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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제인 Sep 22. 2024

세상에, 별 걸로 다 돈을 버네요

수강생 : 선생님은 카페에서 월급 받아요?


카페요가 클래스가 끝나고 수강생들과 커피 한잔을 하는데 한 분이 짐짓 궁금한 듯 물었다. 전원카페에서 요가를 한다니 내가 카페직원인 줄 아셨나 보다.


         : 아니에요. 카페에서는 장소만 빌려요.

              요가 클래스는 제가 직접 열죠.


수강생 : 세상에... 돈 버는 방법도  다양하네요.


전원카페에서 요가하고 싶다는 상상으로 시작한 일이다.


카페 사장님들을 설득하고 거절당하면서

4곳의 전원카페에서 요가 클래스를 열어왔다.


카페에서 요가를 하면 얼마나 힐링일까,

하는 아이디어로 부딪혀 시작한 일이.


회사까지 퇴사한 마당에

꾹꾹 눌려있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마음껏 시도해보고 싶었다.




수강생을 모으는 게 차츰 버거워질 무렵,

요가원과 같은 센터 수업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센터수업은 몸만 가서 수업을 하면 되었다.


내가 원하는 요일과 시간을 선택해 시간활용도 좋았다.

오늘은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볼까, 고민하는 시간도 좋았고, 수업이 끝나면 충만감에 에너지를 오히려 얻어왔다. 경험이 쌓일수록 전문성이 늘어가는 성취감도 있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구인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센터수업을 점점 늘렸다.


한동안 프리랜서가 되었다는 만족감에 절어있었다.

다른 형태의 월급쟁이가 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각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오랜 결핍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요가는 그 결핍을 채워주었다.  


나의 결핍은 '돈'보다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3년은 온전히 대학 입학을 위해 희생한 시간이었다. 나는 화장실 창문 밖을 틈나는대로 내다보곤 했다. 밖에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딴 세계 사람 같았다. 이 창살 없는 감옥에서 곧 나가겠다는 희망을 품고 3년을 버텼다.


그런데 아뿔싸!

학교는 졸업이라도 지만 회사는 아니었다.

직장생활은 출구 없는 감옥 같았다.


그렇게 시간을 돈으로 바꾸며 지냈지만 학생 때처럼 희망 같은 것도 없었다. 10년 선배들조차 똑같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40대에는 물리적으로 속박되어 있던 몸과 시간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작년, 결정적인 사건으로 내상을 심하게 입고서야 겨우 그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드디어 나는, 

원하는 일을 하며,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조건은 단 한 가지!
돈만 포기한다면!


3개월을 꼬박 모은 강사월급은 예전 한 달 월급만큼도 아니었다. 시간을 벌었다는 만족감은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까.


나는 진정한 만족이란 돈이 따라와야만 가능하다고 믿게 되었다. "월급쟁이 프리랜서"가 단 2시간 수업으로 센터 한 달 치 월급을 벌게 된 경험을 하고부터.


시간의 자유를 넘어 경제적 자유로 가는 .

그게 내가 퇴사한 이유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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