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모제인 Aug 10. 2024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서운 이것

최근 섬뜩한 일이 있었다.


내가 들어가 있는 요가 구인구직 단톡방에 어떤 선생님이 상습적으로 대강(임시로 수업을 대신해 주는 일회성 강의)을 펑크 내고 수업비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고발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분은 본인이 떼인 수업비를 받기 위해 그동안 오간 대화 내용과 상대 선생님의 신상이 포함된 이력서와 인스타 계정을 공개했다. 이어서 그 선생님에게 동일하게 당했다(?)는 사연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분은 인스타에서 나름 유명했던지 팔로워들을 통해 수업을 펑크 낸 날의 근황까지 입방아에 올랐다.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몇 다리 건너 인맥이 있는 분이었다.


이렇듯 업계가 좁다 보니 그분은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강사들과 원장님들에게 입소문만으로 본인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되었다. 그분은 급히 인스타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며칠 새 팔로워도 4분의 1이 빠졌다. 입소문의 파급력을 느낀 순간이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


요가강사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믿을만한 강사를 어떻게 골라낼까.


많은 분야가 그렇듯,

평판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일할 곳을 구할 한 시간 거리까지 선택지를 둔다. 집 근처 센터들의 구인공고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구인공고를 내지도 않은 곳의 수업을 3군데나 했고, 9월에도 나갈 예정에 있다. 한 번의 인연이 돌고 돌아 또 다른 곳으로 연결된다. 센터들끼리 추천하고 추천받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장이 돌아간다. 막 시장에 진입한 프리랜서에게는 가혹하지만 경력이 더해갈수록 달콤한 열매가 되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만한 실력과 자기관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보이지 않기에 무너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이전 07화 AI도 인정한 AI가 못하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