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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무호 Mar 21. 2023

골다공증, 약 없이 치료하는 방법 Part 1. 음식

채식은 뼈를 강하게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건강에 관해서도 이 말은 절대 진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이 나빠지면 원인을 찾아보고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어디 좋은 약이 없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심리에 제약회사들은 발 빠르게 영양제, 보충제, 건강식품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제품을 쏟아낸다.


특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이 제약회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질환이다. 왜냐면 일생동안 지속되고, 완치되지도 않아, 환자들로부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과거엔 ‘의료산업’이란 말을 좋아했었다. 의료도 발전하고 경제도 발전하고, 일석이조가 아닌가? 하지만 의사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어떤 약품들은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되거나, 심지어는 해로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제를 살리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그게 환자의 건강을 담보로 이루어진다면?.. 경제를 위하여 약을 계속 써야 하나? 이런 고민이 생겼다.


'비타민D 보충제' 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Disease mongering(질병장사)는 제약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홍보 수단이다. FDA와 의료계의 도움을 받아 신약이 나올 때마다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미국인의 사망원인 3위가 의약품이란 사실을 아는가?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미국인 사망원인 1위 심장병, 2위 암에 이어 3위는 약물에 의한 의료사고로 매년 25만명이 사망한다는 놀라운 결과를 2018년에 보고했다 [1].


1999년 바이옥스라는 소염진통제 신약이 나왔었다. 기존의 약들은 위궤양 부작용이 있어 항상 걱정거리였는데 이 약은 그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했기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바이옥스(Rofecoxib tablets)


그러나 안전한 약이라는 선전과는 달리, 이 약을 복용 한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인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급속히 늘어나자 2004년, 이 약이 안전하다며 판매를 승인했던 FDA에서 약 판매를 중지시켰다. 그동안 피해자는 무려 12만명 정도로 추산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 약의 부작용을 제약회사에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의학저널, 의료계, FDA 등에서 적당히 눈 감아줬다는 사실이다 [2,3].


결국 이 약은 시장에서 퇴출되었지만, 제약회사는 피해비용을 다 제하고서도 엄청난 이윤을 남겼다.


현대의학의 아버지라 불리고 존스홉킨스 대학의 설립자인 윌리엄 오슬러(Wiliam Osler)는 “One of the first duties of the physician is to educate the masses not to take medicine(의사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대중들이 약을 먹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일반인의 인식과는 달리 약을 많이 복용할수록 건강과 멀어지고, 약을 삼가는 것이 건강에 유리하다.




뼈 건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뼈를 튼튼하게 하려면 우선 뼈가 왜 약해지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두가지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pH수치(potential of hydrogen, 수소이온농도)와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다.


pH수치는 물질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염기성)의 정도를 나타낸다. pH 범위는 0부터 14까지인데 순수한 물 pH 7을 중성이라 하고 7보다 작으면 산성, 7보다 크면 알칼리성이라 한다. pH 값이 작을수록 산성이 커지고, pH 값이 클수록 알칼리성이 커진다.  


우리 몸 혈액의 pH수치는 얼마나 될까?


의사들 세미나에서 강의 도중 질문을 해보면 모르는 의사들도 많다. “약산성인가? 중성인가?”하면서 헷갈려한다.


건강한 혈액의 pH는 7.35-7.45로 약알칼리성이다.


인체를 기준으로 pH 7.35 이하는 산성혈증, pH 7.45 이상은 알칼리혈증이라 하는데 pH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산성혈증 또는 알칼리혈증이 되면 의식소실, 경련 등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항상성이란 인체가 외적, 내적 환경의 변화에 대항하여 내부 상태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능이다.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조절되며 체온조절, 혈당조절, 호흡조절, 산-알칼리 조절 등이 그에 속한다. 항상성이 있어 인체는 스스로 회복하는 자연치유력이 생긴다. 


뼈가 약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콩팥(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시키고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시켜 준다. 그 기능의 정도는 보통 사구체여과율로 추정하는데 건강한 사람도 35세 이후엔 콩팥 기능이 해마다 0.5-1% 씩 떨어진다. 정상을 100%라 하면 건강한 70대면 70-80%의 기능은 남아있어 큰 문제는 없다 [4].  


자연적인 노화에 의해 콩팥 기능이 저하되기도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기능 저하 속도가 더 빨라지고 [5,6], 그 외 약물이나 식품에 의해서도 콩팥 기능이 손상된다.


콩팥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체내 대사물질들을 끊임없이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콩팥 기능이 떨어져 단백질 대사산물인 산성 노폐물 배출이 잘 안되면 혈액은 산성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진다. 그러면 우리 몸은 pH 7.35 미만으로 떨어지는 대사성산증(metabolic acidosis)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 뼈 속에 풍부한 알칼리성 물질인 칼슘 등 미네랄을 혈액으로 방출하여 산-알칼리 균형을 자동적으로 맞춘다 [7].


이런 상태, 즉 pH가 정상범위 최저선인 7.35에 가깝게 오랫동안 지속되면 저강도 대사성산증(low-grade metabolic acidosis)이 되어 몸에 부담을 준다. 이런 상태를 유발하는 요인으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제일 중요하다 [8,9].


음식은 뼈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산성 대사물질은 암모니아, 요소, 황 등으로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 나오고, 알칼리성 대사물질은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인데 주로 식물성 식품에서 나온다 [10,11].


혈액을 산성화하는 고기·생선·우유·계란 등을 장기간 섭취하여 저강도 대사성산증 상태가 되면, 뼈로부터 칼슘을 빼내어 혈액을 중화시키기 위해 파골세포 활동이 증가하여 뼈가 점점 약해진다 [12,13,14].

RA Carnauba et al. Nutrients 2017


육식은 뼈를 약하게 한다.


의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 중 하나인 ‘프래밍햄 심장 연구’의 후속 연구인 골다공증 연구에서 붉은 고기(소고기·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군의 골밀도는 다른 군에 비해 낮았다 [15]. 다른 연구에서도 육식인은 채식인에 비해 대퇴골 골밀도가 낮았다 [16,17]. 치즈, 햄, 소세지, 청량음료 등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군에서 골밀도가 낮았고, 지방이나 소금 또는 인이 많은 음식도 뼈를 약하게 했다 [18,19,20].


중국인 1만5천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식습관과 골절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에서 육식위주 식습관은 채식에 비해 골절이 37% 증가했다 [21].


채식은 뼈를 강하게 한다.


과일·채소 섭취가 뼈를 튼튼하게 하는 기전은 산-알칼리 균형뿐 아니라, 과일·채소에 풍부히 들어 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 각종 미세 영양소 덕분이다 [22]. 잘 알려진 칼슘과 비타민D 뿐만 아니라 칼륨, 마그네슘, 인, 비타민C와 K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23,24].


미네랄은 생체내 합성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음식을 통해 공급받아야 한다.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미네랄로 비타민D에 의해 소장에서 흡수가 촉진된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이나 비타민D를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25]. 칼슘은 식물성 식품에서, 비타민D는 햇볕에서 얻는 게 가장 좋다. 칼슘과 비타민D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필자의 이전 글 ‘칼슘보충제’ ‘비타민D 보충제’ 편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특히,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을 많이 먹는다고 골밀도가 증가하거나 골절 예방이 되지는 않으니 주의를 요한다 [26,27,28,29]. (*우유 문제는 '우유는 뼈를 약하게 한다' 편 참고) 


칼륨(K, 독일어:kalium, 영어:potassium)은 채소·과일에 풍부히 들어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미네랄로 산-알칼리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소변으로 칼슘 배출을 억제한다 [30,31]. 칼륨이 칼슘 배출을 방지한다는 산-알칼리 균형 이론에 논쟁은 있지만, 칼륨을 보충제로 먹지 말고, 칼륨이 많이 든 식품인 채소·과일을 먹는 것은 뼈 건강에 좋다 [32].


마그네슘(Mg)은 우리 몸에서 4번째로 풍부한 미네랄이다. 칼슘은 근육 수축에 필요하고,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에 작용하여 긴장완화제 역할을 한다. 마그네슘의 약 60%는 뼈에 들어있고 나머지는 근육, 연부조직, 혈액에 있으며 수백가지 다양한 기능을 한다. 마그네슘은 칼슘과 더불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마그네슘 부족은 파골세포 활동을 증가시켜 뼈를 약하게 한다 [33,34,35].

JHF De Baaij et al. Physiological reviews 2015


최근 발표된 한국연구(2023년 2월)에 의하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남녀 2만8천명 중 약 절반이 마그네슘 섭취 부족 상태라 한다 [36]. 이유는 채소·과일 소비 감소와 가공식품 소비 증가다. 이것은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식습관이 곡물·채소 위주인 전통적인 식습관에서 고기·생선·우유·계란 위주인 서구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37]. 육식을 즐겨하는 미국인도 역시 인구의 절반은 마그네슘 결핍 상태다 [38].


마그네슘은 어떤 식품에 들어있을까?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하는 기관인 엽록소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 마그네슘이다. 따라서 모든 식물성 식품에는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있다. 녹색잎채소가 쓴 맛이 나는 것은 마그네슘 때문이다. 채식에는 마그네슘이 풍부하지만, 육식에는 마그네슘이 부족해지기 쉽다. 요즘 마그네슘 보충제가 잘 팔리는 이유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흔히 먹는 식품 100g 당 포함된 마그네슘 함량을 찾아보았다 [39]. 


동물성 식품; 우유 10mg, 계란 12mg, 돼지고기(삼겹살) 14mg, 소고기(등심) 17mg, 고등어&조기 27mg.


식물성 식품; 백미 30mg, 바나나 32mg, 미나리 40mg, 열무 46mg, 미역 54mg, 케일 62mg, 시금치 77mg, 고춧잎 107mg, 현미 123mg, 호박잎 126mg, 호두 129mg, 표고버섯 132mg, 양송이버섯 144mg, 깻잎 151mg, 땅콩 182mg, 서리태 225mg, 들깨 254mg, 콩(대두) 256mg, 쑥 260mg, 캐슈넛 273mg, 해바라기씨 312mg, 아몬드 322mg, 김 350mg, 브라질너트 376mg, 참깨 383mg, 아마씨 410mg, 호박씨 503mg, 파래 3200mg.


위와 같이 식물성 식품의 마그네슘 함량은 동물성 식품보다 훨씬 높다. 특히 현미, 녹색잎채소, 콩, 견과류에 많다. 흔히 먹는 백미보다 현미에 4배나 더 많이 들어있어 마그네슘 결핍을 걱정하시는 분은 보충제 구입보다는 현미밥을 우선 권한다. 마그네슘의 하루 권장량은 4-6mg/kg/day다 [40].


인(phosphorus)은 칼슘과 결합해서 인산칼슘 형태로 뼈에 단단함을 주는 무기질로 우리 몸에서 칼슘 다음으로 많은 미네랄이며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있어 부족증이 생기지 않는다. (* 인에 대한 상세 설명 -> 피틴산은 현미의 배신인가?)




비타민(vitamin)은 라틴어로 생명을 의미하는 ‘vita’와 화합물을 뜻하는 ‘amine’의 합성어로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대부분의 비타민은 인체가 스스로 만들 수 없어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C는 뼈, 근육, 피부와 같은 결합 조직을 구성하는 콜라겐의 합성을 촉진한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콜라겐 합성이 저하되어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괴혈병에 걸릴 수 있고, 지속되면 뼈 합성에도 문제가 생겨 골다공증이 생긴다 [41]. 충분한 비타민C 보충은 골다공증 예방 측면에서 중요하다 [42,43].


비타민C는 고기·생선·우유·계란 등 육식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고, 과일과 채소에 풍부히 들어있다. 따라서 육식인은 비타민C 결핍이 생기기 쉽고, 채식인은 비타민C 걱정 할 필요가 없다. 비타민C는 밀감, 오렌지, 토마토, 딸기, 피망, 키위, 연근,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고추, 양배추에 많이 들어있다.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수용성이란 물에 잘 녹는다고 말이고, 지용성이란 기름에 잘 녹는다는 말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열에 약하기에 요리하지 말고 자연상태 그대로 먹는 것이 좋고, 하루 필요량 이상 섭취분은 소변으로 배출되어 몸에 축적이 안된다. 신선한 과일·채소를 매일 먹어야 하는 이유다. 


비타민D는 지용성이라 열에 강해 요리해도 손실이 별로 없다. 비타민D를 햇볕이 아닌 주사제나 보충제 등으로 과량 섭취한 경우에는 몸속 특히 지방에 축적되고 장에서 칼슘 흡수가 너무 많아져 고칼슘혈증, 연부조직 석회화, 신장결석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44]. (* 비타민 D에 대한 상세 설명 -> 비타민 D 부족, 주사 맞아야 하나요?)


비타민 K는 장에서 흡수된 칼슘이 뼈에 잘 침착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K는 독일어의 ‘Koagulation’ 즉 응고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혈액의 응고에 관여하며 부족하면 출혈이 쉽게 멎지 않을 수 있다 [45]. 비타민 K는 주로 시금치, 상추, 깻잎, 케일 등 녹색 잎채소와 된장, 청국장, 낫토 등 발효된 콩식품 및 다양한 식품에 들어있어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부족증이 생기지 않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중년 여성들은 골다공증 걱정이 많다. 하지만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뼈를 약하게 하는 육식을 줄이고, 뼈를 강하게 하는 채식을 늘리면 그리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수많은 연구에서 채식은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고 나와있다 [46,47,48,49,50,51,52].  


한국인 대상 연구에서도 채식은 뼈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서울대 연구에서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한 군에서 척추와 고관절 골밀도가 높게 나왔고, 중앙대 연구에서도 채식위주 식습관은 골밀도를 높였다 [53,54].


과일과 채소를 얼마나 먹어야 할까?  


스웨덴에서 7만5천명의 성인을 14년 추시한 연구에 따르면 과일이나 채소 하루 5회 분량(*1회 분량이란 테니스볼 크기) 정도를 먹는 분은, 과일이나 채소를 별로 안 먹는 분에 비해 고관절 골절이 88%나 감소했다 [55]. 하지만 하루 1회 분량의 과일 또는 채소만 먹어도 골절 빈도를 낮출 수 있으니, 가능한 매일 챙겨 먹는 게 좋다 [56]. 




한번씩 강의를 나가면 청중들이 고기를 안 먹으면 영양분이 부족할거란 인식하에, 따로 영양제를 먹지 않냐고 질문을 한다. 필자는 지난 7년간 채식을 한 이후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영양제를 전혀 먹지 않지만(과거 육식할 때는 영양제를 먹곤 했다) 이전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살고 있다.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매일 섭취하고 있는데 따로 영양제를 사 먹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고기를 안 먹으면 단백질은 어떻게 얻나?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채식하면 단백질이 부족해질 거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단백질이 고기에만 들어있는게 아니고 우리가 흔히 먹는 곡식, 콩, 채소에도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다. (*자세한 내용은 ‘채식하면 단백질은 어디에서 얻나요?’ 참고)


뼈 건강에 약보다 음식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들에게는 이상한 의사 또는 돌팔이 의사로 매도되기 쉽다. 의과대학에서 제대로 된 영양학 수업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기에, 서양의의 관점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에서는 병든 환자에게 사용할 처방약에 대해 공부를 하고, 이 약들은 거대 제약회사의 중요한 상품들이다. 특허를 받은 약만이 처방약에 들어갈 수 있는데, 알다시피 음식은 특허를 받을 수가 없어 제약업계뿐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관심이 별로 없다.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 본인들이 영양학, 특히 음식의 중요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환자가 물어봐도 "그냥, 골고루 잘 드세요.."라고 대답한다. 영양학에 관심을 가지고 책 또는 인터넷 등에서 공부한 일반인보다 의사들이 결코 더 많이 안다고 할 수 없다.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장 나쁜 요인이 무엇일까? 술? 담배? 비만? 고혈압? 당뇨?...


놀라지 마라.


사람을 병들게 하고, 빨리 죽게 만드는 가장 나쁜 요인은 잘못된 음식선택이다.


2018년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에서도, 2019년 195개국을 조사한 최상위 의학저널인 란셋(The Lancet) 보고에서도 음식선택 특히 고염식, 가공육, 붉은고기의 과다 섭취와 통곡물, 과일, 채소의 섭취 부족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57,58]. 아래 그래프에 나와있듯이 음식은 담배보다 사망률을 더 높인다.

US Burden of Diseases Risk Factors, 1990-2016


이렇듯 음식과 건강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점점 밝혀지자, 2019년 미국의사협회 공식학술지(JAMA)에서 이제는 의사들에게 영양학 공부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59].


동양의학에서는 음식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여 일찍부터 그 지혜를 건강을 위해 활용해 왔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음식은 피하라고 한다. 음식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은 세균성 질환이나 응급상황 또는 수술이 필요한 질환인 경우에는 대단히 좋은 결과를 보이지만, 만성질환에서는 크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병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접근하지 않고 증상만 일시적으로 없애는 대증요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의 뿌리는 그대로 있기에 치료가 안되고 병은 계속 진행된다.


간단한 예로 주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약을 먹어 완치된 환자를 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모친이 경도의 고혈압에 약 한 알부터 시작하여 당뇨까지 생긴 후 약을 한주먹씩 드시다가 결국 합병증으로 돌아가셔서 고혈압과 당뇨약의 한계를 잘 안다. 약이 만성질환을 해결할 수가 없다. 


골다공증 문제도 마찬가지다. 뼈가 약해지는 근본 원인에 대한 고민없이 약으로 쉽게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의 마음이 병을 더 키운다.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이 아니라 음식이다. 이것이 진실이고 과학이다.


가만히 앉아서 약만 먹고 뼈를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뼈를 튼튼하게 만들려면 식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아무것도 안하면서 먹을 수 있는 공짜 점심은 없다. 뼈에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고 좋은 음식을 가까이해야 한다. 채식을 하면 골다공증의 절반은 예방된다. 예방이 치료보다 효과적이다.


예로부터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한의학의 고전에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不治己病治未病(불치이병치미병), 병들고 나서 치료하지 말고 병들기 전에 다스려라." -황제내경-


지금도 유효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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