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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Feb 27. 2023

서로에게 팬이 되는 관계

연애와 결혼에 관한 낭만적인 생각 #6_지속적인 가치, 고유한 가치

 0. 들어가기


20대에는 상대방에게 잘 보이면 되는줄 알았는데, 30대가 되니깐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40대가 되니깐 신뢰감이 오히려 변화를 주는 삶보다 더 상대방에게 지루함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보통 사람을 만나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고, 대부분 비슷한 결론을 맺는다. 잘되는 집은 몇가지의 공통점이 있지만, 안되는 집은 각양각색의 문제가 있다라는 톨스토이의 말이 정확히 반대라고 느껴지는 지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심장까지 내주고 싶어서 매일매일 집에 대려다주고 아침부터 연락해서 사랑을 확인하고 표현했다. 그리고 100일이 지나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거다란 선물을 사주고 200일이 될 때에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바닷가에서 사랑을 고백했다. 그리고 300일이 될 때쯤에는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마음을 담아서 고백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처음에는 이 세상을 다 가졌다는 표정으로 행복해하더니 200일이 되었을 때부터 무엇인가 진부함을 느꼈던지 실망한 눈빛이 가끔 스쳐 지났다. 불안한 마음으로 더 그 사람을 잡고 싶었던지라 300일에는 진심을 표현했지만 더 이상은 눈을 마주칠수가 없었다. 꼬박 1년이 지난 오늘 그 사람은 나를 떠나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아낌없이 주고 또 주었는데요, 더 필요했던 걸까? 아니면 그 사람과는 원래 맞지 않았던 걸까? 내 전부를 주었기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터처럼 쓸쓸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그저 남은 것은 자신에 대한 원망과 시들어가는 삶에 대한 열정뿐

_많은 이들의 경험담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한다. 나도 사랑을 제법 많이 해 본 것 같다. 그러나 처음에는 아드레날린의 효과인지 두근거리다가는 곧 도파민의 효과로 마치 천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으로 발걸음을 떼었던 것 같다. 그리고 보통 1년이 지나면 진부해지기 시작하더니 헤어지는 수순을 밟아 나가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많은 사람들은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의 작용이 최소 6개월에서 3년까지 밖에 가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그 사람을 놓치지 않게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몇 년 지나지 안아서 헤어지기도 하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을 본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무엇인가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는 욕구가 만들어낸 허상이 언제 깨지냐의 문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될 때쯤에는
다시 나의 문제로 돌아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순진하고 순수하게 진실을 말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고, 그 사람에게 내 정신을 온전히 내어 준다고 될 일도 아니었다. 칼린 지브란의 말처럼 '두 사람이 서 있어도 바람이 불어갈 공간을 두며, 서로가 맛있는 것을 나누어 먹되 같은 숟가락을 쓰지 말아라'라는 것처럼, 아리송하고 알듯 말듯한다. 무엇일까? 인간관계라는 것이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관계의 진부함에서, 식상함에서 벗어나서 매번 새롭지는 않아도 지난한 인생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걷게 되는 것일까? 이런 고민들을 해 본다. 그런 고민들이 쌓이니깐 깊이에서 발견해 나가는 것들이 있다. 이렇게 하면 조금 더 나은 결말이었을까? 아니면 그렇게 했으면 결말이 아직 나지 않은 사랑을 하고 있을까?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누구나에게 중요한 일이니깐 고민을 더 깊이있게 해본다. 오늘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 나가보고자 한다.


https://brunch.co.kr/@minnation/2887



1. 생애가치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사람은 평생 가치를 먹고 산다. 어떤 것을 하든지 간에 그 안에는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공감과 인정'이라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고, 음식을 먹는 것도 '만족감'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치를 실현하고 또 꿈꾸고 또 새로운 가치를 꿈꾸면서 산다. 어쩌면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치를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산다. 이른바 생애가치라고 할 수 있다. 어릴적에는 '성장'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청소년기에는 '일탈'이라는 가치를 추구한다. 그리고 가치가 실현되고 나면 다음 가치로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욕망이라는 아래서 올라오는 것과 가치라는 위에서 내려가는 것이 만나서 행동이 된다.


누구가를 만난다는 것은 가치의 실현이면서
동시에 가치의 생산이기도 하고 소비이기도 하다.


친구들 간에 만나면 만날수록 기가 빨리는 만남이 있다면 거기에는 분명이 가치를 소비하기 위해서 나온 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친구들과 만나서 새로운 힘을 얻고 만족을 얻고, 소중한 무엇인가가 만들어진다고 그것은 가치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누군가와 함께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살 수 있다. 그게 만약 연애하는 대상이고 배우자라면 '내가 지금 이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있고, 나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해자. 그러면 지금 이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달라진다. 가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사람이 갑짜기 신비한 대상으로 바뀌기도 하고, 가끔은 두려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사랑은 어쩌면 나의 가치를 추구하고 내가 원하는 가치를 소비하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가치로 상대방을 충족시키고 또한 상대방이 가진 가치와 나의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연애하는 사람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가치에 만족을 느끼는지를 모른다면, 관심이 없다면 그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나는 왜 이런 고민을 그때는 못했을까? 내가 만나는 사람과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지금까지 만나고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가치가 매번 바뀌고 어떤 가치는 또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보통 브랜딩에서는 아래와 같은 4가지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 오래도록 사랑받으면서 또 지속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지속적인 가치: 신뢰감이나 안정감과 같은 지속적인 가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가치이다.

차별화된 가치 : 다른 가치들과 비교했을 때 다른 가치이다. 이것은 그 사람이 가진 본질과는 조금은 다른 그 상황과 맥락에서 발견되는 가치이다.

연관된 가치 : 나의 가치와 상대방의 가치가 서로 연결되는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 연대, 환대와 같은 것들이 바로 연관된 가치를 구성하는 것들이다.

고유한 가치 : 이것은 오직 그 사람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가치이면서 자신의 인생사와 연결되어 있는 가치이다. 어떤이에게는 '자유'가 어떤 이에게는 '연민'이, 어떤 이에게는 '실험'과 같은 것이 고유한 가치가 되될 수 있다.


한 평생 같은 가치를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과 사람, 환경을 만나면 가치가 바뀌게 된다. 그러니 자신이 어떤 가치로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상대방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계속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확인하고 또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관계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깊이있는 대화를 하면서 생애가치를 찾아가고 확인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모, 학벌, 재산, 가정환경이라는 스펙은 오래갈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알아봐주고 인정해주고, 또 함께 발견해가면서 더욱이 실현해가는 관계라면 이 사람만큼은 나의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지 않을까?


https://brunch.co.kr/@minnation/2289


2. 가치자체를 향상시킨다


약한 자아에서는 자아인식self-awareness이 잘 안된다. 스스로를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제대로 알 지 못한다. 소위 말하는 '자기컨셉'을 가지기 힘든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나 말투, 자기에게 맞는 사람을 볼 줄 아는 것도 어렵다. 약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래서 항상 상황과 시류에 따라서 자신의 가치가 달라진다. 어쩌면 내가 이러고 있었던 것 같다. 만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면서도 정작 내 자신은 없어져버린 시간들. 아무튼! 자기자신을 안다는 것으 자신이 어떤 고유한 가치가 있고,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사람들 앞에서 나는 어떤 차별화된 가치가 있고, 또한 사람들과 연관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센스'라고 하는 것은 이렇듯이 자아인식과 자기개념 사이를 오고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자아인식이 잘 된다면 이제 자신이 가진 가치를 향상시키는 목표를 가질 수 있다. 아니 상대방과 만나는 것을 오래도록 하고 싶다면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가치는 있고, 없고보다는 더 큰 가치가 존재할 수 있고 가치들 가운데서도 자신이 더 집중하고 시간을 들이는 것은 깊은 가치로 바뀐다. 연애의 초기에는 차별화된 가치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한다면 이어서 자신과 상대방이 서로 연관될 수 있는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 그리고 연애와 결혼이 1년을 넘어가면서는 지속적인 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 당연히 더 시간이 지나면 '고유한 가치'가 핵심이 된다.  물론 처음에도 '고유한 가치' 때문에 만나기도 하지만 상대방과 공유된 가치가 없는 상태에서 나의 고유한 가치만 부각시키다가는 마치 아이돌과 팬과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이른바 넘사벽이 되면서 '이 사람은 나와 함께 걸어가기 부담스러워'라는 생각을 주게 된다. (지금 이것은 연애코칭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동안 만나기 위해서 노력하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이다!)


https://brunch.co.kr/@minnation/3307


이렇게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과 함께 상대방의 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다음이다. 시작은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 원래 컴패션이라는 말은 '함께 열정을 경험하다'라는 것이다. 그러니 함께 경험한 것들에서 서로 공유하는 감정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간을 보낼 때도 그럼 이벤트에 집중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장소나 기회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깊이 공감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과 연관된 가치는 더욱 크게 만들고 고유한 가치는 인정해주고, 차별화된 가치는 더욱 부각되도록 도와줄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고 그 사람이 추구하는 것들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자아인식이 잘 되는지, 사람들 앞에서 자기개념을 잘 잡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해주고 피드백 해줄 수 있다.


상대방과 나의 접점이 생기면서 서로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파트너가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나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신감이 되고, 누군가 나를 지켜봐주고 지지해준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제 시작이다. 상대방과 나의 접점이 생겼기 때문에 이 접점을 중심으로 상대방과 내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한다. 소위 드라마찍고 있네!라고 할 수 있는 분위기와 사건, 이벤트가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게 되면 그 다음에는 연관된 가치가 향상되면서 서로가 서로의 가치를 향상시켜주는 동반자가 되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작은 일에도 서로 공감하게 되고, 서로가 고민하는 부분에서 공유하면서 동시에 해결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고유한 가치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어쩌면 바람을 피고, 양다리를 걸치고, 사랑이 식는 것은 이러한 과정이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물론 '매력자본'으로서 자기자신을 가꾸는 것을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매력자본 자체도 자신의 고유한 가치가 되거나 차별화된 가치가 될 수 있다. 계속 언급하고 있는 4가지의 가치를 계속해서 향상시켜가는 것이 중요하다.


https://brunch.co.kr/@minnation/3207


3. 지속적인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다


관계가 깊어지면 안정감이 생기고 안정감이 생기면 예상이 된다. 예상이 되면 기대감이 사라지고, 그 대신 위험성도 사라지기 때문에 보통은 관심을 줄이게 된다. 그렇다면 안정감을 없애야할까? 가끔 그런 충고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상대방의 질투를 유발해서 다시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해야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지속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절대로 그것은 답이 아니다.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다시 관심을 끌어도 또 예전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시 관심이 줄어들면서 식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넓지만 얉게 아는 것이 처세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폴리매스'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넓게 알면서도 깊게 아는 사람들의 세상이 점점 오고 있다. 보통 이런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개념이나 주제, 이슈나 분야는 3년이면 어느정도의 경지에 오르게 되어 있다. 그렇게 인생을 경영하다보면 곧 다양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있고, 비슷한 분야들은 서로 연관이 되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이 나오게 된다. 마찬가지로 생각해보자. 자신이 추구하는 지속적인 가치들을 1년에 한번씩 새해를 시작할 때마다 늘려간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어떻게 될까?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나에게 관심을 가져줘!'라고 애원하거나 화를 내는 것보다 새롭게 설정한 가치를 지속적인 가치로 만드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매력적이지 않을까?


예를 들면, 예전에는 신뢰감을 쌓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 갔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무슨 일이든 속속 해내는 것을 보여주고, 믿음직한 음성과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 힘썼다고 해보자. 그리고 어떤 관계에서도 상대방에게 근심을 주지 않기 위해서 관계를 일부러 확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음 년도에는 이제 새로운 지속적인 가치로써 '위트'라는 가치를 설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신뢰감을 주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재치가 있고 위트가 있어서 예전에 했던 대화들이 새로운 국면으로 만들어져 가고,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사람이 어떻게 재치있는 모습으로 응대할지가 궁금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지속적으로 할 경우 상대방도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자신 안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서 반응하게 된다.


https://www.youtube.com/shorts/IdTYkSBtQ9o


4. 서로에게 팬이 되는 관계


서로에게 팬이 되는 관계를 한번 생각해보자. 누군가의 팬이라고 하면 그 사람이 자신에게는 열광하는 대상이 된다. 그 사람이 가진 가치관과 삶의 이야기, 실제로 보여주는 퍼포먼스 등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팬 아닌가? 그렇다면 만약 나의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가, 나의 아내나 남편이 나의 팬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처음부터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만나면서, 살면서 충분히 만들어갈 수 있다. 연애하는 관계에서 서로에게 공감을 느끼고, 애착관계가 형성되면서 친밀감이 형성되면 신뢰감이 생긴다. 사실 이러한 관계만으로도 팬의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만약 내 상대방보다 더 공감을 하고 나에게 더 매력적이면서 경제적이나 사회적으로, 관계적으로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예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이 사람을 선택하겠다라고 말하겠지만, 요즘에는 그러니깐 이 사람을 떠나서 나는 더 자유를 선택하고 더 나은 결정으로 내 삶의 미래를 바꾸겠어!라고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 어떻게 보면 시간문제이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아서 상대방과 멀어지는 일이 안 생기면 다행이지만 살면서 그런 일이 안 일어날 수가 없다. 단순히 이별이나 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다행인 것이 아니다.


서로에게 팬이 되는 관계를 상정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가치를 개발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일단 공감을 넘어서 열광하는 대상으로 되려면 자신이 가진 차별화된 가치와 고유한 가치를 더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을 끝까지 밀고나가야 한다. 특히 고유한 가치의 경우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이여도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게는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게 되면 나만의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를 넘어 가족의 관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잊을 수 없는 체험과 감동'을 선사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면 상대방에게는 이제 나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물론 여기서 끝나면 안된다. 내가 상대방에게 팬이 되었듯이 상대방도 나에게 팬이 되어야 한다. 즉, 잊을 수 없는 체험과 감동을 상대방이 나에게도 하고, 나도 상대방에게 함으로써 함께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두 사람만이 만들어가는 가치이기 때문에
어떤 조합으로도 깰 수 없는 가치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친밀감은 그 누구보다 깊어질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친밀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대화와 이야기는 어디에 가더라도,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팬이 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숙제이다. 사실 누구나 좋아하는 가수나 탤런트가 있고 멋있어하는 이상형이 있다. 그러나 그 이상형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지속적이지는 않고 언젠가는 사라지는 가치가 대부분이다. 나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정체성을 공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애 혹은 결혼에서 상대방과 고유한 가치를 공유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시간들이 쌓이면 이것은 지속적인 가치도 끌어 올린다.


마지막으로 팬을 넘어서는 것은 결국 서로 응원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 비전과 미션이 누가 보기에도 충분히 사회에 이바지하고 어떤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남들을 도울 수 있다면. 이런 사람이 만나는 사람이거나,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 앞에서도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이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 나도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가 중심이기 때문에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이루어가는 관계, 서로 응원하고 또한 응원받을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기분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경험일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Y81lhNwV8c



0. 나오기


가치는 그 자체로만 존재하지 않고, 결실을 맺는다. 다시 말하면 가치는 정해지는 순간부터 행동의 방향을 결정한다. 생각없이 행동하는 것에서 가치를 추구하고, 가치 때문에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서 또 무엇인가를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가 없는 일을 할 때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왜 중요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 사랑하면서 나의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처음에는 신뢰감이나 안정감 정도가 남을 것이지만 이내 그러한 가치도 진부해질 것이 분명하다. 오늘 알아본 것과 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고유한 가치를 함께 창조해나가는 관계까지 갈려면 무수한 은하계를 넘나들면서 서로의 시간과 감정을 공감하고 또한 지지하고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 설정이 잡히고, 서로가 노력하는 방향이 생긴다면 분명히 관계는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자신이 매번 자아인식을 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행동하고 습관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고유한 가치로 굳어가는 것을 '성장'이라고 한다면, 성장하는 상대방을 보는 것 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그 사람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이기도 하고,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계속 변화해가는 모습을 볼 때 미래가 기대되지 않겠는가? 그러니 어려운 길이지만 앞으로 만나는 사람 혹은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지속적인 가치만 제공할 것이 아니라, 고유한 가치로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를 만들어간다면 연애와 결혼은 힘들더라도 의미가 있고 리듬이 생길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가는 시간을 통해서
나 역시도 정리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수 많은 이별 속에서 내가 부족했던 점들이 무엇인지가 너무나 확연하게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지혜롭게 펼쳐가면서 그사람을 응원하고 싶기도 하다. 공감하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관계 속에서 자아인식과 자기개념을 넘어서 자아실현까지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내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고 새로운 가치를 개발하고,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면서도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비전을 잊어 버리면 안된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먼저 바로 서는 것들을 통해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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