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어느덧 가을이 찾아오면,

철인 28호

by 밤의 작가 Mow

시골에 어느덧 가을이 찾아오면


분주해진다


추석 전후로 정신없는 한 주.


한주를 보내게 될 때면


어릴 적이 생각나는데.



어릴 적 경기도 양주 삼상리에 살았었는데


내가 다녔던 국민학교(?!) 나 옛날사람?ㅎㅎㅎ


삼상유치원을 나오고 삼상국민학교를

일 학년 마치고 목포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유치원에 있을 때


어느 날 간식에 요구르트 두 개와


순대가 나왔었는데


순대를 못 먹어 요구르트 하나에 순대 하날 먹고

삼키고. 요구르트 하나에 순대하나 먹고 삼키고


더 이상 요구르트가 없자.

나는 그때 서럽게 울었던 걸로 기억한다


큰 뿔테안경을 쓴 예쁜 선생님이 오셔서

우는 날 보고 왜 우냐고 했을 때


순대를 못 먹는데 요구르트가 없어서요 하고

계속 울음을 터트리자


환하게 웃으시며 아구 못 먹으면 말을 하지

하곤 날 데리고 가 선생님들이 드시던


떡볶이와 김밥을 주셨다


유치원을 졸업할 때

그 선생님이 내가 기억에 많이 남았는지


내 손을 잡고 우리 이쁜 아들

울지 말고 건강해야 해~ 하셨었다.




-

가난했던 시절


어릴 때 엄마는 명절이 다가오면


나와 누나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의정부 오일장 같은 장터로 데리고 갔는데

구파발이었나? ㅎ 기억이 가물가물~


와 내 눈엔 왜 그리 신기한 게 많았는지


골목마다 할머니들이 나와 앉아

여러 가지 음식을 팔고 있었고


다 까인 시멘트 길 위로 흙냄새가 올라왔는데

마치 동네 집 같아서 정겨웠다


엄마 손을 붙잡고 걸어가다 내 눈에 띄던


로봇 그때 당시 마징가였었나?ㅎㅎ


내가 계속 아무 말 없이 그것만 쳐다보자

엄만,

리어카 아저씨한테 얼마예요?를 물었었다


“ 삼천 원이에요”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엄만 나한테 00아

엄마가 다음에 꼭 사줄게~? 그러면


나는 네~ 하고 걸어가면서 한없이 뒤를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누난 인형 갖고 싶다고 떼쓰고 울다가

한구탱이 맞았는데


(훗날 엄마는 나한테

너는 어릴 때 참 이뻤다고

엄마가 다음에 사줄게 그럼 네~ 그런디


니 누나는 사달라고 떼써서

많이 맞았다고ㅎㅎㅎ

어릴 때 그렇게 말 잘 듣던 아들이

왜 크면서 점점 말을 안 들었는지 속상했다며

다 큰 지금의 아들이 엄마와 밥 먹을 때 말을 해주었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아들이 눈에 밟혔는지


엄마는 다시 리어카로 가서


비슷한데 조금 더 싼 철인 28호를 집고는

아들 이것도 좋지? 하면서 보여주면

난 내 맘에 쏙 드는 걸 어떻게

찾아내시는지 나는 네 하고 대답을 했고

그 로봇이 더 멋있어 보였었다.


그때 당시 빵바레가 200원 할 때였으니

이삼천 원이면 큰돈이었는데


나는 엄마가 사준

그 장난감을 들고 가슴에 품고는

좋지도 안 좋지도 않은 표정을 하곤

집에 가는 버스를 탔다


그때 엄마는 나를 보고

잔잔하게 웃으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 나는 집에 와서


철인 28호를 들고 아마 거의 몇 달은

그것만 가지고 놀았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딜 갈 때도 항상 들고 다녔던


내 철인 28호 ㅎㅎ


-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리면

가난했지만. 천사 같은 엄마를

보내준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때의 그 작은 선물이

지금 작은 보답으로 이어질 때.


미안해하는 엄마를 보면

가슴이 찡해진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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