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야생
미친 듯이 좋아했던 애인이 떠난 기분이다.
꽃양귀비는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처럼 작게 피었고, 토끼풀은 부끄러운 듯 끝이 발그레해 보였다. 코스모스는 실새삼에게 마음을 다 뺏긴 듯 녹초가 되었다. 수레국화는 파란 실핀처럼 헝클어진 초록 머리에 장식처럼 보였다. 붉은 토끼풀은 사진 한 장 안 찍었다며 토라진 듯 꽃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가장 씩씩해 보였다.
지친 듯해도 야생은 가장 부지런히 세상을 바꾸고 있다. 새로운 만남은 늘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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