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눌러버린 버튼

마음을 위해 병원 문을 열다.

by 달항아리




병원에 갈 용기는

사실…

나에겐 없었다.


마음이란 건 그냥 참으면 되겠지 싶었다.

꾹꾹 눌러왔던 화가 터져 나올 때마다

내 머리는 몸을 강하게 제어했고

결국 몸은 이상 반응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저 내가 자주 가던 운동 센터.

그 건물에 마음을 치유하는 병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엘리베이터 버튼만 누르면

그 층에 멈춘다는 간단한 사실.


그걸 깨달아버리니

손가락은 이미 병원이 있는 그 층을 누르고 있었다.



몇 번이고 생각했다.

‘가볼까?’

‘그냥, 문 앞까지만이라도 가볼까.’


그 생각을

정말 수백 번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에

내 손가락은 그냥, 버튼을 눌러버렸고


발걸음은 거기로 향했다.


마치 마음이

몸을 먼저 끌고 가버린 것처럼.


그날의 나는,

어떤 다짐도 없었고,

이겨보겠다는 용기도 없었고,

그저 견디기 싫은 마음 하나만 있었다.


그리고

그걸 처음으로 따라가 봤다.

그게 병원이었고,

내 마음이 처음으로 **‘스스로를 향해 움직인 순간’**이었다.












접수대에 이름을 적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문득,

“그래도 왔네.”

그 말이 속에서 흘러나왔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는 나를 구하러 가고 있었던 거다.


처음으로

마음 가는 대로 움직여봤다.


그걸 ‘용기’라고 해도 되고,

‘피로한 마음의 항복’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어쨌든 그날,

나는 나를 놓지 않았다.




나를 그곳에 데려다 놓은 건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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