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학교에서 오지랖으로 꽤 많이 유명했다.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에게 관심이 많았던 나였기에,
분명 고객 응대하는 일을 잘 해낼 거라 생각하여 선택한 직업은 서비스직.
호텔 프런트에서의 근무가 나의 첫 시작이다.
세상은 아름답다고 믿었던 내가 서비스직에서의 근무로 느낀 점은,
세상이 생각만큼 아름답기만 한 곳은 아니라는 것.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아름다운 세상 속의 좋은 사람들만 좋아했고,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갑과 을이 존재했다.
그리고 "고객이 말하면 그냥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라던 손님을 만난 그날,
느끼고만 있던 갑과 을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아버렸다.
나는 그대로인데 고객들이 을로 대할 때 내겐 모든 게 상처였다.
존재를 경험한 뒤에
나도 모르게 을이 돼버린 상황에서 도망쳐야 하나 고민했지만,
한번 도망치면 계속 도망자의 삶을 살 것 같았기에
나는 그곳에서 살아남기로 결심했다.
그 후부터 상황에 좌절하고 불평하기보다는
내가 덜 힘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뭔지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나는 힘든 고객에게서 상처 덜 받는 방법,
이미 상처받았다면 빨리 털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냈고,
이제는 나처럼 사람이 좋아 선택한 서비스직에서
상처받고 있는 누군가를 위해 방법들을 글로 남겨두려 한다.
내가 살기 위해 터득한 방법으로 누군가는 덜 상처받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