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달라졌을까?
꽤 오랫동안 우울감과 무기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고통과 불행의 절대적인 기준이 있어 [불행 50점 이하 우울금지법]이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봤다. (그럼 아마 난 무기징역.) 이런 기준이 있어 내 삶이 절대적으로 덜 불행하다는 걸 알았다면 나는 달라졌을까? (글쎄... 불행을 느끼는 건 상대적이더라..)
이러니 나의 우울감과 무기력엔 항상 함께 따라오는 감정이 있었다.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마음)
나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씩씩하고 밝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울하고 무기력하다는 이유로 시간을 낭비하는 내가 참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는 내가 너무 밉고 싫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왜 그렇게 나에게 엄격했을까, 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해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른 삶이야 어떻든 내 삶에서 내가 느낀 고통과 불행은 존재했고 그 경험들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된 것인데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 내면의 치유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자꾸 나를 혼내고 다그치고 "넌 그러면 안돼"하며 부정하는 동안 나의 어둠은 더욱 깊어졌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나의 우울과 무기력을 위로받고 공감받고 싶어 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