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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 신드롬

간달프가 되고 싶은 리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법사 간달프를 주의 깊게 보았다. 영화 속 간달프는 정의롭고 지혜로웠으며 자신을 희생 하면서 까지 사람들을 이끌고 얽혀있는 문제와 위험을 극복해 나간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 리더의 표상이 되는 것 같다 . 누구나 영화 속 간달프를 보면 훌륭한 리더의 모습을 투영하지 않을까?


그런데 간달프의 리더십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무엇이든 잘 알고 있고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면 나쁜 놈들이 다 나가떨어지는 강한 모습, 사람들이 계속 의지하게 되는 정신적 지주로서의 간달프, 권위로서의 간달프. 그야말로 위대한 간달프로서 말이다. I am great!!
 

어떤 리더는 직위가 올라갈수록 잘못 이해한 간달프처럼 되는 경우가 있다.


무엇이든 내가 해야 하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하지만 누가 그러던가?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착각에 빠져있는 리더들은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이 있다. 성공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마음속으로는 계속 I’m great를 외치고 있다.

 
성과와 성공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직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매일 연출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조직에서의 성공이란 많은 부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대표이사가 되거나 임원이 되거나 팀장의 위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 일을 관리하고 예산을 통제하고 계획하고 성과를 이끌어내는 그런 자리에 올라가는 것 말이다.

 
그런데 높은 자리에 앉으면 자신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아진다. 자신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부하직원들에게 잘 해 주고 있다고 착각하고, 부하직원들을 성장시키고 있다고 착각하고, 내가 내리는 의사결정은 부하직원들의 의견보다 항상 옳다고 착각한다.  나는 점점 간달프가 되어간다.


가장 위험것은 팀원들에게 설익은 리더십 skill들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팀원들은 당연히 고마워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상사의 리더십을 추앙하고 칭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팀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인력관리 필살기에 자신들이 조종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잔재주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된다. 신이 팀원보다 인격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이 베푸는 리더십은 항상 고마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은 매우 훌륭한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위험한 리더다. 스스로를 성찰하지 않는 리더는 "간달프 신드롬"에 빠지기 쉽다.  
 



간달프 신드롬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에 대한 성찰

다른 사람을 움직이려 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살피는 것은 어떨까?
내가 팀원들을 사심 없이 아끼고 있는건지, 나의 성공을 위해서 이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팀원들의 성장을 진정으로 원하는 건지, 내가 판단하고 의사결정하는 사항에 대하여 리더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리더는 ‘position’ 이 아니고 ‘role’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나는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리더는 자리로서 승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역할로서 승부하는 사람이다. 나 또한 많은 착각과 고민이 있었다. 리더의 자리에 올라왔으니 무엇 무엇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 ‘자리’라는 목적성이 내 주변을 끊임없이 맴돌았었다. 하지만 내가 팀원들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경우는 내 자리가 아니라 내 역할에 충실했을 때였다.


‘조직 장 = 인간적 성품의 우위’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 착각에 빠지고 자만심과 과대망상으로까지 빠지기 쉽다. 내가 상사라고 인간적으로 더 뛰어난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결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장이 되면 자연스럽게 리더가 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조직장이 곧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팀장이고 임원이지만 ‘리더’가 아닌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리더십이란 본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 성품’과도 깊은 관계가 있지 않을까? 간달프 신드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빨리 그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의 각성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무지막지한 일방적 소통: 소통을 지배하지 말자

예나 지금이나 소통에 대한 이슈가 항상 존재한다.
보통 리더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조직 내 소통 문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불통의 근원지는 거의 리더들 에게서 나온다. 우리가 보통 쌍방향 소통, 서번트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소통 등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불통의 원인을 리더 자신들만 모른다는 것이다. 리더와 팀원들 간의 문제는 팀원들의 메신저를 통해 떠돌아다닌다. 팀장 모르게 사내 메신저가 아닌 P.C 버전의 외부 메신저를 통해 팀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팀장이 이렇고 저렇고 누군 이렇고 저렇고.. 왜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 일까.


그것은 조직 내 안전한 환경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존 맥스웰의 ‘리더십 불변의 법칙’에 나오는 리더십 역량 인지 정도에 대한 것이다.
 
1단계: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2단계: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3단계: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고 익히고 있다
4단계: 나는 내가 배운 것을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검증한다
5단계: 자신도 모르게 내가 배우고 체험한 것들이 저절로 내 행동에서 묻어 나온다
 
가장 소통이 안 되는 위험한 유형을 꼽아본다면 ‘나는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런 유형은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모르는 1단계, 다시 말해 가장 초보단계의 리더십 유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이러한 리더가 있다고 치자. “나는 날마다 아침 쪽지를 내 팀원들에게 보내고 있어! 아침 쪽지 속에는 내 생각과 철학, 그리고 나의 평범한 일상들, 내가 주말에 갔던 좋은 장소와 사진들 등등 나는 내 팀원들과 항상 좋은 것들을 나누고 있어. 이런 좋은 소통이 어디에 또 있을까? 나는 한 방향의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항상 팀원들과 소통을 하고 있어!”


이런 리더는 과연 소통을 잘 하는 리더일까 아닐까?.


이러한 리더는 무지막지한 소통을 하는 리더다. 리더의 아침 쪽지는 그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뿐이다. 팀원들이 원해도 원하지 않아도 리더가 보내는 아침 쪽지는 반드시 열어봐야 한다. 그리고 회신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소통에 자율이 없다. 대부분 그러한 리더는 팀원들이 회신을 하지 않으면 내 글을 읽지 않는다고 섭섭해한다. 팀원들이 어찌 아침 쪽지를 안 볼 수 있을까? 팀원들은 아침 쪽지를 보고 싶지 않다. 상사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상사가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그의 주말을 꼭 알아야 하는가?


   소통은 하고 싶게 만들어야지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이 같은 방향의 철학과 생각을 갖게 되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심어주려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물론 리더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신념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강제로 조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리더가 만들어야 할 소통의 고리는 ‘듣기’인 것이다. 듣기는 ‘고요함’이다.


노자는 ‘고요한 상태’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최상의 덕은 행하는 것이 없지만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최상의 인(仁)이란 그것을 하면서도 할 의도가 없는 것이다” – 한비자(노자를 해석하다)
 
다시 말해 리더는 무엇을 해야 리더인 경우도 있겠지만, 무엇을 하지 않아야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리더들은 말을 너무 잘한다. 자신의 생각이 분명한 리더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고요함을 참지 못하고 속사포처럼 자신의 생각을 쏟아 붙는다. 그것이 말이던 글이던 쪽지던 간에 말이다.

 
착각에서 벗어나기


세상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하나를 아는데도 셋을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퐁텐느-


우리는 알고 있던 알지 못하던 착각 속에 살고 있을 수 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내가 리더든 리더가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진실을 들여다볼 용기가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항상 좋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도 가질 필요 없다.


그저 하루를 살면서 나 스스로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자기성찰의 기회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우리는 많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나 스스로의 온전한 ‘나’가 아닌 타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나’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흔히 조직생활에서 말하는 ‘콘셉트와 캐릭터’ 말이다. 리더십은 책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고요해질 수 있을 때, 생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성 있는 리더십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친 파도가 요동치는 바다에서도 깊은 물속은 오히려 고요하듯이 그 고요함이 오히려 강한 리더십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고요해지면서 자신의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리더로서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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