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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Apr 24. 2024

꽃보다 가래떡을 많이 받은 여자

가래떡을 보면 떠오르는 그 시절  

기분이 좋아 한잔, 두 잔 술을 마시다 보면 내가 술을 마시는지 술이 나를 마시는지 모를 정도로 인사불성이 될 때가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남편은 운동이 아니면 친구와 술을 마셨다.


사람을 어찌나 좋아했는지 술과 사람, 술과 운동으로 꽉 찬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운동했고 운동이 끝나면 삼겹살에 소주는 기본, 마지막 입가심으로 맥주까지 마셔야 했던 그 시절 남편.


매일 배드민턴으로 단련된 남편은 뭐든 한 가지에 꽂히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쭉 이어 간다.

치킨을 좋아하는 남편 신혼 초 1일 1 치킨을 먹어 치우던 남편에게 입에서 닭 내가 나지 않느냐고 물었던 적도 있다.


 '치킨이 왜 질려, 없어서 못 먹지'


그런 남편은 배드민턴이 끝나고 술을 마신 날은 나무젓가락에 노릇노릇 잘 구워진 흰 가래떡에 꿀을 발라

왔다. 운동을 해서 기분이 좋은지 술을 마셔 기분이 좋은지 흥겨워 보이는 남편 손에 들려있던 가래떡.


"당신 생각하면서 맛있게 구웠어." "아직 따뜻하다 얼른 먹어"


건하게 취한 남편의 귀갓길 손에 들려 있던 가래떡 처음 몇 번은 그 마음 그대로 접수해서 맛있게 먹었지만, 

하루가 멀다고 가래떡을 구워오는 남편에게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할 때쯤 남편의 술 마시는 횟수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눈치는 빨라서)


하지만 흰 가래떡에 대한 남편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꿀을 발라 노릇하고 먹음직스럽게 구운 가래떡을 보면 신이 나서 내가 맛있게 먹어 주기를 지켜보던 남편 

어쩌면 그때 맛나게 꾸역꾸역 먹었던 가래떡 살들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왔던 가래떡이 생각나지만, 술을 마시지 않고 일찍 들어온 남편이 더 좋다.


요즘 남편은 양꼬치에 꽂혀 있어 주말이면 양꼬치 외식을 한다. 이제 아이들 눈치가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온몸에서 양꼬치 냄새가 나는 것도 기분 탓일까?


그 시절 흰 가래떡은 남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 줄 요약 : 노릇한 가래떡만큼 노릇하게 살아가요~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흰 가래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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