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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02화

정전기보다 강한 전류

by 미히

학생들이 지하 대피소로 향하는 동안, 전우성은 이미 학교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는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길가의 전동킥보드를 집어들었다.


전동킥보드는 방전된 상태였다.


전우성은 킥보드의 손잡이를 잡고, 눈을 가늘게 뜨며 손끝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냈다. 그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내려앉으면서, 전동킥보드의 전원이 서서히 켜졌다. 디스플레이에 불이 들어왔다.


그는 킥보드에 올라탔다. 그리고 아침부터 불길하게 흘러가던 전류의 방향을 찾기 시작했다.


거리는 정체된 차들로 가득했다. 신호등은 멈췄고, 차들은 도로 한가운데 멈춰 서 있었으며, 몇몇 사람들은 차에서 내려 도로 위로 나와 있었다. 그들은 도시 전체가 정전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져 있었다.


우성은 킥보드의 속도를 높이며 달리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전우성은 느낄 수 있었다. 거리 전체를 타고 흐르는 전류가 그를 한 곳으로 이끌고 있었다.


전우성의 눈앞에 마포대교가 활처럼 휘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우성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속도를 높였다. 킥보드의 전광판에 과속 경고등이 빨갛게 깜빡였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손끝에서 미세한 전류가 흘러나오며 파지직 소리가 들렸다.


대교가 흔들리고, 다리의 구조물이 비틀리며 균형을 잃어가더니,


거대한 소리를 내며 마침내 마포대교는 무너져 내렸다.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한강 속으로 주저앉았다.


전우성의 눈동자 속에서 번쩍이는 섬광이 튀었다.


이제 전우성의 머리 위로는 번쩍이는 전류의 섬광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제 그는 전동킥보드 속도의 한계를 넘어 달리고 있었다.


킥보드의 바퀴가 달궈지며, 차도 위에 검은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그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전류가 킥보드를 초과 작동시키고 있었다.


아스팔트 위에 전류가 흐르며, 그의 주위 공기마저도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였다.


불길한 전류의 신호, 그 곳은 고척돔을 가리키고 있었다.




고척돔. 평소 같으면 공연 준비로 분주했을 이 거대한 공간은, 정적과 불길한 기운에 휩싸여 있었다. 전우성은 전동킥보드를 타고 고척돔 앞에 도착했다. 둥근 지붕 아래 거대한 돔은 불 꺼진 채로 침묵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무언가 미세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 소녀가 서 있었다. 무대 위, 마이크를 손에 쥔 아이돌 소녀는 홀로 고척돔의 넓은 공간에 당당하게 서 있었다.


전우성은 킥보드에서 내려, 그녀를 바라봤다. 소녀는 우성의 시선을 느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벌써 팬분이 오셨네."


그녀는 익살스럽게 손을 흔들며 우성을 맞이했다. 우성은 그런 그녀에게 차갑게 물었다.


"무, 무, 무슨, 무슨, 짓, 짓, 짓이야?"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리다시피... 세상을 소리로 가득 채우고 있지."


전우성은 귀를 기울였다. 그녀의 말처럼, 정말로 미세한 메아리가 도시 전체에서 울리고 있었다. 마치 소리 자체가 도시의 공기를 타고 흘러다니는 것처럼, 후렴구와 같은 작은 진동이 끊임없이 퍼져나갔다.


그 소녀는 마이크에 가까이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사이렌의 막내, 리게아예요."


리게아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고척돔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소리는 너무나 맑고 깨끗했지만, 점점 높아지면서 이상한 진동을 만들어냈다. 그 진동은 전우성의 몸을 감싸며, 점차 고통스럽게 변해갔다.


"뭐... 뭐, 뭐야, 뭐야 이, 이, 이 소, 소리!"


전우성은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하지만 소리는 그의 몸을 타고 직접 신경에 닿는 것처럼 흘러들었다. 고척돔 전체가 그녀의 목소리로 울리기 시작했고, 그 진동은 마치 공간을 찢어놓으려는 것처럼 강하게 요동쳤다.


"이, 이, 이거... 대, 대, 대체..."


마치 그녀의 목소리에 공명이 일어나는 듯, 거대한 건물이 흔들렸다.


전우성은 이를 악물고, 마이크로 과전류를 흘려보냈다.


'파지직!'


순간적으로 마이크가 터져나가며,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리게아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이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본명은 이시연이야."


그녀는 전우성을 향해 방긋 웃었다.


전우성은 고척돔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본 그가 전류 능력을 방출했다. 그의 머리가 삐죽빼죽하게 서면서, 그의 몸이 살짝 떠올랐다.


그의 안경이 강한 전류에 깨져서 바닥에 떨어졌다.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거야?"


우성이 단호하고, 명료하게 물었다. "마포대교가 무너졌어."


이시연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 웃음은 아이돌이 무대에서 팬들에게 지어 보이는 미소와 같았지만, 그 속에는 소름 끼치는 기쁨이 담겨 있었다.


이시연이 깔깔 웃었다.


"호호, 정말 세상을 뒤집어 놓았네."


그러더니 아이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도 능력자구나?"




고척돔의 거대한 무대 위, 이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전우성을 바라봤다. 소리와 전류가 공기 중에서 서로 뒤엉켜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고 있었다. 우성은 몸을 살짝 띄운 채 전기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었고, 이시연의 목소리의 힘은 여전히 고척돔을 흔들고 있었다.


이시연은 잠시 무대 뒤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리고 다시 우성을 향해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싶지? 내가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우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좋아. 그럼 해줄게."


이시연은 천천히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내 능력을 알게 된 건 아주 어렸을 때야.


"나는 성악을 했어. 영재였지.


많은 선생님들이 말했어, 내가 세계 최고의 성악가가 될 거라고."


이시연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녀의 표정에는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나처럼 예쁜 애가 노래까지 잘하니, 아이돌을 해도 성공할 거라고 했어.


연습량은 지독했지만, 나는 행복했어. 그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거든."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순수한 기쁨만을 담고 있지 않았다. 전우성은 그녀의 미소 속에서 묘한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는 내가 가진 한계를 알고 싶었어. 그래서 더 높은 음을 내기 시작했지."


이시연의 눈빛이 갑자기 빛났다.


"처음으로 유리잔을 깼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녀의 웃음이 다시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는 이상한 광기가 섞여 있었다. 우성은 잠시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표정과 말투가 진심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더 높은 음을 내기 시작하면서 그릇이 깨지고, 액자가 부서질 무렵, 엄마는 화를 내기 시작했어.


그때부터 나는 멈출 수 없었어.


결국 엄마가 아끼던 주방을 완전히 산산조각냈지."


이시연은 계속해서 말했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나에게 소리를 자제하라고 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어.


왜냐하면 내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은 참 짜릿했고,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녀는 손끝을 쥐었다가 펴며 말했다. 손끝에서 미세한 진동이 퍼져나갔다.


"내 목소리가 사람의 가청 주파수를 넘어섰을 때, 그때부터는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어. 아무도 듣지 못했거든.


사소한 즐거움도 찾았지.


선생님과 차를 타고 가면서, 선생님이 소중하게 여기던 차의 창문을 박살내는 것도 즐거웠어."




"하지만 그곳에서 멈추지 않았어. 더 높은 음을 추구했지. 그때 비극이 찾아왔어.


아빠가 쓰던 안경을 산산조각냈고, 아빠는 시력을 모두 잃어버렸지."


그녀는 울상을 지었지만, 전우성은 그 표정을 보며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 울상이 연기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빠의 사고 이후로 우리 집은 무너졌어."


그녀는 눈물을 닦는 척하며 말했다.



"선생님은 날 떠났고, 집은 가세가 기울었어. 결국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스타가 되는 길을 선택했지."


이시연의 목소리는 다시 차분해졌다. 하지만 그 안에 억눌린 분노가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목소리에는 관심이 없었어. 그들은 오직 날 보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지.


나는 연기 연습을 했고,


표정 연습을 해야 했어."


이시연은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우성을 바라봤다.


"노래는 내가 제일 잘 부르는데도 말이야. 나보다 목소리가 더 뛰어난 사람은 없었어.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어. 프로듀서조차 말했지. '아무리 돌고래 음을 내도 사람들은 듣지 않는다'고.


프로듀서님은 인상을 잔뜩 쓰고 귀를 막고 있었어."


그녀는 프로듀서의 표정을 흉내내며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그래서 나는 가청주파수를 뛰어넘는 소리를 냈지, 회사 연습실 유리가 모두 깨져버릴 정도로."


그녀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회사 대표님은 화를 냈어. 날 내보내겠다고 했지. '너를 대체할 수 있는 아이돌은 얼마든지 있다'고.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그건 틀렸어."


그녀는 눈을 빛내며 말했다.


"왜?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 상에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나는 한 수 굽혔지만,


결국 이번 타이틀곡 '인어공주'에서 내 파트는 다른 멤버들이 못올리는 옥타브 부분에만 한정된데다가,


사전 인기투표에서도 나는 최하위를 받았어."


그녀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지만, 전우성은 그 안에 분노가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척돔의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알게 됐어."


그녀는 한 발짝 전우성에게 다가왔다.


"사람들은 '시각'에 시달린다고.


나는 그걸 용납할 수 없어.'


이시연의 눈빛이 다시 빛났다.


"세상에 모든 불을 꺼버리고,


필요하다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만들거야.


TV도 필요없어, 라디오면 충분하지.


세상은 이제 '청각'의 시대로 돌입해야 해."




"그렇게 둘 순 없지."


전우성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의 몸에서 전기가 튀었다.


'파지직!'


순간, 고척돔 안의 모든 전자장비들이 일제히 작동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전광판이 번쩍이며 켜지고, 그 화면에는 이시연의 모습이 생생하게 비추어졌다. 주변의 음향 장비들도 공기 중의 전파를 받아들여 전자음과 신호를 내기 시작했다.


"즈즈즈즈즈즈즈즈"


공간은 귀를 찢을 듯한 전자 소음으로 가득 찼다.


"꺄악!"


이시연이 몸을 움켜잡으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곧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소음이잖아, 너무 시끄러워. 정돈된 소리가 아니야."


그녀는 손가락으로 귀를 살짝 막으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표정은 여유롭고 장난스러웠다.


"내 귀에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소리들이 들리곤 했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너무 많은 소리들이 주변에 둘러싸여 있어."


이시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전우성을 향해 말했다.


"내 소리면 충분한데 말이야."


그리고 그녀는 다시 높은 음을 냈다.


그 소리는 마치 공간을 찢어놓으려는 듯 날카로웠다. 전우성은 순간적으로 두 손을 귀에 대고 막았다. 그러나 이시연의 목소리는 전파를 타고 그가 막으려 해도 온몸을 관통했다.


'꽈아아앙!'


모든 음향 장비들이 그녀의 목소리 충격에 일제히 터져버렸다. 스피커와 마이크가 모두 과부하에 걸려 불꽃을 튕기며 연기를 뿜어냈다.


전우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부서진 음향 장비들을 바라보았다. 주변 공기는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로 인해 미세한 진동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내 능력도 아주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졌어."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이시연은 깔깔대며 웃었다.


"너의 이야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아."


그녀는 전우성의 말을 가로막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제 네가 손쓰기도 전에, 이 세상의 고막만 빼고 모든 걸 다 터뜨려버리겠어."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인어공주, 인어공주, 나는 암초 위 인어공주."


그녀의 목소리는 처음에는 매우 아름다웠다. 마치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듯,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고요하게 돔 안을 울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소리는 점점 커졌고, 마치 물결처럼 공간을 파도처럼 휘저었다.


"Inner voice, hear my choice, 세상을 깨우는 내 Voice."


전우성은 잠시 홀린 듯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름답고 섬세한 음색에 자신도 모르게 끌려들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점차 커지고 둔탁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이시연의 몸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폭발적인 힘을 얻어갔다.


이시연은 사비 부분을 반복하며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터지는 물거품, Pop, Pop!"


그녀가 소리의 임팩트를 주며 크게 외쳤다. 순간, 주변의 공기가 압축되는 듯했다. 그 소리는 마치 폭발을 일으키려는 것처럼, 고척돔 안의 공기를 진동시켰다.


전우성은 몸을 다시 전기로 감싸며 그 소리의 진동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시연의 마지막 음성은 거대한 충격파를 만들어냈다.


"Boom!"


그녀의 몸이 엄청난 추진력을 얻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전우성은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갔지만, 그 충격파는 도저히 일반적인 소리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이시연의 몸은 빠르게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천둥새의 울음소리처럼 공기를 찢으며 날카롭게 퍼져 나갔다. 전우성은 그녀의 움직임을 빠르게 쫓으며, 하늘에서 그녀의 앞에 서서 마주했다.


"어디로 가려는 거야."


우성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 전류가 몸을 감싸며, 그의 머리카락이 뻣뻣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이시연은 그저 깔깔대며 웃었다. 그 웃음은 하늘을 가르며 날카롭게 메아리쳤다.


"속도로는 너를 못 이기겠네."


이시연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너와의 이 순회공연이 꽤 재미있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거든."


그녀는 기분이 좋은 듯, 음속으로 날아가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편, 학교 지하 대피소에서는 정전 속에서도 라디오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어둠 속에서 서로 불안하게 웅성거리며 앉아 있었다. 그때, 라디오에서 이시연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노래죠?"


어떤 학생이 중얼거렸다.


"잘 모르겠지만, 참 음색이 아름답네요."


체육선생님이 잠시 귀를 기울이더니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안도와 감탄이 섞인 표정이 스쳤다.


그러나 그들은 알지 못했다. 지구상의 모든 곳에서 일제히 이시연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는 것을. 도시의 라디오, 사람들의 휴대폰, 자동차 오디오까지, 전파를 타고 전해지는 그녀의 노래는 지구 곳곳에 침투하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이시연과 전우성이 북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점점 더 크고 강렬해지자, 그녀가 지나가는 곳마다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


"그만 둬."


전우성이 뒤에서 따라가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시연은 그 말을 무시하며, 더욱 높은 음을 내었다. 그러자 건물들이 일렁였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지구가 그녀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 계획은 단순해."


그녀는 날카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구상의 모든 화산을 폭파시키는 거야. 그럼 화산재가 태양을 가리겠지."


전우성의 눈빛이 경악으로 변했다.


"첫 번째 타깃은 백두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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