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그의 손톱을 보았다. 나보다 훨씬 짧은 손톱. 손가락 끝에 붙어 있지 않았다면,
손톱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을 만큼 아주 작은 손톱이었다.
손톱으로 그의 일상을 일생을 짐작해 본다. 그의 그늘을, 고통을, 피로를, 슬픔을, 우울을 짐작해 본다.
아니, 내가 감히 그의 삶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그는 그저 어린 시절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손톱을 물어뜯어야만 했던 그의 유년 시절이 행복했으리라 장담하기도 힘들다.
행복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알 수 없는 불안이 항상 따라다녔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러나 나 역시, 다시, 손톱을 물어뜯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나는 손톱을 물어뜯음으로써,
정확하게는 나의 일부를 물어뜯음으로써,
나를 안심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