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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 Aug 26. 2020

싱글맘, 집 구하기

보증금 1천만 원, 월세 1십만 원. 원룸 살면서 배웠다.

이혼 후 나는 친정집에서 지냈다.

3년을 친정집에서 보내고 나는 법륜스님의 강의를 듣고 집을 구하러 나왔다.

딸이 어려서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고 친정집 근처에 방을 구하기 위해서 나는 발품을 팔았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소에도 연락했다.

방을 구하러 다니면서


‘돈에 맞춰서 집을 구하려니 쉽지 않네.
집 값이라는 게 있구나.
그래서 이 집은 집값이 비싸구나.’

를 알게 됐다.

 

지낼 집을 찾아보다가 골목에 있는 집에 찾아갔는데 드라마에 나오는 옛날 집이었다.

마당 있는 집이었는데 안집이 있고 옆에 방이 있었다.

사랑채처럼 독립이 되어 있긴 했지만 주인집이 그대로 보이는 집이었다.

방문을 열어보고 기겁을 했다.

장판도 울어있고 벽지도 누렇고 등도 줄을 당겨야 불이 켜지는 구조였다.

이 방이 난방은 되는 집일까, 더군다나 할아버지 혼자 사시는 집이라는데.

딸과 둘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집이었다.

 

돈에 맞춰서 집을 구하려니 좋은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동네 오르막에 있는 3층짜리 주택을 지나게 됐는데 “방 있음,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메모를 발견했다.

 연락을 하려다가 앞서 봤던 집들이 생각나서 겁이 났다.

'또 이상한 집이겠지'

부동산 중개소에서 연락을 받아서 집을 보러 갔다. 가서 보니 오르막길 3층의 그 집이었다.  3층이었고 해도 잘 들어왔고 꽃무늬 도배와 노란 장판이었지만 깨끗했다. 3층엔 2가구가 거주했는데 바로 돌아가는 옆집에 아주머니와 아이들만 살고 있어서 나와 딸이 살아도 안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도 친정과 가깝고 보증금과 월세가 내가 가진 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계약서를 쓰던 날, 집주인 할머니가 “뭐하러 복비를 써, 그냥 전화를 해보지 그랬어”라며 안타까워했다.

나도 그때 든 생각이 내가 오르막에 붙어 있던 그 종이에 전화를 걸었더라면 부동산업체에 복비를 안 줘도 됐을 텐데,, 생각했다.


부동산 중개인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계약을 하고 복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인터넷 카페에서 개인이 매물을 올리고 부동산 중개인을 끼지 않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약간의 시간과 노력만 투입된다면 복비를 아낄 수도 있다. 나는 현재는 방하나를 세를 주고 있다. 원룸의 계약 때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거래한 적이 있다. 원룸의 사진, 옵션, 월세 등을  기재하여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 게시했고 계약서도 만들어서 작성했다. 또 다른 부동산 거래 시 법무사 비용을 아끼려고 법무사를 통하지 않고 시청에 가서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서 처리한 적도 있다. 찾아보면 얼마든지 방법은 있다.

 





내가  계약한 3층의 원룸은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1십만 원.


방에는 퀸사이즈 매트리스 하나, 좌식 조립식 책상 하나,

행거에 걸린 내 옷 몇 가지, 아이 옷 몇 개.

그리고 책장 두 개에 가득 꽂힌 책이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처음엔 방에 아무것도 없을 때는 우리가 말을 하면 방이 울리고 옆집의 소리도 잘 들렸다. 물건을 채우고도 옆집의 문 닫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일어난 적도 있긴 하다.

나는 작은 방하나에 아이와 지낼 공간이 생겨 잠시나마 행복했다.

하지만 살면서 나는 실망을 했다.

그동안 그 3층 집은 비어있었다고 했다.

2층 주인 할머니의 가족들이 놀러 오면 그 방에서 자고 갔다고 한다.

자주 이용하지 않아서 깨끗했으나, 집은 사람이 지내면서 고쳐서 살아야 되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수리할 곳이 많았다. 여름에 그 집에 들어갔는데 겨울에 보일러가 켜지지 않아서 주인 할머니에게 말을 했더니 할머니는 이용이 잘됐는데 왜 안되냐며 모른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문 입구에 방충망이 뜯어져 있어서 벌레가 들어왔었다. 주인 할머니에게 고쳐달라고 말을 했더니 월세도 싸게 주고 들어왔으니 고쳐서 살라고 말했다. 심지어 가스통도 달아서 쓰라고 말했다. 나는 내 처지가 슬펐다. 아줌마라고 하기엔 너무 순하고 어린 딸을 데리고 보증금 1천만 원에 들어온 사람을 만만하게 볼터. 남자라도 같이 살았다면 할머니가 저렇게까지 나 몰라라 했을까 싶었다. 또 집 없는 서러움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3층에서 오르내리기 힘들었고,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비바람에 덜컹거리는 소리에 창문을 꼭 잡고 있었던 적도 있었다. 고쳤던 보일러가 갑자기 고장 난 밤이었는데 매트리스 위의 난방 텐트 안에서 아이와 나는 패딩을 입고 잠이 들었다.


‘지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집이구나, 이사를 가야겠다!’


부동산을 찾아보았고, 부동산을 구입하는 방법에 대해서 찾아보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구상했다.

아파트를 계속 찾아보았다. 둘이 지낼 작은 아파트!

딸과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많이 살고, 여자 둘이 지내도 안전한 곳으로!

 

팁! 세상에 공짜가 없다.
복비를 아끼려고 발품을 팔아서 부동산을 끼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다.
복비를 아낄 수 있지만 부동산의 금액이 크고 위험 부담이 있으니 신중해야 된다.
오히려 부동산 중개소를 끼고 거래 시 안전하고 더 좋은 조건에서 거래할 수 있다.
전세 세입자일 때 동사무소 가서 확정일자를 꼭 받아야 한다!



2015년 3층 원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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