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밤이 맑아질 때, 그의 손엔 먼지가 남았다.
모두가 잠든 밤이면, 조용히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꿈을 닦는 사람이다.
그가 걷는 곳마다 꿈이 놓여 있다.
구겨진 꿈, 찢어진 꿈, 색이 바랜 꿈,
어디선가 흘러나온 눈물 자국이 묻은 꿈도 있다.
그는 작은 천으로 그것들을 하나하나 닦아낸다.
부드럽게, 아주 천천히.
닦아낼수록 꿈은 다시 빛을 되찾고,
그 안의 사람들은 더 깊은 잠 속에서 미소 짓는다.
하지만 모든 꿈이 쉽게 닦이는 건 아니다.
어떤 꿈은 너무 오래된 상처 냄새를 품고 있어서
닦는 순간, 그 아픔이 손끝으로 스며든다.
그럴 때면 그는 잠시 멈춰 선다.
한숨처럼 짧은 숨을 내쉬며,
자신의 천에 그 눈물 한 방울을 적신다.
그 천에는 이미 수많은 이의 슬픔이 스며 있다.
그래서 그의 손은 늘 차갑고,
그의 눈빛은 어딘가 먼 곳을 향한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누군가의 꿈이 다시 맑아질 때,
그 안에서 작게 웃는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는 그 웃음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이 세상엔 닦아야 할 꿈이 아직 많다.”
새벽이 오면, 그는 천을 접어 넣는다.
달빛이 천 위를 스치며 잔잔히 반짝인다.
그때마다 천은 살짝 따뜻해지고,
그의 손끝엔 새벽 냄새가 남는다.
그는 그렇게 또 하나의 밤을 닦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