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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난다

by 김민

바라고 바라던 일이 코앞에 닥쳤는데

왜 갑자기 해이해지는 걸까?

왜 쳐다도 보기 싫은 걸까?

마치 지진이 나기 직전

동물들은 미친 듯 날뛰는데

아무것도 못 느끼는 사람처럼.


줄곧 기다리던 일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까?

왜 생각도 하기 싫어질까?

마치 격류에 휩쓸려가며

오로지 살 방도만 생각하느라

진공 상태에 빠져든 것처럼.


머릿속은 텅 빈 것만 같은데

심장은 미칠 듯 쿵쾅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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