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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윤작가 May 07. 2021

08_두구두구두구 드디어 캐나다 학교 입성

다르다 차암 다르다

2학년 시작

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딸아이는 한국에서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갔는데, 캐나다는 9월 학기제이기 때문에 1학년 2학기를 잃어버리고 2학년이 되었다.


처음 며칠은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아이가 어떻게 아침 9시부터 3시까지 있을 수 있을지.. (캐나다가 다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 일대의 학교는 kinder부터 고등학생까지 동일하게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에 끝났다) 친구 좋아하는 아이인데 말이 안 통하니 어떻게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처음 며칠은 반배정을 확정하기 전 임시반 생활을 했다. 딸아이가 다닌 학교는 유치부 Kindergarten부터 7학년까지 있는, 전교생이 250명 정도 되는 보통 규모의 학교였다. (더 적은 곳은 200명이 안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한 반은 20명 정도였고, 한 학년이 30명 내외여서 한 반에 한 학년을 다 넣을 수 없다 보니 캐나다 초등학교는 학년이 두 개씩 섞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Grade K-1반, Grade 1-2반, Grade 2-3반 이런 식이다.


참고로, 캐나다는 학제가 시마다 다르다고 한다. 우리가 있던 버나비는 7학년까지 Elementary, 8~12학년까지는 Secondary를 다니지만, 바로 옆의 코퀴틀람이나 포트 무디 등은 5학년까지 Elementary, 6~8학년은 Middle을 다니고 9~12학년은 Secondary를 다닌다. 우리 딸이 다닌 학교는 초등학교라는 의미의 Elementary가 붙지 않고 Community School이라고 부르는 학교였다. 초등학교지만 그 지역(Community)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그 지역과 학교를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 지역의 다양한 주요 행사들이 그 학교에서 주최되어 열리곤 했다.


학교 첫날, 설렘 가득 안고 들어선 학교 복도에서 지나가던 한 캐내디언 엄마가, 우리가 새로 온 티가 났는지, 이 학교가 ‘베스트 스쿨’이라고 말해준다. 또 우연히 만난 어떤 이민자 엄마도 학교 좋다고 한다. 교장선생님도 좋아 보이고.. 투어 때 만난 ESL 선생님도 좋았고.. 다행히도 첫 느낌이 참 좋았다.


둘째 날부터 제대로 학교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하교 시간 3시보다 조금 일찍 데리러 갔더니, 학교 뒤 운동장 놀이터에 모여 놀고 있는 게 보였다.



학교 운동장 놀이터


오늘 두 번인가 세 번 놀이터에서 노는 거란다. 알고 보니,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무조건 나가서 놀아야 한다고.. 심지어 점심시간에는 밥 먹고 나면 건물로 들어오는 문을 닫아버린다나.. 나중에 알고 보니 비가 와도 내보낸다고.. (밴쿠버 비는 우리나라 비와는 좀 다르긴 하다.. 대체로 부슬부슬 내리는 비라서 우산을 안 쓰고 옷에 달린 후드를 쓰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있는 2년 간 장맛비 같이 세차게 내리는 비는 드물었다.) 물론 lunch monitor나 교장선생님이 늘 지켜보고 계신다. 아이들은 ‘야외에서 뛰어놀아야 건강하다’는 사고방식과 교육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는 게 제일 좋은 울 딸에겐 최적이다.


그날 처음으로 임시반에 들어갔는데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단다.. 딸아이 차례가 되었을 때, 눈물이 조금 났단다.. 몰래 눈물을 닦았다고.. ㅠ.ㅠ 어린 마음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너무나 안쓰러웠다. 하지만 그때만 잠깐 그랬고, 아주 재미있었단다.. 눈치껏 애들 따라 했단다.. ㅎㅎㅎㅎ



아프리카 드럼 공연

임시반 며칠간은 본격적인 수업을 한다기보다 이런저런 행사가 좀 있었다. 기억나는 것은 우선 신명 나는 전교생의 드럼 공연이었다.


이틀간 아프리카 드럼 연습을 했다고 했다. 이틀 연습하고 오후에 학부모들을 초대하여 체육관에서 전교생이 아프리카 드럼 연주를 선보였다. 학년별로 3팀으로 나눠서 드럼도 치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나와서 춤도 추고 (선생님들이 어찌나 열정적으로 춤을 잘 추시던지.. ) 마지막에는 고학년들이 신나게 드럼을 쳐주면, 저학년 아이들과 선생님들, 교장선생님까지, 그리고 학부형들까지 어깨동무를 하고 신나는 기차놀이 한판.. 그야말로 이 세상 텐션이 아닌.. 하얗게 불태운 시간.. 우리만 흥의 민족이 아닌 듯...


이보다 신날 순 없다는..



Family Picnic

임시반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은데, Family Picnic이라는 소소한 행사도 있었다. 점심시간에 학부형들이 와서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행사였다. 아이들은 급식으로 피자가 나오고, 학부형들은 직접 싸오든지, 2.50달러를 내고 미리 핫도그를 주문해서 같이 먹어도 된다. 아이와 같이 급식실에 가서 받아다가 원래는 운동장에 나가 정말 피크닉처럼 벤치에서나 돗자리를 펴고 먹는 거였는데 비가 조금 와서, 그냥 교실에 들어가 먹었다. 교실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먹는 집도 있었다. 별거 아닌데 아이와 함께 학교 생활을 나누고 다른 학부형들과 교류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고 추억인 것 같다. 이후에도 학교에서 뭐 먹는 행사가 꽤 많았다는..


우리는 교실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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