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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Dec 19. 2024

평가제도 없으면 회사가 어떻게 되나요? 3 최종 편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운것 아닌가요?

목표, 평가가 반드시
보상과 연결될 필요는 없다


평가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 성장면에서 조직과 개인은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안 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인가? 하면 좋은 것이기 때문에 하는 것인가? 목표를 잡고 평가를 하고 보상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가? 많은 회사들이 목표, 평가보상의 근본 목적을 잊은 지 오래며 목적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에 부합된 결과를 얻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직원 "동기부여"가 목적이라면"평가 결과에 대한 수용도와 차등보상이" 문제다.

모든 사람들이 평가결과를 잘 받아들이고 적절한 보상을 받으며 성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잘 한 사람은 계속 잘할 수 있게, 보통인 사람은 더 잘할 수 있게, 못 한 사람은 분발 수 있게 말이다. 근데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절차의 공정성은 그렇다 치고 결과의 공정성을 흔쾌히 인정하던가?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사람은 정말 정확히 평가된 건가? 다음에 잘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가? 외부환경은 어땠는가? 회사의 지원은? 결과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원온원 미팅을 해라, 평소 목표/결과에 대한 지속적 소통을 해라 등등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만 결국 섭섭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 마음은 칼로 무 베듯 없어지진 않는다. 혹시 C등급을 받아본 적 있는가? 필자는 예전에 C등급을 받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안다(다른 사람하고 뭘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난 적어도 평범하게 잘했다고.. 적어도 B등급은 된다고!.. 내가 왜 C야! / 이번에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결과도 좋은데 왜 내가 A가 아니라 B+지?... 간발의 차이인데 그걸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가? 어떻게 설명할 건데? 난 인정 못하겠는데? 아니.. 팀장과 좀 더 잘 지내야 하는 건가?). 아무튼 평가결과가 좋지 않으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문제는 또 있다. 대부분 직원들의 등급은 B등급이라는 것이다. (세분화하더라도 B+/-). 정규분포를 별도로 정하지 않더라도 결국 직원들 평가결과는 중간을 수렴할 수밖에 없다. 직원의 약 6~80% 정도가 "못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아주 잘한 것도 아닌 그냥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평범하게 수행했다"라는 것이라면 도대체 무엇이 동기부여란 말인가? 그건.... 굳이 평가제도를 통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말 아닌가? 약 7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연봉인상률이 5% 라면 굳이 힘들게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이런 결과라면 목표, 평가보상은 왜 하는 건가? 어떤 효과를 위한 것인가? 예를 들어 연봉 4000만 원 직원의 5%가 오르면 년 200만 원 인상이다. 세전 월급으로 치면 16만 원 정도인데 세 후면 아마도 12~14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12~14만 원 인상받은 사람이 다음에 16~18만 원 받으려고 엄청 열심히 할까? 아니면 2~3년 후 더 많은 연봉차이를 바래서? 이직을 위해서?


물론 연봉인상이 동기부여의 전부는 아니다."잘해 왔고 잘하고 있다 그리고 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칭찬, 인정"도 동기부여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동일한 B등급이라면 그런 의미로의 칭찬은 큰 의미가 없다. 아마도 소수의 인원, A 또는 S등급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될지는 의문이다.  



목표, 평가보상으로 이어지는 성과관리체계,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많은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의 평가보상제도는 어중간하다는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을 할 바에는 과감하게 하지 않는 것도 방법 아닐까? 대신 의미와 목적, 다시 말해 기업과 개인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는가를 본질적으로 고민해 보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제로베이스에서 말이다. 


이러면 어떨까? 실제 제도나 절차가 되려면 더 디테일 한 고민이 들어가겠지만 대략적인 프레임만 생각해 보면 이런 모습을 듯하다.

1. [매 년 전사 동일 연봉인상]

매 년 연봉조정은 전사 동일%로 인상. 어차피 6~80%가 B등급이라면 차라리 평가와 연결하지 않고 "전사 일괄 인상률"로 가는 것도 방법이다. "B등급 결과"로 "만들어지는" 평균인상률은 의미 없다는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평가 없이 전사가 동일하게 연봉인상을 하는 것이 낫다. 무엇이 다른가?


2. [내적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높이는 문화, 인재 스타일 재구성, 조직문화 체질변화]

그럼 열심히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복지부동 조직이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묻는다면 그렇게 안되게 하는 게 HR과 경영진의 역할입니다 라고 말 하고 싶다. 특히 경영진은 관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에 직접 참여 는 사람이다. 그만큼 깊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평가를 하고 연봉인상을 해도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은 열심히 안 한다. 평가를 안 한다고 평소에 열심히 하던 사람이 갑자기 일을 안 할까? 만약 그렇다면 스스로 도태하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태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조직 입장에서는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니 나쁠 것 없다. 좋은 인재와 그렇지 않은 인재가 구분되니 말이다. 당연히 목표는 필요하다. 목표수립 과정에서의 대화 또한 필요하다. 조직목표, 개인목표와의 연결과정도 필요하다. 다만, "연봉인상을 위한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수행, 달성여부는 <개인 커리어>, <내 일과 직업인생의 연결>, <리더로 성장 VS전문가로 성장>, <성장을 위한 교육기회 부여>... 등 각자의 "현재와 NEXT"를 기준으로 <삶과 일을 설계>하도록 도와주는 <피드백과 피드포워드 문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목적, 내적 동기"를 함께 연구하고 더 많이 활성화시키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목표, 평가를 <보상제도>로 연결할 것이 아니라 <문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 이직을 한다. 물론 지금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 아닌가. 헤어질 때가 되더라도 성장하여 또 다른 인생의 기회를 만날 수 있게 조직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과정이 인재를 키우기만 하고 빼앗기는 허무한 것이 되는 걸까? 글세... 물론 단기간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인력체질 전환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르다. 오히려 더 많은 인재가 유입되지 않을까? 더 많은 인재들이 조직에 머물지 않을까? 왜 그럴까? 사람은 본래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달려드는 게 인간이다. 연봉보상은 다 함께 이루어지지만 일의 강도와 욕구에 따라 나의 성장을 선택할 수 있고 또 그것이 지원되고 이루어진다면 누가 이런 조직을 마다할 수 있을까? 과연 이런 문화를 만드는 게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일까? 필자는 회사의 경영진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갈 용기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본다.

목표-평가-보상의 연결 과정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래서.. 돈을 얼마나 벌었는가?  얼마나 달성했는가? 못했는가? 잘했는가? 올해 사업이 성장했는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단기적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으로 "사람이 진심으로 몰입하는 순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그냥 지금까지 있어왔기 때문에 있어야 하는 제도가 아니라 열려있는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이런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경영진의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잘못될까 봐 무서운 것 아닌가?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무서운 것이다. 사람이 가장 두려울 때는 언제일까? 알지 못하는 것을 할 때, 가보지 않았던 장소를 갈 때, 먹어보지 않았던 것을 먹을 때이다. 근데... 생각해 보자. 인류 역사의 발전을 본다면...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문명은 누군가 처음 생각했고 처음 행동했던 것이다.


3. [불성실, 자기계발의지 저하, 업무능력 저하 인원에 대한 조치]

당연히 내적 동기로만 사람을 움직일 수는 없다. 외적동기(연봉)도 중요하다. 필자는 외적동기를 무시하자는게 아니다. 사람들의 위생요인(매슬로우의 욕구단계이론에서 가장 기본적 욕구)을 기본적으로 충족시켜 주되 내적 동기를 더 높여주어 커리어를 개발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직문화에 불성실로 답하거나 업무능력이 개선되지 않거나 조직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은 당연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사람들로만 구성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오피스 빌런이나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은 절대로 그냥 두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조직의 많은 문제들은 제도나 시스템에서 오는 게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인성과 의식 수준"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성과 의식 수준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그냥 "두고 보는 것"에서 문제가 생긴다. 회사는 구성원들의 자유도를 높여주고 내적 의지를 높여주는 문화를 만들되, 담을 수 없는 사람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4. [A급, S급 인재: 굳이 평가하지 않아도 알지 않는가?- 평가가 아니라도 핵심인재 제도로 관리 가능하다]

평가를 하면 조직의 10~20% 정도는 A등급, S등급이다. 어차피 이들은 집중 관리대상이다. 별도의 인재관리 프로세스가 필요한 것이다. 이들은 변화 없는 고정 "핵심인재"일 수도 있고 매 년 또는 일정기간 IN-OUT을 할 수 있는 "주요 인재"일 수도 있다. 그 부분은 핵심인재관리체계로 별도의 고민을해도 될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 하는 <목표- 평가보상제도>를 심플하게 다시 정리하자면 이렇다.

1. 새롭게 생각하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부터 버리자. 특히 임원급 이상 경영진부터 말이다. 꽉 잡고있는 손을 한번 놓아보는건 어떤가.

2. 목표를 잡고 평가하고 보상하는 일련의 과정이 동기부여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중 띄게 하려면 차라리 STOP 하는 것도 답이다. 그리고 왜 하는지부터,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자. 생각을 열자.

3. 평가보상 제도를 <제도>로만 볼 것이 아니라 <문화>로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외적 동기(평가에 의한 보상), 그건.. 계속 같은 자리에 맴돌게 되어 있다. 그것이 자기 성장, 커리어성장, 미래를 위한 설계.. 등 구성원의 내적 성장을 위한 <피드백과 피드포워드 문화>로 정착된다면 사람들의 몰입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진심으로 몰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좋은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면 회사의 체질은 반드시 바뀌게 되어 있다. 그러면 회사와 개인 모두 잘 될 수밖에 없다. 

4. 인생에는 어떤 법칙이 있는 것 같다. 잡으려 하면 잡히지 않고 욕심을 버리고 집착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잘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노자의 사상 중에 <위무위 爲無爲> 즉, 함 없이 하고 돌봄 없이 돌보는 것, 기독교 사상 중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결국 모두 외면적 집착을 버리고 본질을 보자는 것 아닐까. 조직에도 이런 인생의 의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지도 모른다.
함정에 빠진 회사처럼 말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Amore Seymour님의 이미지 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Stefan Keller님의 이미지 입니다.



[태준열 리더십코치 출간저서]

<어느날 대표님이 팀장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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