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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오래된 타성을 버리는 일
재미한 알
by
달삣
Jul 6. 2024
물건에 감정이입을 하면 안 되는데 오래 쓴 물건에는 정이 들어서 그런지 버릴 때 조금 주저하게 된다.
십여 년 쓴 침대가 스프링이 고장이 나서 삐거덕 거렸다.
요즘 어깨가 아픈 이유의 하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잠자리의 평평한 자세를 잡아주지 못하면 차라리 맨바닥의 토퍼 같은 일반요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허니 괜한 침대 탓을 하게 된 것이다. 당장 침대를 버리고 싶은데 침대 매트가 오죽이나 무거운가 장마철이라 쉽지가 않다.
그것도 그렇고 나의 분신 같던 물건인지라 더욱더 애착이 같다. 또 가림막은 있지만 비 들이치고 있는 경비실옆 폐가구속에 오랫동안 내 몸을 지탱해 준 버려진 침대를 보고 싶지 않아서다.
이 럴때'휙' 하고 아톰이나 슈퍼맨이 나타나 한 손으로 무거운 침대를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갖다 버리는 상상을 하니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장마 끝나고
나중에 버릴까 또 갈등이 되는 순간에 남편이 아파트 관리실에서 운반하는 수레를 빌려와서 이것저것 갈등하는 나와 다르게 너무나 쉽게
'버릴 때 버려야지' 하는 것 아닌가!
'그래 이것저것 생각 말고 버리자'
침대를 버리며 든 생각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래되고 잘못된 타성도 이렇게 한 번에 '휙'버려지면 좋겠다는 하는 생각을 했다.
물건이든 나쁜 습관이든 인연이 끝나서 버리는 것에는
'그냥 버려 버릴 때는 과감하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침대를 버리니 곧 또 다른 이부자릴 펼지언정 공간도 넓어지고 틈틈이 누워있는 시간이 적어지고 좀 더 부지런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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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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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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