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커피를 집에서 어떻게 즐기고 계신가요? 저는 어렸을 때는 믹스커피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어린 시절의 일상 속에서 큰 위안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캡슐 커피 머신을 사용해 더 다양한 커피를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죠. 아침마다 간편하게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커피에 하루의 시작이 기대되곤 했습니다. 다양한 스페셜티 로스터리 카페들도 네스프레소 오리지널에 맞는 캡슐들을 많이 내고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식이랍니다
올해는 거의 캡슐 머신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여름부터 집에서 하리오V60이라는 여과식 커피추출도구를 사용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습니다. 커피를 직접 내리며 느끼는 차분한 시간과 커피 한 모금으로 하루를 시작하죠
하지만 아쉽게도 편의점에서 일하는 주말에는 새벽 6시까지 출근해야 해서 가족들을 깨우지 않기 위해 드립 커피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두를 가는 소리, 저울 버튼을 누르는 소리, 그리고 도구를 옮기는 소리가 새벽의 고요를 깨뜨릴까 걱정되기 때문이죠. 아빠가 워낙 예민해서 작은 소리에도 쉽게 깨시거든요.
주말 오전 편의점 알바 첫 3주 동안은 오전에 따로 커피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커피 유튜브 구독 이벤트를 통해 드립백을 받게 되었어요.
프로파일 로스터스가 운영하는 '일오구이공'이라는 유튜브 이벤트 당첨되어 받은 블렌딩 원두(왼),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새로 발견한 카페에서 사 온 드립백(오)
드립백 커피란?
드립백 커피는 간편하게 고품질의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드립백은 작은 종이 필터백 안에 미리 분쇄된 원두가 들어 있어, 컵 위에 걸친 후 뜨거운 물만 부으면 신선한 커피를 바로 추출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도구나 기구 없이도 간편하게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핸드드립과 다르게 물줄기를 신경 쓸 필요도 없고요. 유통기간도 몇 달로 상당히 긴 편이라서 보관걱정도 덜해요. 그래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면서 마실 수도 있었죠.
온수기로도 추출 가능.
저의 드립백 추출 루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는 드립백으로 첫 커피를 마셔요. 온수기에 물을 2/3~3/4를 채우는 높이로 세 번 부어준답니다. 보통 드립백 커피에는 10~11g에 커피가 들어요. 커피와 물의 비율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1:16에서 17에 근사하도록 해요. 대충 2/3 정도 채워지면 저울로 쟀을 떄 50~60g 정도 되더라구요. 30초 간격으로 부어주면 2분 안에 커피 한 잔을 내릴 수 있지요. 농도가 너무 진하다고 느껴지면 추출된 커피에 물을 적당히 부어주셔도 되요.
사진이 아쉽지만, 커피 한 잔
편의점 남자 사장님은 주말 8시에서 9시 사이에 발주를 위해서 방문하세요. 지난 토요일에 두 번째로 혼자 드립백을 따로 챙겨 마셨어요. 매일 오셔서 편의점 커피를 하나 뽑으시는 걸 보고, 사장님을 위해서 드립백 하나를 더 챙겨갔죠. 저는 위의 사진과 같은 블렌딩 드립백으로 한 잔 마셨고, 사장님께는 '뉴스커피'라는 카페에서 로스팅한 작년 멕시코 COE에서 25등 한 옥션 랏 드립백을 하나 내려드렸어요. 향에서 블랙베리와 와이니 향이 강한 좋은 커피였어요. 마신 사장님도 확실히 '이건 쓴 맛이 다르네' 하시더라고요. 역시 좋은 커피는 잘 모르고 마셔도 느껴지나 봅니다.
저는 이렇게 주말 오전에 커피를 간단히 마십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커피 생활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