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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Mar 03. 2024

택배 배달일지 23화 "물량폭탄 두번째"

"명절 후 물량 폭탄: 전선에서의 두 번째 도전"

다시는 다수의 물량을 빼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위에서 그와같은 일을 지시한적 없다고 처음에는 발뺌하더니 결국 꼬리를 내리고 자백했다. 그 얘기를 하려고 아침부터 팀장을 불러다가 회의를 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일이 커질거 같으니까 좋게 마무리 하자는 쪽을 끝을 맺었다. 서로의 생존이 걸려있는바 악착같이 맞서 싸워야만 내것을 쟁취하는것이 세상사는 이치이지만 싸움을 싫어하고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형님들은 타협을 했다. 속으로는 끓고 있겠지만 더이상 그 일을 가지고 왈가불가 하는일은 없었다.


내 눈앞에 있는 명절특수기 동안 쌓인 물량을 배송하려면 이것저것 따를 겨를이 없다. 생각보다 많은 물량에 다들 특수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체감했다. 오히려 명절 새기전 보다 물량이 많이 나온 동료도 있었다. 내가 279개인데 그 동료는 무료 450개 였다. 배달 기사 한사람이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정할때 하루 150개가 적정량이라고 들었는데 무언가 잘못된 구역조정 같았다.


내 차에도 명절물건 기준 340개 실을수 있는데 가뜩이나 아파트용으로 만들어진 차로 450개를 배달하려면 차에 가득실어서 두번은 배송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많은 물량을 아무리 집사람이 도와준다 가정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매번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사람이라는게 한계가 있는 법임에도 너무 무리인듯 싶었다. 재미있는것은 구역조정을 관할하는 팀장마저도 그 동료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물론 2월달이 날짜가 짧으니 바짝 땡겨서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량이 없을까봐 걱정이었는데 많아 버리니 당황스러운 요즘이다. 물론 나는 그 사람들에 비해 적은 수량이기에 상대적인 부담감은 적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450개를 내가 배송한다고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 타택배사는 배송구역이 거리가 짧아 조금 낫지만 이 회사는 거리가 넓어 번지 배송물건이 많기라도 하는날에는 서두른다고 빨리 끝낼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도로상황도 고려해야 하며 고객이 회사에서 퇴근하기 전에 가져다 줘야 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바쁘다. 거기다 서두르면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지므로 분실이나 클레임건이라도 생기게 되면 멘탈이 흔들리게 된다. 그 동료가 배송을 워낙 빨리 하는 친구이지만 오늘만큼은 언제 배송하냐는 푸념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포기하지 않는 동료이지만 구역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물량을 많이 배정 받아서 돈버는것은 좋은 일이지만 건강이 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형과 함께 하니까 하는 것이지 혼자 했다면 아마 못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그 어떤 고객에게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고객이 해달라는 것은 서비스차원에서 되도록 해주라는 회사의 지시에는 가끔 눈쌀이 찌푸려진다. 물론 고객님의 요구는 들어주려 노력하지만 원초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고서는 기사의 순도높은 서비스 지원은 어려울 것 같다.


아무튼 오늘도 무사히 배송완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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