빡. 양 늘리려 버섯 추가


# (얻어먹은 밥상^^)

쿠르베 스피커 배달갔더니 한 상 차려주신 K선배. 조기찜과 버섯양파계란찜, 다포리 김치찌개도 근사했지만 김치 갓김치 등이 기막혔다. 선배네 합창단 노래와 사연 듣다가 youtu.be/ew8J2YtKYPc


12. 연어 샐러드를 할 때에는 토마토를 적게 쓰던가 다른 재료를 쓰는게 낫겠다는 뒤늦은 깨달음. 비주얼이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 그저 박스 주문한 토마토가 좀 많이 있을 뿐인데. 과유불급.


13. 먹다남은 시금치, 가지나물 처리용이라지만. 하다보니 오이도 채썰고 당근도 볶았거늘. 아들은 바쁘다며 걍 국밥 먹고 가버렸고. 따님은 군것질로 배고프지않다고. 옆지기만 신났는데. 응팔 치타여사 명대사 생각. 쳇


14. 바나나 처리용 메뉴. 식빵에 딸기잼을 바른 뒤 바나나를 얇게 썰어 얹어서 오븐에 구웠다. 계피가루를 살짝 뿌려서 하는게 포인트. 단호박스프엔 우유를 더 부어 라떼처럼 만들었다. 달다구리 아침. 애들은 좋단다.


15. 설날 시댁 아점과 친정 저녁. 시엄니 예술 조기찜에 이어 대합 다져 고기야채와 반죽한 대합찜, 일 쫌 했고 또 배웠다. 친정에선 얻어먹고 설거지만 했다. 작년 추석글 


16. 평소엔 잔멸치를 물엿+기름에 끈기있게 볶아 바삭하게 하는데. 조금 덜 잔 멸치라 K선배 흉내냈는데..애들 반응은 별로일까 소심해진다. 반찬이 젤 어렵ㅠ 레시피는 요거 


17. 예쁜 J가 차려준 밥상. 좋은 친구들 모였는데. 어젯밤 오랜만에 확 달리고 술병 나서..그냥 옆 방에서 한 시간 운기조식. 간신히 기력 회복하여 남은 음식만 조금. 착한 J는 꼬막을 새로 삶아줬다. 차 마신다


18. 멸치 다시마 대파 양파 표고 마늘. 간만 제대로 육수. 밥솥에 찬 밥이 많아서 잔치국수 대신 국밥. 양파를 갈색 나도록 볶고, 육수 내던 버섯은 간장설탕에 살짝 양념해 고명으로 올렸다. 계란, 김과 파 마무리


19. 옆지기가 감기몸살이라고. 고기를 녹여 핏물을 빼고 무를 썬다. 파마늘을 다진다. 다른 국 끓여주면 안되냐는 딸에게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게 무국이라 답했다. 생각해보니 애들이 안 좋아한다는 이유로 꽤 오랜만이다


20. 45% 할인해 3289원 득템한 훈제연어 한 팩으로 만든 난장판 볶음. 지난번엔 두 팩 써서 연어 모양살려 굽고 양파 볶아 곁들였으나. 아침으론 연어 양이 많길래 이번엔 한 팩만. 밥 양 적은 4인 덮밥용 딱


21. 피조개 2kg 9980원. 철수세미로 하나하나 박박 문질러 옆지기가 씻었다. 아마 다시 사는걸 환영하지 않을듯. 소금물에 해감하고 여러번 씼었지만 삶을 때도 손이 간다. 살살 흔들어 하나씩 건졌다. 맛은 훌륭


22. 내일 반찬 고민하다가 미수식당 아롱사태시레기찜이 떠올랐다. 평소보다 고기를 세 배 정도, 시레기 대신 배추를 듬뿍. 건새우 표고 다시마에 파마늘 아낌없이. 된장 풀고 육수도 넉넉히. 완전 다른게 됐지만 뭐..


23. 오후 마실 다녀오자마자 딸 저녁 챙겨야 해서 점심 먹자마자 일찌감치 준비. 고춧가루 똑 떨어진채 일주일 버티다가 다시 산 기념으로 매콤 버전. 밥 해먹다 보면 하루가 정말 잘 간다. 일상이 노동이다.


24. 농부들이 걱정 없이 농사짓도록 하겠다는 농사펀드  꽂혀서 주문한 감자와 가리비. 찐감자 소금 찍어 먹고 가리비 실컷. 국밥 남은것도 먹었는데 옆지기 지금 라면 끓인다.


25. 어젯밤 비싼 도미가 반값 7950원. 레시피 검색해 하라는대로. 손질하고 칼집내고 소금뿌리고..무파마늘생강 양념간장 조렸는데 비주얼이 처참하다ㅠ 가족 다 모이는 밥상이 일주일에 몇 번 안되니 힘준 일욜 아침


26. 돼지 앞다리살은 가장 소박하고 든든하다. 소금후추매실청설탕생강간장올리브유에 한 시간 정도 재웠다가 구웠다. 마늘과 양파도 같아 구웠는데 더 넉넉히 넣을걸. 감자는 오븐에 구웠다. 옆지기가 외출한 덕에 남았다.


27. 어젯밤 반값 득템은 국산 생물 대구. 멸치다시마무 육수를 해놓고 잤다. 아침 먹다 그릇에 멸치대가리 하나 발견한 모씨가 멸치 안써도 되는거 아니냐고. 시엄니는 멸치를 엄청 쓰셨는데 늘 꼼꼼하게 건져내셨다. 흥


28. 1만원 할인해 39,900원. 홀랑 넘어가서 질끈 지른 장어. 소금/양념 반반으로 구웠다. 800g 5마리 좋았는데 남았다ㅠ 부친이 없던게 컸고. 아들이 느끼하다며 많이 못먹음. 먹다남은 김치찌개가 더 인기


29. 토욜에도 오전에 미리 만든 저녁 반찬. 오후에 바쁠거 같아 일찌감치 휘릭. 오리고기 반팩에다 냉장고 온갖 야채, 감자 당근 양파 버섯 파 마늘 고추를 마구 볶은게 전부. 먹고 사는데 손이 참 많이 간다.


30. 갈은 돼지고기 반값에 득템했다가 그냥 얼려놨는데. 어제 쇠고기 갈은거 반값. 합쳐서 파를 정말 넉넉히+양파마늘 다져넣고 소금후추로 미트볼 만들어 오븐에 구웠다. 양파와 껍질벗긴 토마토 볶다가 시판소스로 파스타


31. 점심에 미트볼 만들고 남은건 함박으로. 몇년만에 해봤는데 잘됐다. 별거 아닌데 점심저녁 다 훌륭하다는 아들 칭찬. 버섯 등으로 엉터리 소스 만들고 계란후라이를 올렸다. 찬밥은 파와 계란으로 볶고. 양배추 듬뿍


32. 남은 오리고기 몇 조각 보이길래. 다시마 육수에 무와 감자 양배추 양파 대파마늘 썰어넣고 김치 쪼가리와 국물로 부대찌개. 그런데 무념무상으로 했는지 양 맞추는데 실패. 햄과 두부까지 넣으니 넘쳐서 온통 지저분


33. 아침에 해놓는 저녁 반찬. 어젯밤 어묵과 당근 양파 채썰어 파마늘에 볶어두었고. 아침에 당면 삶아 간장설탕소금참기름 양념해 같이 휘리릭. 지금이 제일 맛있을 때인데..지들이 잘 데워 먹겠지..생각을 너무 말자


34. 밤에 하는 담날 저녁반찬. 돼지고기 갈은거에 파마늘양파소금후추. 특히 대파를 양껏 넣었고. 두부 반 모 물기 짠 뒤 추가해 완자를 만들고 오븐에 구웠다. 소스는 감자 양파만 간장설탕에 끓이다가 전분물. 만족.


35. J네 집에 몇 모였다는 소식에 애들 저녁 차려준뒤 합류. 딸기 사러 마트 들렸는데 전복과 문어가 세일하길래 전복은 마늘과 살짝 볶고. J가 준비한 두릅초회 굿. 개표방송 보다보니 무알콜 맥주인데 목소리 커진다


36. 피조개는 박박 문질러 씻고 해감하고 손이 꽤 간다. 그래도 입 안 가득 터질듯한 식감과 비릿한 맛이 좋긴 하다. 듯템한 하몽은 토마토 샐러드에 올렸는데 애들은 안 좋아했다. 치킨과 감자는 오븐에 같이 구웠다.


37. 일주일에 하루 오시는 아주머니, 메모를 분명히 남겼는데 고기 없이 가지만 볶아두심. 어쩔수없이 해동해놓은 돼지고기를 파마늘양파 소금후추에 볶고 가지볶음과 먹다남은 오리구이까지 짬뽕 마무리. 먹고 사는게 일이지


38. 냉동닭 급히 녹여 점심 때 대충 초벌구이 해놓고 외출.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양배추는 해치울 요량이었는데 사실 더 맛났다. 저녁 다 되어 귀가해 버터 녹여 야채를 파마늘에 볶다가 닭까지 소금,간장,후추로 마무리


39. 일찍 나가는 딸과 밥에 물 말아 친정엄마표 오이지와 아침. 완소 여름 메뉴. 찬밥 반 공기 남았길래 늦잠 잔 아들과 옆지기에겐 볶음밥. 적당히 달군 무쇠팬에 파를 파스스 볶다가 계란 두 개에 소금 간. 반응굿


40. 아이가 미트볼 파스타 또 먹고 싶다고 해서 미트볼 만들어놓고 시간 없어 얼려놓았다. 시간이 한참 지난뒤 오늘 간신히 해먹었다. 애들 아빠는 다른 약속. 가족이 다 모이는 밥상이 줄어들고. 요리할 일도 줄어든다


41. 스페인산 돼지 등갈비 세일해 1.6kg 1.6만원. 해동해서 썰어보니 두툼하게 살 붙은 립이 24조각. 간장매실청설탕참기름 파마늘 양념해서 하루 재운뒤 오븐에 구웠다. 레스토랑 달달 립보다 담백하고 괜찮다.


42. 돼지갈비 1.6kg 반값 세일에 4950원에 샀다. 냉동이고 독일산란게 함정. 0.8kg 한 팩 먼저 양념 재웠고. 그릴 자국 내려다 좀 태웠다. 저게 2500원 어치가 안된다니ㅠ 과하게 저렴..한돈은 어쩌나


43. 간만 평일 가정 치맥 할까 하다가, 양배추 양파를 볶고 소세지, 고추를 더해 야채 위주로. 가정식 안주에 한 잔. 무쇠팬 뜨거운데 냥이가 쪼르르 호시탐탐. 세월 참.. 해고 4주년이다ㅎ


44. 닭다리만 두 팩 오븐에 굽고. 세일 때 사서 얼려놓았다가 장 못 본 즈음에 활용. 태국여행 다녀온 M가 선물로 준 팟타이 소스 훌륭. 냉장고 뒤져 양파 양배추 파마늘 고추 삶은 계란까지. 면은 파스타로.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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