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되면 달라져야 할 것 중 하나가 말하기 스타일이다.
이전까지는 팀장이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라인이었지만 이제는 임원과 대표이사까지 포함하게 된다. 또한 어느 조직이나 있는 것이지만 주간실적보고 회의나 성과 달성 보고회의와 같은 정규 리더회의에 참석하여 실적 보고도 해야 한다. 때로는 논쟁도 한다. 타 부서 임원과 소통도 해야 한다. 그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홍수 속에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팀장의 말하기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세 가지가 중요한다. 첫째는 보고 시 말하기, 둘째는 회의 시 말하기, 셋째는 논쟁 시 말하기다. 이것은 말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니다. 상대방에게 얼마나 '먹히는 말'을 하느냐의 문제다.
임원 또는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거나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모습들이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는 [보고]
'나 일 안 했습니다'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표현
'추후에 별도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조금 더 보강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라고 보입니다만' '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분석 중이라 세부사항은 별도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 아니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만'....
애매한 표현이다. 도대체 했다는 건가 안 했다는 건가. 맞다는 건가 틀리다는 건가. 해야 한다는 건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가. 이런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상사가 지시한 일이던 나 스스로 벌린 일이던 마감시한까지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니면 초기단계부터 면밀히 검토되지 못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을 못한 것이다. 기획 초기단계부터 다면적 검토가 되어 빈틈을 없앨 수 있다면 이런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추정되고 보인다는 말은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현상에 대해 보고를 할 때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인과관계'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를 열심히 수집하고 분석했는데 마지막 '해석'이 안되면 가장 중요한 것을 못한 것이다. 일 안 한 거다. 무엇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인가. 결국 내 의견과 주장을 위해서다. 논리적 설득을 위해서다.
둘째는 [회의]
' 나 일 안 하고 싶어요'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표현
R&R이 명확히 세팅된 조직도 일을 하다 보면 내일 네일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모든 일을 기계가 자른 것처럼 정확히 가를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중견/중소기업은 R&R이 잘 세팅되어 있지 않다. 조직규모상 그럴 수도 없다. 그런데 회의를 하다 보면 이런 팀장이 있다. 매번 다른 팀에게 부탁을 한다. '해주세요' '가이드를 주세요' '요청합니다' '전달 바랍니다' '저희 소관이 아닙니다만..'대표이사나 임원들이 보기에 좋은 모습은 아니다. 물론, 생각 없이 모든 일을 다 맡아버리는 무모함이나 요청해야 할 것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는 것도 답은 아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며 균형의 차이다. 이런 팀장의 모습은 흡사 '나 앞으로 일 안 할 거니 알아서들 도와주세요' '어려운 일은 토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적당히 떠안는 모습도 필요하고 헌신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주도적인 모습도 필요하다. 정 거리낌 하다면 회의가 끝난 후 사람들과 별도로 만나는 게 낫다.
마지막은 [논쟁]
'나는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라고밖에 볼 수 없는 모습
임원이나 대표이사 앞에서 타 부서 팀장들과 논쟁할 때가 있다. 시쳇말로 네가 맞냐 내가 맞냐의 싸움이다. 이런 모습은 리더가 되면 실제로 많이 볼 수 있다. 가급적이면 논쟁에서 이겨야 한다. 하지만 이기는 방법과 모습이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승패와 관계없이 부정적인 사람으로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2) 상대방의 실수를 지적하거나 3)화를 내거나 4) 본질을 벗어나는 대화를 하는 것. 이 네 가지가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 중 본질을 벗어나는 대화 모습은 비즈니스를 하는 목적에서 벗어나게 되어 나를 '현명하지 못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손가락은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 것이다. 본질에 집중하면 논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더 괜찮은 것은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제안을 하는 것이다. 쟁점이 있다면 쟁점이 왜 생긴 건지 생각하고 더 상위단의 why에 집중하면 의외로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제안을 할 수도 있다.
논쟁은 새로운 제안을 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게 되어있다.
팀장이 되면 팀원 관리도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팀장의 역량 중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말하기는 보고, 회의, 논쟁, 기획안 피칭(설득), 면담, 친해지는 대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말을 잘하려면 1) 일단 잘 들어야 하고 2) 그다음은 사람들이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하는 임팩트 요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나쁜 습관을 제거해야 한다.
팀장의 말하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역량이다.
태준열(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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