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형 연애기 10화

25세, 맞선 화이브 특이한 여자

by 김은형

어느 날 25세가 되도록 단 한 번의 연애, 단 한명의 남자친구도 없었던 나를 딱한 표정으로 쳐다보시던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 우리 은형이 피지도 못하고 지게 생겼어.... ”


그때부터 우리 집에서 나는 못다 핀 꽃 한 송이, ‘못난이 꽃’으로 놀림 받기 시작했어. 그렇게 투닥거리는 나를 볼 때 마다 엄마는 마음이 더 급하셨던지 이곳저곳에 맞선을 부탁하셨고 선보기 싫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결국 스물다섯 여름에만 다섯 명 의 남자와 선을 봤지 뭐야? 결과를 섣불리 넘겨짚진 말았음 좋겠어. 왜냐면 나도 그땐 나름 귀엽고 깜찍했거든? 장난 아닌 진짜야! 맞선 화이브 남성들 모두가 나를 처음 대면하자마자 모두 호감을 느끼더라구. 그런데 말이지... 참 이상하지? 왠일인지 맞선 화이브 남자들 모두가 다시 만나자는 에프터 신청을 하지 않는 거야! 그래서 엄마가 당시에 중매를 선 아주머니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상대가 우리 은형이를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맞선 화이브 남자들 모두가 똑같은 이유로 내게 에프터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서럽기보단 너무너무 신기한 거야! 어떻게 다섯 명이 모두 다 같은 이유로 에프터 신청을 하지 않은 걸까?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무지무지 궁금하겠지만, 내 말을 먼저 들어봐! 맞선 화이브 남자들의 거절(?) 이유가 진짜 합당한 것이었는지 나도 좀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거든. 일단 첫 번째 만난 남자이야기부터 해줄게.


1st MAN

중매장이 :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

퇴근하자마자 엄마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유독 나를 예뻐하셨던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며 환한 얼굴로 나를 맞이하셨어. 그 당시 양장을 뽑아 입고 힐을 신고 다니시던 멋쟁이셨던 선생님을 내가 잊었을 리는 만무했음은 물론 어려서부터 나를 별명처럼 며느리라고 부르셨던 일이 생각났어. 알고 보니 선생님에게는 진짜 나와 동갑의 아드님이 있었고 드디어 우리가 25세로 혼기에 이르렀다고 생각되자 엄마에게 전화하셔서 은형이 애인 없으면 둘이 만나게 해주자고 하셨다는 거야. 나의 의사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고 이미 돌아오는 일요일엔 맞선 화이브 중 1st MAN,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 아드님을 만나야만 하는 운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이러다 진짜 선생님 며느리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니 아찔하기도 했지만 어쩌겠어? 대전극장 앞 ‘맥’레스토랑에서 그를 만났지.

대기업에 취직했다는 그는 작은 키에 네모난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아주 영민해보였어.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영화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돈까스 먹고 나니 딱히 할 것도 없어서

맞선 본 레스토랑 바로 앞에 있는 대전극장에 영화를 보러갔는데 마침 ‘마루타’라는 영화를 하는 거야. 내가 또 명색이 한국사 선생님인지라 아이들 교육에 도움도 될 것 같다며 그냥 보자고 했는데 마침 만석이라 입석으로 영화를 본데다 끔찍한 생태실험이 대부분인지라 온몸이 굳고 쑤시고 공포스럽고 끔찍하고 분노가 치밀고..... 그런 와중에 선생님 아들이 나보고 그냥 나가자고 하더라고. 영화는 아직도 1시간도 더 남았지만 더 이상 영화를 볼 수가 없다면서 .... 그리곤 집에 가야겠다고 하더라고. 건강하게 잘지내라면서 버스 타는 곳 까지 데려다주길래 고맙다며 집에 왔지.

그래서? 엄마는 내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중매장이 선생님한테 전화룰 거셨고, 돌아온 답은 다음과 같았어.

여자가 너무 특이해서 에프터 신청하지 않았대요. 홍홍홍




2nd MAN

중매장이 : 친구 시동생

숙경이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했고 성격 좋은 시동생은 친구의 신혼집에서 가끔 형님과 형수와 함께 한잔하곤 했는데 그날은 마침 내가 우연히 동석하게 되었던 거지. 그런데 그 시동생이 내가 너무 인상이 좋다며 자신의 친구를 소개시켜 준다는 거야. 건설회사 사장 외아드님이고 후계자인데다 대학생이지만 이미 아버지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어. 친구 시동생이 우리와 동갑이었기 때문에 친구처럼 부담은 없었지만, 남자를 만나서 미팅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친구가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바로 그 남자가 친구 대타로 나와 있었던 거지. 그와 오므라이스를 먹는 동안에도 나는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인연이 아니었던 것일까? 피부가 까무잡잡하면서 키도 크고 모델들처럼 쭉 찢어진 일자 눈도 매력 있는 사람이었는데 왠지 자꾸 별로라는 생각이 드는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사업이야기만 하는 그 사람과 대화가 맞지 않았어. 그것도 순진하던 내 앞에서 모텔 사업 이야기만 계속하는 것이었어. 아버지는 아파트 건설 중심으로 사업을 하시지만 자신은 여관과 호텔업에 관심이 많아서 유성에 새로운 개념의 모텔을 먼저 설계 시공하고 있다는 것이었지. 그 때만해도 여관이란 부도덕과 악덕의 생산지라는 통념이 일반적인 때였음은 물론 도덕적인 인성이 기본인 역사교사인 내가 그의 말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었던 것이지. 그래서 아주 냉소적으로 그의 이야기를 듣고 비판했던 것 같아. 그렇게 재미없고 불편하게 미팅을 마치고 집에 오려 하는데 그가 나를 집까지 태워다준다는 거야. 극구 사양했지만 이미 우리가 만난 레스토랑 주차장에 새로나온 로얄프린스라는 고급자동차를 대기시켜 놓았더라고? 그런데 왜 갑자기 그 자동차를 보자마자 내 가슴이 그토록 설레이는 거야? 그뿐 아니라 이 남자 왜 이렇게 매너가 좋아?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난생 처음 보는 CD플레이어 play 버튼을 누르니까 내가 좋아하는 이승환의 ‘세 가지 소원’ 노래가 돌비사운드 시스템으로 심장을 쿵쿵 울리며 흘러 나오는 것이 아니겠어? 마술은 그때부터 시작됐어! 갑자기 이 남자가 좋아지기 시작한 거야! 눈이 뒤집힌다는 말이 아마도 그런 것 아닐까? 도덕적인 역사교사라서 돈돈하면서 부도덕한 모텔이나 지을 생각을 하는 남자는 별로라며 틱틱거렸던 나 자신이 사실은 도덕적 탈을 쓰고 잘난체하는 아주 속물이었던 거지. 그날 밤 내 천박한 속물근성을 눈치 챈 2nd MAN이 내 친구 시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대.

여자가 너무 특이해서 에프터 신청하지 않았어. 나 같은 속물은 접근불가야. 흐흐흐




3rd MAN

중매장이 : 성희네 엄마

성희네 집은 내 자취방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자주 놀러 다녔는데 마침 성희네 집에 놀러왔던 성희 이종 사촌 오빠가 나를 보고 반해서 상사병에 걸렸다는 거야. 하지만 난 그 오빠가 성희네 집에 왔었다는 사실조차도 기억을 못하고 있었지. 그때부터 성희네 엄마는 나와 마주칠 때 마다 자신의 조카와 미팅하라고 하시는 거야. 심지어 어느 날은 조카가 병나서 죽게 생겼으니 죽은 사람 살리는 셈 치고 한번만 만나보라고 간곡히 말씀하시는데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만났지. 대흥동 성당 뒤편에 있던 빨간 벽돌의 오래된 교회 건물로 만든 ‘브라암스’라는 커피숍에서 만나 잠시 담소를 나눈 뒤 동학사로 드라이브를 갔어. 그런데 맞선 화이브 중 3rd MAN인 이 남자가 너무너무 행복해하는 것이 보이더라구. 하지만 난 그에게 아무런 감동도 재미도 없었어. 그냥 숙제하듯이 그 날 하루를 떼우고 있는 기분이었달까? 암튼 그는 나에게 최고의 매너와 예의를 갖추기 위해 뭐든 최선을 다하고 있음이 역력했어. 심지어 동학사 산책길 옆 바위에 잠시 앉아 이야기하자면서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서 깔아주기 까지 하더라니까?

“ 목마르시죠? 은형씨 뭐 음료수라도 드시겠어요? ”

“ 아뇨 전 괜찮은데요?”

“ 딸기 우유라도 사올까요? 아니면 초코우유? ”

거절하는 것도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예의바른 나는 딸기 우유를 선택했고 그 남자는 초코우유를 사왔다. 그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왜 갑자기 그 순간에 대학교 1학년 때 썼던 <중남미 문명에 대하여>라는 나의 논문을 쓰던 중 알게 된 쵸콜렛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이 남자를 놀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걸까? 둘이 어긋나라는 신의 계시였을까?

“ 초콜릿 좋아해요?”

“ 네.. 가끔 먹습니다. ”

“ 그래요? 혹시 초콜릿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알아요?”

“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초콜릿 바를 사먹기만 했지 그런 것은 생각해본 일이 없네요 ”

“ 멕시코가 원산지에요.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쓴 논문이 중남미 문명에 대해서였는데, 스페인군대가 멕시코에 도착했을 때 당시 멕시코 아즈텍 왕국의 목테즈마라는 왕이 매일 까만 물을 50잔씩 마시고 있더래요. 그래서 그게 무엇인가 했더니 카카오 열매 음료인데 정력제라고 해서 스페인인들도 그 까만 물을 유럽대륙에 상륙시킨 거죠. 이후 미국과 스위스 등에서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초콜릿 바들이 다양하게 개발 되었고요. ”

“ 아~~ 그래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그런데 그때 마침 그 남자가 들고 있는 초콜릿 우유팩에 초콜릿바가 그려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장난기가 동해서 이렇게 물었지.

“ 정력제는 어떤 것을 먹어봤죠?

27세의 3rd MAN은 25세의 짝사랑하던 여자의 질문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붉게 물들어오더니, 석양 때문이었을까? 헤어질 때까지 붉은 노을빛이 가시지 않았다. 그리곤 그날 밤 성희의 전화를 받았다. 이종 사촌오빠가 무슨 일인지 나를 만나고 와서 문을 잠가놓고 울고 있다고... 간신히 이모가 달래서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퉁퉁 부은 눈으로 이렇게 말했단다.

여자가 너무 특이해서..... 흑흑흑, 너무 특이해서 잉잉잉. 특이해도 너무 특이해서 엉엉엉





4th MAN

중매장이 : 언니 친구

언니 친구는 그날 밤도 나에게 전화해서 말했다. 그 남자가 너하고 미팅하려고 양복도 맞추고 신발도 맞추고 6개월째 기다리고 있다고. 헉! 이 남자 너무 재미있는데? 나와 미팅하려고 옷하고 신발까지 맞췄다고? 또다시 못 말리는 나의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맞선 명소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남자는 아직 오지 않았고 맞선 보러 온 사람들로 보이는 커플만 한쌍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시간은 약속시간을 넘기고 있었고 나는 왠지 오래도록 만남을 기다려왔다는 남자의 이야기가 거짓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바로 그 순간 쿵쿵쿵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거구의 남자가 데프콘 머리를 하고 육중한 몸을 양복에 감춘채 항공모함 구두를 타고 손으로 노를 젓듯 천천히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기도했다. 제발 저 사람만은 아니길 간절히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나 가끔 신은 내 편이 아니다. 육중한 발걸음의 그는 히죽 웃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물어보지도 않고 앞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은형씨 인 것 다 알아요.”


내가 만약 명이 길어 장수를 한다면, 아마도 그 때 그 남자의 태도에도 놀라지 않고 살아남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 뭐 드실래요? 왠지 은형씨는 춤을 엄지와 검지를 펴서 이렇게 요렇게 추실 것 같아요. 코파카바나 자주 가세요? 저도 춤추러 가끔 가거든요. ”


헉! 저 남자가 내가 코파카바나에서 춤추는 것 좋아하는 것을 어찌 알고 있지? 심지어 내가 춤추는 모션까지 흉내를 내고 있잖아? 저사람 진짜 내 예상대로 나이트클럽에서 영업하는 사람 아닐까? 술 먹고 행패 부리는 사람들을 한 번에 들어 올려 문밖으로 던져 버리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닐까?


“ 저는 햄벅스테이크 먹을건데 은형씨도 같은 걸로 할 거죠? 여기서 제일 비싼 메뉴에요 ”


뭐 다른 메뉴를 시킬 수 도 없었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눈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 내평생 남자한테 이렇게 기가 눌려 본 일은 생전 처음 있는 일이었음은 물론 햄벅스테이크가 나오자 눈을 음식에 고정하고 꾸역꾸역 하나를 다 먹었다. 이유? 다 먹지 않으면 맞을 것 같은 위감이었달까? 아니면 쳐다보기 싫어서 음식에 코를 박고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햄벅스테이크를 다 먹고 고개를 들어보니 그의 접시엔 햄벅스테이크가 아주 반듯하게 반쪽만 먹고 반쪽은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 내가 왜 햄벅스테이크를 반쪽만 남겼는지 물어봐요. 궁금하죠? 다 먹으면 무식하다고 할까봐 반쪽 남긴거에요. 평소엔 세 개 정도는 먹어야해요. 하지만 아무거나 먹진 않아요. 저는 생선은 먹지 않아요. 이유가 뭔지 알아요? 이유가 뭐냐고 물어봐줘요.”


묻지 않으면 맞을 것 같아 말했다.


“이유가 뭐에요? ”

“ 어떻게 눈 뜨고 바라보고 있는 걸 먹어요? 그래서 안 먹어요. 잔인하잖아요. ”

나도 모르게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이 폭발했다. 웃는 나를 보고 그가 말했다.


“재미있죠? 내가 은형씨 재미있게 해주려고 꽃 사왔어요. ”


응? 뭐라구? 레스토랑에 들어서던 그의 손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었는데? 생각하기가 무섭게 그가 레스토랑 문밖으로 나가더니 다시 쿵쿵쿵 건물 전체를 울리며 꽃을 들고 들어왔다.

커다란 화분에 담긴 노랑색 대국이었다. 오마이갓 ~~~~~~


“꽃다발을 사오려고 했더니 꽃집에 국화 화분밖에 없다고 해서 화분을 사 왔어요. 하하하 ”


하하하 진짜 저절로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사람이구나....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위트와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사람.. 그것만 넘치는 것이 아니라 몸무게도 넘쳤다. 그가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자신의 자동차 조수석에 나를 먼저 태우는 신사적 매너를 발휘하는가 싶더니 운전석에 그가 앉자마자 차가 시소처럼 무게중심이 운전석으로 기울면서 나는 공중에 붕 뜬 기분이었다. 그리고 곧 운전석 바퀴가 진창에 빠지면서 결국 나는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무척이나 피곤하고 지치는 밤이었다. 그때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여자가 너무 특이해서 별루래... 남자 앞에서 햄벅 스테이크 다 먹는 여자는 처음 보았대.




5th MAN

중매장이 : 학부모

하필이면 문제소녀의 엄마가 나를 너무 좋아했다. 담임교사인 나처럼 싹싹하고 이쁜 아가씨 있으면 자신 동생이 성형외과 의사인데 중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이제 학교에 마음잡고 착실히 다니는 것은 모두 담임 선생님 덕분이라며 식사초대를 했다. 아무리 사양을 해도 집착 때문에 딸아이와 문제를 일으켰던 학부모는 끈질겼고 결국 식사자리에서 성형외과 수련의라는 그녀의 동생을 만났다. 동생은 그녀와는 좀 달랐다. 만능스포츠 맨이라는 그는 요즘엔 볼링에 빠져있다며 볼링장을 가자고 했다. 유행하는 좁은 폭의 스커트를 입고 나갔던 나는 볼링공을 던진 다기 보다는 그냥 제자리에 떨어트리는 수준이었고 그는 나보고 운동은 구제 불능인 듯하다고 말했다. 나도 맞다며 맞장구 치고 웃었다. 그런데 그는 거기에서 멈춰야했다. 볼링을 마치고 차를 한 잔 더 마시러 간 자리에서 그는 또 나를 보고 말했다.


“ 결혼 전에 코와 입과 사각 얼굴 턱 선까지 손 좀 보고 해야 할 것 같아요. ”

“ 누가 누구와 결혼하는데요? ”

“ 아~~ 저는 아니구요, 선생님 결혼하시기 전에 코와 돌출 입과 사각턱선 성형하시면

남자들에게 인기 많으실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남자들은 여자 얼굴만 보거든요. 돈 많은 남자들은 특히 여자 얼굴만 봐요. 돈은 있으니까요. “

“ 뭐라구?........ 요? ”


학부모가 그날 밤 전화해서 내게 말했다.

“ 그 놈이 미친놈인가 봐요. 선생님 성형수술 견적 내주고 싶다고 하면서.... 암튼 죄송해요 선생님!”

여자가 좀 특이해! 얼굴 성형만으로도 남자와 결혼하기 힘들겠어. 내가 성형 견적 무료로 뽑아주는데도 왠지 화난 표정이더라구. 말씨 사납고 성격 나쁘면 얼굴이라도 이뻐야지 ..




맞선 화이브 남자들 모두가 똑같은 이유로 내게 에프터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서럽기보단 신묘함이야! 어떻게 다섯 명이 모두 다 똑같은 이유로 에프터 신청을 하지 않은 걸까?


특이한 여자가 그토록 나쁜 거야?

내가 그토록 특이했던 것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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