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쓰는 자소서
2017년 추석, 홍제동 집에서 열흘 간의 긴 연휴기간을 보냈다. 40대의 첫 추석, 이것저것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틀의 시간이 지나갔다. 남아있는 시간동안 재미삼아 블로그며 여기 저기 있는 그간 썼던 글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40대에 다시 자소서를 써야 한다면 이런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글들을 모아보았다.
돌아보니 20대의 나는 은행과 대기업에서 취직해 일했었고, 잡지사, 출판사 등에서 글을 쓰는 일을 했다. 그와 동시에 음악, 춤에 빠져들었다가 배낭여행, 요가, 명상으로 이어지는 내면 탐사의 여정을 만들어갔다.
2010년 서른둘의 나이가 되어서 ‘테라피디렉터’라는 직업을 만들어 내면을 변화시키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처음 2년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물었고 옳음과 정당함의 이유들 100여 가지를 만들었던 기간으로 여겨진다. 커다란 백지를 채워가는 미술초보자의 기분이었다.
2012년 3년째 되던 해 그 일을 지속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창업’이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대추씨’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사회적 변화를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겠노라는 호기로운 다짐으로 시작했고 그간 다양한 워크숍 기획, 공감놀이터, 마음피트니스 라는 이름의 콘텐츠로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인생수업,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
40대에 접어든 지금, 어떤 태도와 마음으로 이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가를 느껴본다. 내 삶 속에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도 여러 차례 있었고, 슬럼프와 무기력의 연속적으로 찾아왔었다. 마음은 아프지만 지금 겪고 있는 씁쓸한 현실에 대해서 어떤 변화를 가져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복과 치유, 그리고 새로운 창조를 위한 시간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져 조각보 같은 삶의 모양이 되었다.
특히 창직과 창업의 8년간의 시간은 여러모로 배움의 시간이기도 했다. 내가 이토록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한 까닭은 무엇인가 곰곰이 느껴보니 2003~2012년 사이에 만났던 만남들을 삶에서 체화해보려는 움직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