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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Dec 17. 2023

Z세대"3요"를 Yes로 이끄는 법

리더, 불편의 강 건너기 6화

<Z세대의 “3요”에 대한 생각>

사람관리 중 최근 많이 다루는 주제는 단연코 Z세대에 대한 것이다(MZ는 이미 지났고 이젠 알파, Z세대로 규정되고 있는 추세다) 언젠가 필자는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Z세대 팀원들에 대한 팀장들의 고충을 들은 적이 있다. 이른바 “제가요? 이걸요? 왜요?”로 표현되는 "3요"다(실제로 이렇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대략 이러한 뉘앙스로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지금 팀장들이 사원 대리일 때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지만 이제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괘씸하다 생각도 들지만 이런 상황에는 좀 더 이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왜 이렇게 거침이 없을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예전에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조직에서 주어진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라는 “무리인식”이 더 강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도 “성장 없는 직무"라고 여겨지는 일,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되는 일"에 대해선 마음속으로 불만이 있었고 동료들 간에 술 한잔을 기울이면서 푸념을 하곤 했던 것 같다. 다만 대놓고 말하지 못했을 뿐.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무조건적인 “무리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이 더 중요해졌고, Z세대들에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일 수도 있다. 의미없이 “소모”될 순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조직개발, 인사정책의 기류는 성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적의 개인 경험(직원경험)이 중요해졌고 개인의 성장을 어떻게 조직의 성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



필자는 이 문제가 Z세대만의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생각해 보자. 나는 예전에 그런 생각을 안 했을까? 부장님은 안 그랬을까? 우리는 자신의 성장과 내 미래를 위해 회사를 다니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Z세대뿐 아니라 그 누구도 성장 없는 직무에 몰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이다. 우리는 Z세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 일을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는 Z세대에 대한 특성을 실은 한 보고서(인터비즈 재인용)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이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세대와는 무엇이 다른지 한번 살펴보자.


“Z세대가 보이는 독특한 성향은 무엇일까?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Z세대의 73%는 조직 내 누군가가 자신에게 조언해 주고 인정과 칭찬, 피드백을 통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터에서 적절하고 적시적이며 충분한 피드백을 받기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조직이나 타인에게 의존적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성장하려면 주변과 조직의 적절한 도움이 필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주변과 조직에 의해 소진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인 이들의 양면성은 변덕스럽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된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75%는 현재 회사에서 앞으로도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하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지속적 학습과 이를 통한 성장만이 자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존재감을 유지해 특정 조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Feldmann, D. (2013). Inspiring the Next Generation Workforce: The 2013 Millennial Impact Report, 23. Indianapolis, IN: Achieve Guidance. 인터비즈 휴탈리티리더십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2691388465


물론 정치 경제상황, 문화의 변화 등 세상의 변화에 따라 세대 간의 가치관은 달라질 수 있다. Z세대가 더 독립적이고 개인적이며 생존에 특화되어 있으며 조직의존도(충성도)가 낮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조직관리의 핵심은 기성세대와 Z세대와 다르지 않다. 결국 사람의 “본성”은 같기 때문이다. Z세대가 참을성이 없고 이직을 자주 한다거나 조직에 덜 희생적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기성세대는 이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더 나은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문제의 본질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리더의 덕목이며 그중 하나인 “역지사지”의 모습으로 "대응"하냐 그렇지 않냐의 문제다.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멀리 있지 않다. 그리고 Z세대를 이해하고 이들과 잘 지내는 방법 또한 신박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경험이 많든 없든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은 것이다. 내가 불편한 것은 남들도 불편한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조직에 성장이 없다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Z세대가 이직이 잦다면 그 원인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원인이 분명하다면 다른 사람 또한 계속 이직을 시도할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Z세대에게 Yes를 이끌어 내는 법>

첫 번째,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역지사지는 황금률이다>

역지사지의 모습을 갖는 것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왜 그럴까? 그럴 생각이 있는 사람은 그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스킬이 없어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진솔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이해가 불가능하다. “라테”를 말하며 혀를 차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건 없다.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전문가라는 사람들만 찾아 나서다가 끝이 날 것이다. 생각의 문제라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어떨까? 만약 내가 하는 일이 "가치가 떨어지고 성장 없는 일"이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는 일"을 해야 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까?  역지사지를 해 보면 감정적인 반응보다 이성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설득이 아니라 납득이다

매사 모든 일이 가치 있고 하고 싶은 일일 수는 없다. 회사 일이란 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때로는 하고 싶은 일 보다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을 수 있다. 너무 급한 일이라 위에서 떨어진 일을 군말 없이 그냥 해 내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대부분 팀장들은 팀원을 "설득"하려 한다.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나쁘지 않은 시도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설득은 나의 논리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느낌이다. 설득은 감정이 들어가며 설득하는 자와 설득당하는 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납득은 다르다. "내가 납득했다 납득하다"라는 말로 표현되며 이는 능동형이다. 즉, 네가 아니라 내가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납득은 상대방이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납득은 말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주고 흐름을 함께 공유하여 착수단계의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일의 하인이 아니라 주인이 되게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손이 더 많이 가고 뭔가 돌아가는 느낌도 있겠지만 팀원들이 이런 리더십에 익숙해지면 나중엔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마치 큰 바퀴를 굴리려 할때 처음엔 힘들지만 한번 힘을 받으면 엄청난 속도로 스스로 굴러가듯이 말이다.


세 번째. 일을 설계하는 <구조화>로 일 습관을 들이게 하자

Z세대는 톡툭 튀는 아이디어가 좋고 새롭고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에 능하다. 이런 면은 장점이다. 하지만 지구력이 딸리고 흥미를 잃어버리면 쉽게 포기한다는 단점도 있다(일반화는 아니지만 대략 그런 면이 보인다는 것). 장점을 더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때로는 단점을 조금만 개선하게 해 주어도 개인적 성장에 크 도움이 될 것이다. 일에 지구력이 떨어지고 흥미를 잃는다는 것은 "일"이 되어가게 하는 "구조"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구조화는 연결이며 영향이며 순서다. 하나의 일이 시작됨에 따라 그 순서가 어떻게 흘러가며 무엇에 영향을 미칠지, 이 일을 잘해 내면 나는, 회사는 어떤 도움이 될지 등 그림이 그려지는 구조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일 습관이 되게 해 주면 팀원 역량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팀원도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결코 마다하진 않을 것이다.


4. 마지막, 인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제 조직은, 리더들이 “인정” 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인정은 그들(Z세대)의 생각과 습성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조직의 영역과 개인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영역과 성장을 더 많이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결코 조직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시도하고 증명해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생각이고 새로운 시도가 될 때 Z세대와 기성세대와의 간극은 좁혀질 것이다. 아니, 리더와 모든 구성원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사진: UnsplashKOBU Agency

사진: UnsplashYosep Surahman

사진: UnsplashKaleidico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태준열 리더십코치 <리더십 출간서적>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587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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