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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요일 Mar 04. 2017

브런치 트래블 패스 -
싱가포르에 다녀오겠습니다.

금요일 밤, 떠나기 전 적는 짧은 인사.

안녕하세요?
금요일입니다.


 브런치에서 활동한 시간이 어느덧 일 년이 훌쩍 넘었고, 그동안 백여 개의 길고 짧은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처음으로 적는 인사말은 한 줄 적기가 쉽지 않네요. 삼월이 되자 거짓말처럼 햇살이 봄의 것으로 바뀐 금요일의 늦은 밤, 또 한 번 낯선 도시로의 여행을 몇 시간 앞두고 있습니다. 방에는 아직 지퍼를 닫지 못한 트렁크가 늘어져 있습니다. 아마 이 짧은 인사가 마지막 여행 채비가 될 것입니다.


 느리고 서툰 저는 도시 그리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지난 장면과 감정들을 몇 번이나 곱씹어 마침내 다른 이의 무용담처럼 느껴질 때가 되어서야 첫마디를 뗄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무척 서둘러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떠나기 전에 시작되는, 무척이나 걱정되는 여행기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정말이지 오랜만이에요. 

 브런치 트래블 패스 - 브런치와 트래블 라인, 그리고 싱가포르가 만든 멋진 선물로 싱가포르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소개글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문구를 보고 묘하게 가슴이 뛰었습니다. 지난 몇 번의 여행에서 발견한, 도시마다 다른 감정과 표정, 소리, 향기 등이 한꺼번에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북에 이어 두번째 선물을 받았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발견'이라는 단어를 내내 떠올렸습니다. 싱가포르는 제게 낯선 도시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을 것입니다. 여행 정보와 후기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행자 수만큼의 여행이 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 안에 제 몫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여러분들과 사진 그리고 글을 통해 도란도란 나눌 수 있는 것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짐도 다 싸지 않았는데, 3박 5일의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집니다.

 


떠나기 전날의 이야기.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더라고요.

 여행을 하루 앞둔 날엔 늘 같은 말을 종일 중얼거립니다. '하루만 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아마 처음 모스크바로 떠나던 그때부터 시작된 버릇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부산스레 움직였지만, 제가 없는 동안의 일들을 미리 해치우다 보니 금세 지났습니다. 자리를 비우는 게 갈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이었던 것은, 일에 쫓긴 오후 내내 햇살이 영락없는 봄이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환전하는 날엔 어김없이 전일대비 환율이 상승하더군요
아마 대부분 식비가 될 경비까지 다 챙겼습니다.

 환전은 늘 명동의 은행까지 먼 걸음을 하고, 새 수첩의 포장을 여행 전날까지 기다렸다가 뜯습니다. 만년필의 잉크를 완전히 뺐다가 다시 가득 채웁니다. 이제 제법 반복돼 징크스 비슷해진 여행 전날의 풍경입니다. 특별한 추억이 있는 삼청동 카페에선 오늘 첫 손님이 되었고, 커피가 평소처럼 신맛이 강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늘 그렇듯 별다른 준비 없이 그저 내 몫이 있겠거니, 하며 떠나게 됐지만, '떠난다는 것'만으로 무척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아마 그동안 여행이 고팠나 봅니다.


즐겁게, 다녀오겠습니다!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새 수첩, 영 손에 익지 않은 새 카메라와 낯선 도시의 이름. 그 모든 새로움이 상상하지 못한 장면, 떠올린 적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낯선 도시, 그리고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오늘부터 닷새간, 싱가포르를 맘껏 걷고 오겠습니다.




싱가포르 X 브런치 트래블 패스 그리고 금요일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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