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웅거의 정치철학 3부작
인간은 신이 아니지만 신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사회혁신해봄협동조합에서 새로운 스터디를 시작했다. 로베르토웅거의 3부작을 읽으면서 현실정치에 대한 대안들을 만들어보는 작업이다. 매주토요일 아침 8시 영등포에서 모임을 하는데, 관심있는 누구라도 올 수 있다. 오늘은 첫시간으로 서로 기대를 나누고 옮긴이 서문을 읽어보는 시간이었다. 이제 앞으로 진행될 정치철학스터디를 통해서 새로운 미래와 방법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일단은 오늘은 시작이니 목표와 기대 그리고 기존의 생각들을 나누어 보고, 옮긴이 서문을 읽어보려고 한다.
우리의 목표
1. 정치란 무엇인가에 나름대로 정리한다.
2. 우리의 정치는 무엇인지 공동의 이해를 갖는다.
3. 웅거의 사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
기대사항 나누기
1. 존듀이의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존듀이의 사상에서 경험과 실용주의에 대한 관심이 많다.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보고 있다. 뇌의 신경망이 보이고, 연결과 구성으로 넘어가고 있다. 우리가 안다는 것도 구성이고, 주체성도 여기서 나온다. 개인의 주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가?라는 생각을 해보면 존듀이가 이미 150년전에 도착한 지점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서 구현할 구성주의는 코딩과 개발이 아닐까? AI에서 출발해서 존듀이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하고, 상호관계 안에서 새로운 것이 나와야 한다. 자연스럽게 플랫폼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 로베르토웅거라는 사람을 이전까지는 몰랐다. 소개를 받고 읽으면서 정치적 프로그램의 방향이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대적 상황에서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혼자하면 힘들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다. 각자의 정치적 방향성을 결정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3. 제도는 움직인다. 변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공학은 가소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점진성을 담보해야 한다. 현실정치를 바꾸는 거대한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도록 제도설계를 하고 싶다. 민주적 실험주의, 실용주의자들의 천국이고 싶다.
정치란 무엇인가?를 고민해보기
1. 정치는 보통 다스림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이라고도 정의를 하지만, 정치는 기본적으로 다른 성향과 맥락을 가진 사람들을 다스리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와 연결되는 것은 정치제도, 정치철학, 정치구조라고 할 수 있다.
2. 정치는 강자가 약자를 다스리는 것인가? 기득권, 엘리트가 맞는가? 통치라는 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웅거는 현재의 가진 것들을 분배하는 것이 정치가 아니라 그 이전에 주체의 각성에 의해서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3. 3무라고 부른다. 예산이 없어서, 법률이 없어서, 사례가 없어서 보통 못한다고 한다. 공무원 사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렇다. 왜 이렇게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가?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왜 힘든가? 법률을 만들고, 예산을 만들고, 사례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면 맞긴 하지만, 웅거의 입장에서 비판법학은 '법률'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 보통이다.
4. 꿈이 있고 스스로 각성해서 주체가 되었다. 기회비용이 존재하고 각성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자원이 없었다. 드레스덴에 갔었는데 기울어진 건물을 보면서 대화를 했다. 한 명은 유럽식 사고에서 지식의 우위를, 다른 한 명은 자본주의 안에서 실용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고민이 되었다. 개인이 주체를 각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인간의 한계에서 이것을 뚫고 나가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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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혁명은 가능한가?
1. 마르크스가 보지 못했던 부분과 스탈린이 실패한 지점은 무엇인가? 역사에서 정해진 부분은 없다.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고, 비판적인 사고와 질성적 사고를 통해서 변형가능한 것들을 계속 실험해보고 만들어야 한다.
2. 존듀이에게서 보이는 '역.상.사'의 과정을 보자. 우리는 공자에게도 실용성을 배울 수 있다. 묵공에게도 배울 수 있다.
3.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만 살아 남는다. 혁신하는 과정, 변화의 과정, 그 과정 자체가 진리이다.
진리는 지속이다.
지속하지 않는 것은 진리일 수 없다.
웅거는 자기 저작을 정신의 '무제약적 실용주의' 또는 '급진적 실용주의'라고 부르며, 이와 나란히 '민주적 실험주의'라는 용어로 사용한다. 실용주의는 지속적인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해 지식의 진보를 달성하겠다는 포부이다. 그런데 이러한 근본적인 도전과 실험정신을 상실한 실용주의가 우리 시대의 지배적인 철학이 되었다. 웅거는 이 잘모소딘 실용주의의 진로를 바꾸자고 제안한다. 비록 미국이라는 패권국가의 국가 철하깅 되면서 그 진의가 상당부분 변질되기는 했지만, 실용주의는 진보적 사상으로서의 강점을 다수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웅거는 행위 주체성, 우연성, 미래지향성, 실험주의를 실용주의가 발전시켜야할 근본 관념이라고 본다. 이 요소들은 제도와 구조를 우상처럼 숭배하지 않고 인간을 변화의 주체로 상정하고 각성시키고, 삶에 존재한느 우연성의 요소를 긍정하고, 동시에 미래의 요소를 현재 속에서 끌어내고, 현재의 제도와 구졸르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에는 이러한 관점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고방식들이 존재한다. 대의제 민주주의를 역사적으로 검증된 민주주의 공식이라고 보는 태도도 여기에 포함된다. 웅거는 이를 민주적 완전주의라고 부른다. 이는 현존하는 정치제도나 민주주의를 본질화하는 제도적 물신주의에 불과하다. 웅거는 이러한 우상숭배 관행을 타파하고 제도를 개혁에 우호적인 형태로 점진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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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역사관은 정치적 대전복을 통해서 착취의 역사에 결말을 짓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관점이다. 이러한 역사관은 불가피하게 인간과 역사의 최종 상태에 대한 완전한 방안, 달리 말해 종말론을 전제한다. 그러나 웅거는 혁명적 역사관이나 이런 의미의 종말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웅거에 따르면, 인간은 일정한 개혁방향과 일련의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을 따름이다. 개혁은 영구적인 과정이고, 구조 역시 인간의 실험대상에서 배제될 수 없다. 바로 영구혁신이다. 철학사에서는 바르크스와 트로츠키가 영구혁명을 말하였다.
웅거는 혁명은 곧 하나의 체제를 완전히 다른 체제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더구나 그것이 마지막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혁명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만 가능하다. 궁극적인 상태는 아마도 인간의 잠재력이 완전히 개발되어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되는 상태일 것이다. 웅거에게 역사는 신이 아닌 인간이 더욱 신성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더욱 신과 같이 되는 것'은 궁극 상태에 관한 설명이 아니라 점증주의적인 규제적 이념, 곧 멈추지 않는 인간성을 의미한다.
웅거는 변혁적 실천과 관련해서 '맥락보존적 활동과 맥락변혁적활동'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맥락을 보존하는 활동은 일상적인 활동을 의미하며, 맥락을 변혁시키는 활동은 구조를 바꾸는 비일상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웅거는 이 두 활동간의 관계와 그 성격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일회적 대혁명으로 사회의 구조를 일거에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구조 안에서 투쟁하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웅거는 이 두 활동의 간격을 줄이고, 구조에 대한 투쟁이 구조 안에서의 투쟁의 연장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 격차를 줄이면 매우 일상적으로 변혁이 이루어지고, 개혁의 비용도 그만큼 적게 든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격차가 커지면 변혁의 고통 역시 그만큼 커진다. 흔히 위기를 기회라고 하지만, 위기를 개혁의 기회로 만드는 식의 땜질 처방을 버리고, 위기가 없더라도 일상적으로 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구조가 갖추어지면, 웅거가 말하는 민주적 실험주의의 맥박이 뛰는 사회가 될 것이다. 새로움의 영구적 창조, 시간의 실재성, 변화를 변화시키는 변화, 구조를 부정하는 구조 등 웅거의 관념에서 앙리 베르그송의 시간, 자유의지, 지속, 창조적 진화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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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거는 유럽의 사상가 중에서 마르크스에게 커다란 영감을 받았지만, 마르크스의 법칙적 진보나 결정론적 역사관을 거부한다. 웅거는 실증주의 사회과학의 피상성과 천박성을 비판하는 데 마르크스의 통찰을 원용하지만, 법칙적 사고방식이나 결정론을 거부하는 점에서는 베버를 닮았다. 웅거는 마르크스가 사회제도가 인간의 창조물이라는 점을 밝혀냈으면서도 거기에 심층구조가 존재하고 심층구조를 지배하고 가동시키는 고차적인 법칙이 존재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의 창조적인 개입과 변혁 가능성을 부정했다고 본다.
웅거는 전통적인 사회이론, 자유주의나 마르크스주의처럼 사회질서가 필연적이고 자연적 겨로가라는 필연주의적 사로를 '사이비필연성'faise necessity'이라며 거부한다. 웅거는 인간 사회가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될 수 밖에 없다거나 인간이 특정한 유형의 행동의 고수한다는 관념을 거부하고 인공물로서의 사회society as artefact와 사회의 가소성plasticity을 주장한다.
웅거는 물신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마르크스의 고전 사상을 수용한다. 근대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한결같이 사회나 국가는 인간의 필요를 위한 방법이라는 점, 즉 인공물임을 강조하였다. 사회계약론이 그 비근한 예이다. 그런데 어느순간 인공물로서의 사회가 본질적이고 필연적인 것으로 취급되고, 마침내 인간에게 주인 행세를 하기에 이른다. 웅거에 따르면, 제도나 구조는 서로 상충하는 이해관계와 가치 표상을 지닌 인간들이 투쟁을 중단하면서 봉합된 것, 이른바 투쟁이 중단되면서 경화된 것이다. 인간이 제도와 구조들은 변혁시킬 수 없다고 믿는 모든 견해(모더니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를 웅거라는 운명론, 사이비 필연성론, 제도적 혹은 구조적 물신주의로 규정한다. 웅거는 여기에서 마르크스의 물신주의 개념을 채택하면서도, 마르크스의 일부 이론을 향해 사이비 필연성이라고 공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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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실험주의가 웅거 정치철학의 총론이라면, 사회민주주의는 각론이다. 사회민주주의를 논의하기에 앞서 이미 정치학 3부작에서 '권한 강화민주주의'empowered democracy를 말한다. 이를 엄밀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정치 또는 민주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웅거가 제안한 정치적 민주주의 개념으로서, 나름의 급진민주주의 이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엄밀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정치 또는 민주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웅거가 제안한 정치적 민주주의의 개념으로써 투입과 산출, 과정과 결과 모든 면에서 뜨거운 고활력, 고출력 민주주의를 담아내고자 한다.
웅거는 대규모 국가에서 대의제 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대의제 방식과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결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의제 구조 자체도 정치의 온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다. 3권 분립된 미국의 정치제도 아래서 대통령과 의회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총선거 실시권을 부여하면 민주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일반 대중의 정치참여를 강조하고, 대중의 열정이 정당구조와 연결되어야만 정치의 온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중앙정부와 지역정부 간의 차이도 주목하고, 지역단체에서 다양한 정치 프로그램ㅇ르 가동할 방안을 제안한다. 한마디로, 참여의 원칙에 입각하여 정치의 온도을 높임으로써 제도와 구조를 해동시키고 혁신하고자 제안한다. 요소요소에 브라질 개혁정이츼 흔적이 배어 있는 주장이다.
웅거는 서구 사회에서 진보의 좌표로 간주되는 사회민주주의에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그의 평가에 의하면,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는 출범하자마자 공동화되었다.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는 모든 면에서 후퇴하였고, 특히 여섯번째 방침을 유지하고자 나머지 모든 원칙에서 후퇴하였다는 것이다. 웅거는 서구 사회민주주의 체제의 문제점으로 세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선진적인 경제 부문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 둘째로 사회연대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셋째로 꿈과 이상과 관련해서 보통 사람들에게 탈출구가 없다는 점을 거론한다.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원칙
1. 노동시장의 불안정에 대한 노동자의 보호
2.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에 대한 생산적 자산의 보호
3. 소시민계급의 보호
4. 가족기업의 보호
5. 중앙과 지방 및 기업과 노동자 간의 사회협정
6.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
웅거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사회적 유연성의 확보, 연대의 활성화와 이를 위한 돌봄경제caring economy의 개발, 나아가 아동들에 대한 예언자적 교육과 보통 사람들에 대한 평생교육과 권한강화를 강조한다.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들에게 사회적 권리와 최저소득을 보장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구조의 경직성이나 폐해는 방치하고 오로지 정부의 이전지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재의 해법은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다.
혁신된 사회민주주의 체제는 엘리트의 권위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위대함이 그 중심을 차지해야 한다.
소득재분배와 평등과 관련해서 누진세보다는 역진세가 진보적 기획에 유용할 수 있다는 논지를 펴고 있는 점은 이채롭다. 나아가 웅거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성이 아니라 다양한 사법체계를 강조하고, 소규모 기업 소생산자의 경제적 독립을 강조한다. 혁신된 사회민주주의 체제는 엘리트의 권위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위대함이 그 중심을 차지해야 한다. 이로써 웅거가 개인의 권한 강화를 역설한 이유가 밝혀진다. 이전지출에 종속된 자가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주체만이 지속 가능하다. 여기에서 빈곤 퇴치 프로그램이나 프루동류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주체의 각성이란 책은 철학, 종교와 심리에 연결되어 있다. 앞에서 거론한 다양한 철학적 암시나 정치적 논의도 실제로는 인간의 주체성과 관련이 있다. 이 책은 사회와 문화의 구조가 인간에 대한 주인이 아니라, 인간이 바로 그 구조의 주인임을 전제한다. 실제로 웅거의 모든 수사학은 이 점에 집중되어 있다. 그는 예언자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현재까지 인간은 다양한 이유로 구조의 노예로 살아 왔으며, 스스로 의식을 수면발작적 강박상태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감히 지성을 사용하라" sapere aude!라는 칸드식 계몽 구호가 떠오른다.
웅거는 인간의 주체를 깨움으로써 연대를 건설하고, 인간을 인간화하고 동시에 신성화해야 하낟고 주장한다. 웅거는 인간성의 고양과 구조의 혁신, 인간 해방과 경제적이고 기술적인 진보, 개인의 권한강화와 민주주의의 심화가 동시적으로 성취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구조와 인간 사이에 끊임없는 교차 지대를 건설하는 작업을 요구한다.
웅거가 주장하는 주요 역량
1. 부정의 역량 negative capability
2. 회귀적 능력 recursive ability
3. 정신의 무궁무진성 inexhaustibility
4. 뇌의 가소성 plasticity
5. 이산정 무한성 discrete infinity
인간은 필멸적 존재이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이다. 인간에 비하면 구조는 유한하고, 구조에 비하면 인간은 무한하다. 웅거는 끊임없이 공감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구조의 혁신은 인간의 잠재적 역량의 무한성을 인정하고 이난의 주체성을 깨울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주체의 각성'은 인간을 더욱 인간화하고 신성화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미국의 탁월한 법철학자이자 모국 브라질의 현실 정치가인 로베르토 웅거Roberto Mangabeira Unger(1947~ )가 2006년에 펴낸 정치철학서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현실 정치를 뒷받침하는 기성 철학의 논리를 비판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대안인 새로운 실용주의 혹은 실용주의 본체를 철학적, 정치적으로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은 책의 후반부, 8장부터 13장에 걸쳐 분야별로 제시된다. 우리 삶과 현실의 출발점이 되는 철학적 근거에서 출발하여, 미래와 사회를 영구히 창조하고 변혁하려면 어떻게 우리의 주체를 일깨우고 넘어서야 하는지를 예언적으로 웅변한다. 이 책은 사회변혁 운동의 방향과 사회의 미래를 사유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지리멸렬한 현실과 지지부진한 사회개혁에 염증을 느끼고 점점 개인화되는 우리의 현실에 한 줄기 영감을 비추는 책이 될 것이다.
옮긴이 서문 웅거가 그려 보이는 원대한 주체의 길
서문 시대의 철학
1 폐기된 입장
2 영원한 철학과 그 적들
3 실용주의의 복원
출발점으로서 실용주의 | 실용주의자들의 세 가지 관념 | 중심 테마 - 행위주체성, 우연성, 미래지향성, 실험주의 | 실용주의의 두 가지 오독 | 실용주의의 통찰과 미국의 실수
4 핵심적 관념 _제약, 불완전성, 저항, 혁신
인간성 관념 | 관념의 요소들 | 새로운 인간 관념과 결부된 철학적 태도들
5 시간과 경험 _비인격적인 것의 이율배반
이율배반의 원천 | 비인격적인 것과 인격적인 것 | 시간의 이율배반 | 객관성의 이율배반
6 시간의 실재성 _변혁의 변혁
시간은 실재한다 | 테제 1 - 시간은 변혁의 변혁이다 | 테제 2 - 시간은 만물을 지배한다 | 테제 3 - 가능세계에 닫힌 지평은 없다 | 테제 4 - 수학은 시간의 인정을 거부한다 | 테제 5 - 인간 경험은 불가피한 시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7 자의식_인간성을 상상하다
합리화, 인간화, 도피주의는 상상력을 파괴한다 | 자의식을 재정립하다 | ‘정신’에 대한 실마리 | 대조를 통해 실마리가 전개되다 | 정신의 두 측면 |정신의 관념에서 방향의 표시로
8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관념과 지향 | 자연의 무관심 | 거짓 도피 | 의지와 상상력 | 현상계와 감춰진 실재 | 평정의 가능조건들이 벌이는 다툼 | 주체와 성격 | 역사적 시간과 전기적 시간 | 예술의 예언들
9 사회_미래의 영구적 창조
10 정치_운명의 거부로서의 민주주의
민주적 실험주의 | 민주주의의 급진화 | 희망과 투쟁
11 개혁의 계기 _사회민주주의의 재창조
12 종교_주체를 깨우다
연결과 초월의 문제를 재론하다 | 삶에서 이러한 문제들과 만나는 방법 | 실존적 선택들 | 주체의 두 가지 각성 | 두 번째 각성의 요구
13 철학_슈퍼과학과 자기위안을 넘어서
첫 번째 여담 자연의 위치
두 번째 여담 철학의 보편적 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