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 +day1 :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Chubu Centrair International Airport
2023. 4. 30
대기라인 없이 짐을 부치고 출국 심사를 마쳤다. 예정에 없던 아침식사와 커피 한 잔까지. 추부로 향하는 모든 과정에 여유가 뒤따랐다. 마침 탑승한 소형 여객기의 옆자리도 공석이었다. 비좁은 좌석임에도 구부림 없이 몸을 한껏 펼친 채로 착석할 수 있었다.
짙은 파랑은 하늘, 옅은 파랑은 바다. 푸름의 농도로 공해를 구분해 보다가 구름이 밀려온 구간에서 설산의 봉우리를 보았다. 열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일본 알프스였다. 아직 녹지 않은 눈을 확인하니 알펜루트의 예고편이라도 본 것마냥 기대감이 커졌다. 초여름에야 길이 열린다는 알펜루트. 겨우내 봉인된 설벽 사이를 횡단하며 5월의 첫날을 보낼 예정이다.
가방에서 알펜루트의 경로와 교통편이 적힌 시간표를 꺼냈다. 탈것이 수 가지라 일정을 잘 짜두어야 했다. 출발시간을 체크해두고 중간중간 경유지에서 머무를 시간을 여유 있게 계산한 다음 종점인 무로도까지의 경로를 계획했다. 인파가 몰려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어 차선책도 마련해두었다.
입국 심사, 짐 찾기, 패스 교환, 공항철도 탑승까지 속전속결. 착륙 후의 과정도 이륙 전처럼 순조로웠다. 시작이 매끄러우니 끝까지 잘해내겠다는 자신감도 따라붙었다. 나고야에서 도야마로, 이미즈를 거쳐 시라카와무라로.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느긋하게 나아갈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오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