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탐색과 활용의 널뛰기

성장주의자와 가치주의자

by 모일자 Feb 05. 2025

무언가를 배우는데서 보람을 느끼시나요? 아니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시나요?


새로운 시도는 새로운 정보를 줍니다. 이것을 학습/경/성장 등으로 부릅니다. 우리가 정보를 쌓는 목적은 그것을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을 의사결정/선택/사업 등으로 부릅니다. 경영이론이나 학습이론에서는 전자를 탐색(exploration) 후자는 활용(exploitation)이라 칭합니다. 그리고 탐색과 활용의 균형을 두 손에 잡고 균형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양손잡이(ambidexterity)라고 부릅니다.


글쓰기의 관점에서 매일 글을 쓰는 것은 탐색이고 축적된 글을 엮어 책을 만들거나 강의를 하는 것은 활용입니다. 새로운 루트로 집을 가는 것은 탐색이고 익숙한 길로 가는 것은 활용입니다. 대학원에 가는 것은 탐색이고 회사에 가는 것은 활용입니다. R&D관점에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탐색이고 그것을 사업화하는 것이 활용입니다. 이렇듯 모든 세상만사는 탐색과 활용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탐색을 과도하게 하면 역량이 쌓이지만 역량을 활용할 기회는 잃습니다. 반대로 탐색을 줄이면 적은 정보로 좋은 결정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은 탐색으로 시작하여 활용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사회적으로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는 시기가 대표적인 순간입니다. 이렇게 사회가 정해놓은 순간이 있지만, 인생의 모든 경우 내가 그 순간을 결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혼란이 시작됩니다.


저는 세상의 빈칸을 채우고 싶은 사람입니다. 따라서 스스로를 봤을 때도 빈칸이 더 먼저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빈칸을 채우기 위한 학습과 배움 그리고  성장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때는 복수전공을 했고, 대학원에 다닐 때는 인턴을 함께했고, 회사에 다닐 때는 다시 대학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일을 끝내면 비슷한 안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의 일을 찾아 했습니다.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탐색에 중독되었습니다.


몇 년부탐색을 그만해야겠다는 신호를 희미하게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지식이 많은 교수님들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실제로 손에 잡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가가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생각이 깊고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을 좋아했는데, 일을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을 따르고 싶습니다. 과도한 탐색으로 무거워지고 복잡해진 생각을 덜고 심플해지고 싶어 졌습니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니 내가 더 지식이 많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내가 갖은 역량으로 돈을 더 벌고 싶었습니다. 결국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탐색이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부터 활용에 대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회사밖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나의 역량이 팔리는 역량인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나의 생각을 글로 남기고 세상에 공개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활용에 익숙하지 않음을 느낍니다. 어떻게 보면 활용하는 방법을 탐색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조금 더 빠르게 활용을 고민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덧없는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널뛰기판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건너갈 때 넘어가는 순간은 멍석의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그 넘어가는 순간이 있음을 알고, 그 순간을 온몸의 감각으로 느끼며 준비합니다. 탐색과 활용이라는 개념을 아는 것 자체가 그 순간을 느끼려는 준비가 된 것입니다. 아직 탐색하고 계신가요 활용하고 계신가요? 너무 많은 탐색을 하고 있거나, 너무 빠른 활용을 하시지는 않으신가요? 한쪽에만 치우쳐져 있으시다면 널뛰기를 조심스레 건너보고, 위치를 바꿔 탐색과 활용 사이를 자유롭게 널뛰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이전 06화 오지랖, 세상의 빈칸을 채우고 싶은 마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