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춤에 대한 이야기

by 로사 권민희

국민학교 3학년 때 탁구부에서 몸을 움직여 보면서, 몰입의 즐거움을 알게 된 나는 지속적으로 춤을 추기 위해 노력했다. 안타깝게도 나는 배우는 게 더뎠다. TV를 보고 따라하긴 너어머 힘들었고, 음치에 박치였다. 구기 종목은 어느 정도 하는데, 춤은 잘 맞지 않았다. 중학교 캠핑이나 수학여행라던가 단체 앞에서 장기자랑으로 준비하던 춤을 보여주려면 마음의 두려움을 뛰어넘지 못했다.

1997년 성년이 되면서 가장 먼저 배우고 싶었던 것은 춤이었다. 언저리를 돌아다니다가 다음 카페를 찾았다. 댄동, 댄스스포츠동호회에서 왈츠, 차차차, 삼바를 배웠다. 여전히 리듬과 하나가 되기 어려웠다. 그런데 그때 몇몇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과 보라매 공원에서 처음 스윙댄스를 배웠다.

그후 서울대학교 두레문예회관에서 프랭키 매닝의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보며 우리는 스윙댄스 동호회를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라는 타이틀의 '스윙키즈'였다. 스윙댄서를 찾다보니 오산 미군부대, 용산 미군 부대에도 친구가 생겼다. 지금은 정말 교류가 다양해졌지만 그때의 우리는 너무나 열정적이었다. 스윙을 전문으로 하는 바가 없어서 압구정의 살사바에서 번개 모임을 했다.

스윙을 함께 배웠던 이가 개업한 헬로라틴이라는(역시 살사바) 곳에서 스윙 강습이 시작되었다. 5기 강사로 나섰는데 신청인원이 100명이 넘었다. 몇 달 남짓이었지만 내 20대의 시간 중 가장 열의가 높았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강습 이후 우리는 거의 매일 번개로 모였고, 수원 화서역으로 처음 독립한 원룸 자췻방에서 했던 집들이에 찾아왔던 춤동호회 사람들은 거의 다 기억이 날 정도다.

스윙은 좋았지만 운영에 있어 다른 생각들을 수용하기 어려웠던 당시의 나는 이후 박쥐스윙(스윙CT), 메죠스윙 등의 동호회를 만들며 스윙을 추었다. 메죠 스윙 시절, 인도 배낭 여행 후 빠지게 된 요가와 명상으로 춤은 잠시 떠나려나 싶었는데, 명상에서도 '춤'이라는 방법을 만나며, 구르지예프 무브먼트, 춤테라피, 오쇼의 명상 들을 만끽한다. 지금도 매일 아침 한 곡은 자유롭게 춤을 춘다. 내 전문 분야는 막춤이다. 지난해 낯대 인연으로 시작한 현대무용 워크숍을 시작으로 연말 공연에 기획과 드라마투르기의 역할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계속된 춤에 대한 사랑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전문가 라고 하면 학위와 직업에서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한 분야에 가진 열의로 치면 내가 '춤 전문가'로 조용히 손들어 보고 싶다. 오늘은 바흐 탄생 기념으로 바흐의 곡을 골랐다. 그리고 좋아하는 Libertango를 켜놓고 잠시 몸을 움직여보았다. 내 안에 사랑이 흐른다. 춤을 출 때 내가 참 좋다.



https://youtu.be/WdoHeJBbN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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