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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세상의 빈칸을 채우고 싶은 마음

세련되게 오지랖 부리는 방법을 찾아서

by Yoo

세상의 효율과 효과를 높이는데 집중하는 산업공학과 기술경영을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도 R&D경영 분야에서 일합니다. 15년 이상 어떤 시스템의 효율이나 효과를 높이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빈칸을 보

면 채우고 싶어 집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세상이 더 좋아지는 거 아냐라고 생각합니다. 참 오지랖입니다. 제가 세상을 향한 글을 쓰는 것도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오지랖의 마음입니다.


혼자 세상의 고민을 짊어집니다. 오지랖을 부린다는 것은 넓게 보는 것입니다. 넓게 보는 건 열정과 의지 그리고 체력을 필요로 합니다. 넓게 보면서 빈칸을 찾습니다. 그것을 채울 궁리를 합니다. 행동합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몰라주는 것을 서운해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도움을 주려했는데, 상대가 곡해하면 토라집니다. 삐뚤어진 마음도 생겨 그냥 내 할일이나 잘하지 앞으로 오지랖 부리지 않을 거야라는 다짐을 합니다.


회사에는 빈칸이 참 많습니다.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기에 언제나 최선의 상태로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각 조직의 역할과 기능 사이에 경계지점이나 비어있는 연결고리가 참 많습니다. 사실 직장생활을 그냥 돈을 벌기 위한 행위로 생각한다면 오지랖은 독입니다. 나에게 요구되는 일을 가장 좁은 범위로 가장 이기적으로 해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빈칸을 고민거리를 찾아다니는 천성은 항상 그지점을 채우고 싶어 합니다.


일하면서 오지랖을 참 많이 부립니다. 오늘도 오지랖을 부렸습니다. 내일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일이라면 해야지 직성이 풀립니다. 누군가가 고생하고 있는데 내 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고민합니다. 함께합니다. 그렇다고 착한 사람은 아닙니다. 단지 사람과 사람 일과 일이 서로 만났을 때만 나올 수 있는 시너지를 좋아합니다. 시너지야 말로 시스템의 효과를 높여주니까요. 시너지가 나오는 순간을 마주치면 마음이 선덕선덕해 집니다. 선덕선덕한 마음은 한번 경험하면 끊겼습니다. 마약입니다.


오지랖은 저의 회사생활 무기였습니다. 항상 직급이나 직책보다 더 넓은 고민을 해주니 상사들은 참 좋아했습니다. 니꺼 내꺼가 아니라 우리를 좋게 만드는 상식으로 일을 접근하여 많은 동의와 공감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오지랖은 때로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지랖은 나의 마음을 항상 바쁘게 합니다. 나의 머리를 무언가가 꽉 채우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나를 덜어내면 또 다른 빈칸이 머리를 채웁니다. 그리고 때로는 적이 생기기도 합니다. 서로의 만남은 시너지라는 +가 될 수도 있지만, 간섭이라고 생각하는 -가 될 수 있음도 배웁니다. 오지랖 부렸음에 자주 후회합니다.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사실 오늘도 -의 순간을 경험하며 또 후회했습니다.


세련되게 오지랖을 부리려 고민합니다. 최근 win-win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상대가 이기는 것임을 상대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일을 할 때 언제든지 모두가 이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합니다. 내가 이기고 상대가 지는 일은 단기로는 가능하지만 절대 지속가능할 수 없습니다. 지속가능할 수 없는 행위는 축적되지 못하고 휘발됩니다. 세상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이기에 지양합니다.


물론 모두가 이기면서도 목적을 달성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마치 기가 막힌 비즈니스모델을 매일 찾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어려운 일이기에 자주 실패합니다. 그러나 서운함이 상대를 향하는 것이 아닌, 개선 가능할 것 같은 나의 실력으로 향하다 보니 마음은 조금 더 편합니다. 그리고 길게 생각해 보면 결국 나라는 상품을 세상에 판매하게 될 날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의 역량/생각을 돈을 주고 구입하는 사람과 win-win 하지 않으면 팔 수 없으니까요. 그가 나에게 지불하는 것보다 많이 얻어야 하니까요.


저의 오지랖 담긴 글을 시간으로 사서 읽는 독자분들은 더 많이 얻는다고 느낄까를 항상 생각합니다. 아직 글쓰기에 있어서는 세련된 오지랖을 부리는 방법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쓰다 보면 독자분들과의 마주침을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찾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주 서운하고 가끔 시너지의 마음을 느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속 쓰려합니다. 오지랖 부리지 않으면 평생 모를꺼니까요. 이렇게 오늘도 세상을 향해 오지랖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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