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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17. 2020

우울함을 무조건 견디지 마라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사람 이야기. 우울에 대한 적극적 대처법

Photo by K. Mitch Hodge on Unsplash



이제는 더 이상 대처할 방법이 없습니다.

세상의 끝에 다다른 것 같아요.

더 이상 뭘 해볼 기력도 마음도 없어요.

이렇게 끝나는구나 라는 생각만 합니다.

저에게는 더 이상 아무런 희망과 미래도 습니다.


우울감으로 힘들어하시는 어느 고객분의 표현...




1. 우울이란?


우울감은 심리적 고통의 가장 직접적인 인이다. 나의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 사건들 속에서도 우울감을 경험한다. 또한 명백한 스트레스가 없다고 하더라도 심리적 피로감이 쌓이거나 마음의 에너지가 소진되면(즉, 번아웃(burnout))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출산 후에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을 겪는다. 부모님과 같이 나의 소중한 가족이 돌아기시면 당연히 우울증이 오게 된다. 요즘같이 100세 시대를 내다보는 세상에 60세 이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더욱더 큰 우울감을 겪게 된다. 굳은 각오와 결심을 하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열정적으로 회사에 헌신하고 나면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며 허탈함과 우울감이 오기도 한다.


이렇듯 우울감이란 우리가 흔히 겪는 감정이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렇다 보니 가끔씩 우울감이 밀려올 때 이를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분명히 심리적인 고통이며, 마음속에 상처가 생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진지하게 해결하거나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을 잘 못하게 된다. 즉, 우울증의 부정적 영향에 그대로 내 마음을 노출시키게 된다.



2. 어느 병이나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신체적인 문제들의 경우에도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여 적극적인 해결을 하는 경우에는 큰 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체적인 문제에 예민하고 조금만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사람은 큰 병에 걸리지 않는다. 반면에 자신의 신체적인 문제에 둔감하고 웬만하게 아프지 않고서는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은 결국 큰 병으로 발전한 후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들이 자주 발생한다.


마음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힘든 일이 있거나 심리적 고통의 사인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심리적 고통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으며, '누구나 다 겪는 일 아니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소홀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울감은 소리 없이 쌓여가며 내 마음속에서 더욱더 큰 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마음이 고통이 시작될 때의 인을 소홀하게 다루지 마라. 마음의 고통도 고통이며, 오히려 신체적인 고통에 비하여 더 큰 문제를 가져온다. 분명하게 마음이 고통스럽다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다른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더욱더 나쁜 대처방법이다.


예를 들어

'내가 나약해서 그래! 더욱 강한 마음으로 견뎌야 해!'

'누구나 다 이 정도 힘들게 사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하지? 내가 정말 문제가 있기는 있나 봐ㅠ'

등과 같이 해석을 하게 되면 그러잖아도 힘든 내 마음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그러는 사이에 내 마음의 고통은 점점 더 커지게 되며, 부지불식 간에 나의 심리적 영역들을 잠식해 나간다.



3. 당신은 지금 우울합니까?


지금 당신의 기분을 평가해보라. 좋은 기분인가, 나쁜 기분인가? 0점은 없다. 그나마 좋은 쪽에 가까운지, 안 좋은 쪽에 가까운지를 평가해보라. 그리고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판단이 내려졌다면 그 정도를 '상-중-히'로 판단해보라. 즉, '많이 안 좋은 기분 상태(부정적 기분 & 상 수준)', '안 좋은 기분 상태(부정적 기분 & 중 수준)', '조금 안 좋은 기분 상태(부정적 기분 & 하 수준)' 등으로 구분해 보는 것이다.


다음의 질문들에 답해보라.


혹시 최근 1개월 이내에 '가족 중 누군가가 돌아가시는 사건'을 겪었는가?

혹시 최근 3개월 이내에 '부부 관계 상 문제가 있어서 진지하게 이혼을 고려 중'인가?

혹시 최근 6개월 이내에 '회사에서 과도한 업무나 대인관계 상 문제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가?

혹시 최근 1년 이내에 '결혼, 이혼, 출산, 혹은 가족의 중병 등의 사건'을 겪었는가?


만약 이 질문들 중 하나라도 'Yes'라고 한다면 당신은 '많이 좋은 기분 상태(부정적 기분 & 상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안 좋은 기분 상태(부정적 기분 & 중 수준)' 이상으로 마음이 힘든 상태인 것은 확실하다. 즉각적인 대응과 해결을 시작하라.


또 다른 평가를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스스로의 생각이나 감정 상태 중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서 체크해 보라.


1)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나 자기존중감의 저하가 뚜렷해짐

예를 들어,

'내가 이렇게 무능했었나?',

'왜 나는 이렇게 문제가 많을까?',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역할을)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등의 생각이나 걱정


2)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이나 적대감이 늘어남 

예를 들어

'왜 나만 힘들게 하는 거야?',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어!',

'사람들은 결국 이기적이야! 나를 진정으로 위하고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등의 생각이나 적대감


3)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거나 나쁜 결과가 올 것이라는 예상

예를 들어,

'이렇게 살아서 뭐해, 결국에는 실패한 인생일 건데'

'아.. 이러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ㅠ'

'노력한다고 되겠어ㅠ 해봐야 소용없어ㅠㅠ'

등의 생각이나 무력감



4. 당신의 마음을 제발 소중히 여기시기 바랍니다! 제발.....!!


만약 두 번째 생각이나 감정의 변화 중 하나라도 'Yes'라고 한다면 당신은 이미 '우울감'을 겪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두 개 이상 'Yes'라고 한다면 분명하게 우울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이라고 하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상담 전문가를 찾아 마음의 치유를 시작하라. 더 이상 방치하면 큰 문제로 발전한다.


만약 세 개 모두에서 'Yes'라고 한다면 이미 상당기간 동안 우울감이 쌓여온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세 가지 모두가 'Yes' 정도 되면 지금 당장 전문가를 찾아가서 집중적인 치료를 시작하라. 이 정도 수준이라면 상담비가 얼마가 들던지 상당한 경험과 자격을 가진  상담비가 얼마이든지 상관없이 상당한 경험과 자격을 가진 찐-전문가에게 가기를 추천한다. 당신이 스스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심각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치료도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상당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물론 지금 언급한 가이드가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아니다. 글 쓰는 이의 개인적인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이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자신의 상황과 내적 상태를 고려한 적극적인 관리와 치유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마음이라는 것도 몸과 같아서 적절히 관리하거나 건강을 위해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자신의 상태를 가늠해보고 그에 적합한 마음관리를 당장 시작하라.




직업 상 나의 내담자분들이나 고객분들께 자주 하게 되는 구박 아닌 구박이 있다.  

'왜 이제 오셨어요ㅠㅠ'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오시라니까요ㅠㅠ'

'다음에는 꼭 심각한 수준이 되기 전에 얼른 오셔야 합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는 입장에서 정말 가슴 아프고 속상해서 하는 표현도 있다.

'안 힘들었어요? 이 정도면 정말 많이 힘들었을 건데..ㅠㅠ'

'그동안 이렇게 힘든 상태를 어떻게 견디셨어요?ㅠ'

'이렇게 힘든데 무슨 일이 되겠어요ㅠ 당연히 일도 사랑도 다 안 되는 게 당연하지요ㅠㅠ'


우울과 같은 심리적인 어려움에 대처하는 가장 나쁜 방법 중 하나는 아예 감정을 안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관심을 두지도 않으며 모니터링하지도 않고, 우울과 같은 마음의 신호가 오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이는 나중에 반드시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제발.. 자신의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제발.. 자신의 아픔을 간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세요.

제발.. 자신의 마음을 위해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세요.


당신은 다시 행복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그나마 남은 용기와 심리적 에너지를 가지고 본인을 위해서, 본인의 마음을 위해서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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