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by 미누

잔잔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이 공기를 채울 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평온이 나를 감싼다.


가만히 앉아서 너를 기다리는 하루

들꽃처럼 싱그로운 너의 향기가 내게 안길 때

나는 또 바보처럼 눈물을 흘리겠지.


너에게는 언제나 평온이고 싶다.

흐르는 음악처럼 너에게 부드러운 배경이 되고 싶다.

언제나 그곳에 있었던 나무처럼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다.


재잘거리는 너의 소리,

아주 작은 너의 손.

붉으스름하고 통통한 너의 볼.


세상이 멈추어도 그대로 좋다.

시간이 무심코 흘러가도

이대로도 좋다.


이대로 충분하다.

너만으로 충분하다.


사랑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사랑은 사람을 깊게 하고,

사랑은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


너를 만나서 나는

비로소 가을을 맞았다.


혼자서 맺지 못한 열매가

풍성해져서 어느새 숱 많은 나무가 되었다.


곧 잎이 떨어지고, 마른 가지 위에는 새도 들지 않겠지만

다시 태어나도

나는 너의 나무로 태어나겠다.


다시 태어나도 너에게 모든 걸 주고

또 모든 걸 주겠다.


나의 꽃도, 나의 뿌리도, 나의 잎도

내 마른 가지조차.


너로 인해 내 삶은 풍년이었다.

너로 인해 충분했다.



너만으로 충분했다.










아이가 학교를 가면서 챙겨야 할 것이 많아졌습니다. 챙겨야 할 것이 많고 따라가야 할 것이 많은 아이는 가끔씩 혼이 납니다. 아직 아이인걸요.


손을 몇 번이고 흔들며 학교 앞 정문을 통과한 아이의 등을 바라보며 사실 눈물을 몇 번이고 흘렸어요. 잘 살라고, 더 사랑받으라고, 너의 날개를 펼치라고 했던 잔소리가 괜스레 미안해 지는걸요.


아이는 아직 아이잖아요. 어른이 되어보니 한국사회에서 공부를 하고, 대학을 가고, 취업을 하는 일이 끝없는 남들과의 경쟁을 거듭하게 되는 터널이라는 걸 알기에, 아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어미의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는 아직 실수하고, 배워나가고, 충분히 인생을 탐험할 때다.

나름의 경험을 통해 커가는 아이가 자유롭게 인생을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다그치기 전에, 제가 단단해지고자 합니다.

든든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 언제까지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주고싶은 마음이 저는 좋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족하다.



언젠가 아이가 말썽을 부릴 순간에도 이 마음을 간직하려 합니다.

잘 될는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