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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Apr 25. 2024

택배배달 일지 시즌2 "오주소 입력"

"택배 현장의 뒷이야기: 오주소와 고객의 불만 사이에서"

오주소 택배 배송


택배배달을 하다보면 가끔 주소가 잘못된게 온다. 고객이 애초에  잘못 입력했거나 발송업체에서 고객이 말로 한걸 잘못 알아들어 적을때 그런일이 발생한다.


그렇게 오주소 입력하여 배송된것은 고객이나 발송업체 잘못이기에 사실 책임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서비스차원에서 자꾸 여러 기사들이 해주다보니 이게 굳어져 버렸다. 말로는 기사님이 책임지실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결국 재배송 해달라는 이야기로 끝이난다. 기사 입장에서 그 일로 자꾸 연락오는게 귀찮고 클레임으로 번지면 골치 아프니까 하게된다.


하지만 이런일은 일상이고 진정한 고객 빌런은 따로 있다는 것을 오늘 느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고객에게 못받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에 배송사진을 확인해보니 고객이 말한 호수와 물건에 적혀있는 호수가 잘못되어 기재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물건의 위치를 확보했고 고객에게 이 사실을 말해주고 어떻게 할지 논의차 연락했다.


하지만 고객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왜 문자메세지를 안보냈어요?' (격앙된 목소리)


'네?아 고객님 문자메세지라는게 갈때도 있고 안갈때도 있습니다.'(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려했다. 그리고 일단 고객의 물건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었다)


'문자로 전화로 알려줬다면 안온걸 확인하고 알아봤을거 아니에요?'


이미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하려고 연락을 한듯했다. 오주소 이야기를 하자 혹시 몰라 자신이 해당주소로 가 보았고 물건을 찾은듯했다. 하지만 해당건은 식품으로 날짜가 3일정도 경과 했으니 책임지라는 말이었다. 본인도 오주소 배달건임을 알고 있는듯 했다.


'고객님 저희가 250명이나 되는분께 일일이 연락드리기는 실질적으로 힘듭니다. 문자는 간혹 안갈때도 있구요'


'연락만 줬다면 찾아 갔을꺼 아니에요!!'


이후 고객과 난 한참 동안이나 같은말로 입씨름을 했다. 전화를 받는 순간에도 밀려있는 배달물건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왜 내 잘못도 아닌일에 이렇게 시간 끌리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대화해 가지고는 결말이 날것 같지 않아 내가 결론을 짓고 밀어 붙였다


'고객님 애초에 주소를 오입력하신게 잘못 하신거에요. 물건에 쓰여진 사진, 배송한 사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저 이거 책임 못집니다. 전 제대로 배송했어요. 아무한테나 물어보세요. 누가 잘못한건지 말이에요. 왜 주소를 잘못 쓰셔놓고 저한테 뭐라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전 잘못 쓴적없어요'


'그렇다면 물건을 보내신곳에서 잘못한것 같네요. 그쪽에  따지셔야 합니다. 더 이상 제가 해드릴게 없습니다.'


'왜 연락을 안했냐구요!. 사진 보내봐요!'


그렇게 통화는 났다. 자신이 분명 실수를 했음에도 어떠한 꼬투리라도 잡아서 변상 받으려는 고객의 심보에 어이가 없었다. 평소에도 얼마나 그런식으로 변상 받았을지 안봐도 그려졌다.


오늘도 초반부터 사진이라는 증거물이 있기에 고객의 말에 적절히 응수 할수 있었다. 자칫 전산기록은 자기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나오거나 내가 연락을 안했다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겨서 대화의 주도권을 잃었다면 변상 시나리오에 의해 당했을 것이다.


고객과 항상 즐겁게 대화의 끝을 볼수는 없다. 사건은 벌어졌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끝이난다. 그리고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 책임질수는 없기 때문에 더욱 열을 올렸다. 막말로 그렇게 중요한 식품이었다면 본인이 사이트 접속해서 한번만 봤다면 알수 있었을텐데 그저 무조건 기사탓만 한다. 얼마전에도 다른고객이 그렇게 책임감 없이 하냐고 막무가내로 뭐라 하더니 결국 나중되어서 그 고객은 물건을 찾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동생이 받았다)


250명 아니 200명이어도 전화를 모두에게 하면서 배송할수는 없다. 1명씩 신경써주고 싶다. 하지만 그날 배송해야할 물량이 많다. 물량을 적게 하면 돈이 안된다.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함에도 질높은 서비스만 요구하는 고객들에게 좀 더 이해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왜 이렇게 내 집 주소를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끝.



택배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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