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야 하나?
사워도우브레드 만드는 공정 중 르뱅, 물, 밀가루를 섞어 30분 휴지기를 주는 단계가 있다.
이것을 '오토리즈'라고 하는데 이것은 무엇이며 왜 하는 것일까?
오토리즈(AUTOLYSE, 自己溶解, 自己融解)
AUTOLYSE
AUTO= 스스로 하는 것
LYSE=Lysin에 의한 세포용해
Lysin=박테리아나 세포의 용균 또는 용해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
즉 스스로 녹는다, 소화된다.라는 의미이다.
반죽이 휴식을 하는 동안 물이 밀가루에 천천히 흡수되어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으로 글루텐이 형성된다. 밀가루에 들어있는 효소(protease)는 물을 만나면 활성화되는데 휴식하는 동안 단백질과 전분을 분해하며 글루텐 형성을 돕고, 이는 반죽의 힘과 탄력을 향상한다. 이 과정은 갑작스럽게 혼합하는 것보다 더 균일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게 된다.
쉽게 말하면 밀가루를 불리는 과정이다. 우리가 쌀을 불려서 밥을 하는 것처럼.
힘들게 치대지 않아도 시간이 글루텐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수제비 만들 때 밀가루, 물 반죽해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반죽이 쫄깃해지는 것처럼.
그것과 같다
다양한 빵 레시피에 오토리즈 기법을 사용하지만 베이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토리즈 기법이 들어간 레시피들 대부분 하드계열 빵인 것을 알 수 있다. 하드계열빵은 특성상 수분율이 아주 높은데 (바게트, 치아바타, 루스틱, 깜빠뉴, 사워도우브레드 등) 이러한 빵들의 특징은 재료들이 심플하다. 설탕, 버터, 계란 등 풍미를 줄 재료가 없다. 따라서 밀가루 본연의 맛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효시간을 천천히 함으로써 재료의 풍미를 최대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수분율이 높은 반죽을 글루텐이 잡힐 때까지 반죽기에서 계속 치댈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 있는데 반죽기에서 오래 치댈수록 산화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반죽의 노화로 이어진다. 반죽의 노화는 결국 빵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전 반죽으로 최대한 글루텐을 잡은 상태에서 반죽기를 최소한으로 돌리는 것이 반죽의 노화를 막는 길이고 가장 시간을 단축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빵의 질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밀가루와 물을 섞어 30분 휴지기를 거친 것만으로도 찰기가 많이 생겼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15분 만이라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수분율이 높고 단순한 재료의 레시피에 적극 활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