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면, 어리석음이 따라 오더군요. 짜증!
(2019년 12월의 일기입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1,600명에서 1,596명으로 떨어졌어요. 왜죠? 팔로우를 포기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죠? 매일 얼굴 들이밀고 굿모닝, 굿모닝 했더니, 그 면상 못 보겠다 이건가요? 머리도 단정히 자르고, 나름 사랑받고 싶어 몸부림쳤더니, 오히려 도망가네요. 풍경 사진이나 올릴까요? 제 자신을 부끄러워해야 하나요?
오전의 제 감정이었어요. 얼마나 가소로운 박민우인가요? 이딴 게 고민일 수도 있나요? 여러분은 제가 한심하지 않으신가요? 몸살 탓일까요?
코카서스 여행기는 보름째 그대로예요. 나가질 못하고 있어요. 이 책이 완성되어야 여행을 떠날 텐데요. 멕시코로, 쿠바로 휘젓고 다닐 텐데요. 막상 그곳에 가면, 또 매달 돈 때문에 비실댈까요? 결국 나 좋자고 떠돌면서, 억울하다, 비참하다. 자학하며 하루를 채울까요? 정기 구독을 또 알려야 하네요. 왜 이렇게 움츠러들죠? 돈 이야기를 또 해야 해서일까요? 무기력해서일까요? 저는 해맑은 게 아니라, 해맑아야 팔릴 거라 생각해서 해맑은 걸까요? 저는 제가 부끄러워요.
오후가 되니 몸살이 잦아들기 시작해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도 함께 가라앉아요. 여러분은 건강하신가요? 아닌 분들도 많으시죠? 아프면, 다 아파요. 마음만 외 떨어져서 건강할 수 없어요. 몸이 회복되면서요. 부정적인 저는 힘을 잃어요. 부질없는 것들이죠. 인기도, 사람들의 시선도요. 그게 행복을 결정한다면, 그게 사라지면 그땐 죽어야 하나요? 어쩌면 가장 바람직한 상태는 0이 아닐까요? 수만 명, 수십만 명에게 사랑받는 인기인이 아니라, 받는 사랑, 주는 사랑. 더하고 빼면, 0이 되는 사람이 가장 건강한 사람이 아닐까요? 인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사랑을 퍼주는 이들이 최고의 행복꾼이 아닐까요? 제가 더 사랑하면 될 일인데요. 더 많은 사람의 사진을 좋아해 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면 될 일인데요. 받을 생각만 했어요.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죠. 이렇게 부질없는 놈의 글을 읽고 계시네요. 비웃으셔도 돼요. 제가 오늘 내내 비웃었던 놈인데요, 뭐.
요즘 양준일이란 가수가 엄청난 화제를 몰고 다니네요. 지금은 오십 줄의 중년이죠. 27년 전의 지드래곤이라며 난리도 아니더군요. 요즘 여성들이 생각하는 가장 섹시하고, 매력적인 외모와 춤선을 가진 남자랍니다. 만찢남.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남자래요. 27년 전의 양준일이요. 미국 교포에, 옷은 아르마니 같은 명품을 입었대요. 당시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양준일을 너무너무 싫어했대요. 출입국 관리소에서 6개월마다 도장을 찍어야 국내에 머무를 수 있는데, 출입국 직원이 안 찍어줬대요. 너 같은 놈이 한국에 있는 게 싫다고요. 징글징글한 증오 탓에 미국으로 돌아가요. 가수 생활을 접죠. 슈가맨에 나온 양준일을 보니까요. 방송용일 수도 있겠지만, 말투나, 표정을 보면 순한 사람인 것 같아요. 한국에 대한 증오가 안 느껴지더군요. 유승준은 느껴지잖아요. 제가 양준일이라면 복수를 꿈꿨을 거예요. 미국에서 보란 듯이 성공해서, 미개한 한국아, 한국 놈들이 나를 못 알아봤구나. 궁극의 만족감은 그런 복수에서 온다 믿고, 이를 악물고 성공했을 거예요. 무대에 돌까지 날아왔다잖아요. 나를 미워하는 이들을 하나하나 증오하면서 살았을 거예요. 나처럼 너희들도 괴로워야 공평한 거다. 정의로운 거다. 이러면서요.
오늘 같은 하루가 저에겐 정말 중요해요. 흔들려야죠. 어리석어야죠. 흔들리는 동안, 조금씩 강해져야 해요. 더 유명해지고, 더 성공한다고 해도 이런 정신력으로는 버텨낼 수 없어요. 모든 게 고맙고 감사해야 해요. 일일이 반응하고, 성공 아니면 실패, 이분법에 갇히면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훨씬 너덜너덜 짓밟힐 때조차 저를 지킬 수 있어야 해요. 밟힐수록, 저를 더 사랑할 수 있어야 해요. 두렵고, 서러운 감정을 모아서, 글로 뽑을 수 있어야 해요. 누추하고, 습한 마음을 잘 기억해서, 정교하게 기록해야 하죠. 그게 제 지질함의 정당성이죠. 콧물이 완전히 멈췄어요. 감기 기운이 전멸하는 걸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PS 구독신청은 3월 31일 밤 열두 시에 칼로 끊습니다. 하루 남았군요. 구독 신청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https://brunch.co.kr/@modiano99/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