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하기 전에 꺼내 먹어요
삿구루 하타요가 8일 차
오늘은 요가를 하기 전 강황과 님(neem) 잎사귀를 꿀물과 함께 먹었다. 언제나 공복을 유지해야 하지만 유일하게 허락되는 음식들이다. 면역력을 강화하고 우리 몸의 시스템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삿구루는 여기에 대추야자를 더해서 아침으로 먹는다.
처음 맛본 님나무 잎사귀는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씁쓸함이었다. 온 혓바닥이 다 써지는 맛. 심지어 한 번에 다 씹어서 삼키면 안 된다. 수련하는 동안 입 한쪽 구적에 잘 몰아두고, 조금씩 조금씩 씹어서 그 쓰디 쓴 즙을 먹어야 한다. 2주 동안 매일 먹다 보면 적응이 되려나?
오늘은 요가아사나를 더 힘들게 했다. 우파요가와 수리야크리야를 하고 요가아사나를 연결해서 하면 1시간이 훌쩍 넘는다. 머리 쪽으로 열이 쏠리고, 땀이 난다. 나는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열감이 느껴진다. 이 열감을 머리로 내보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요가 수련 도중엔 물을 마셔도 안되고, 화장실을 가서도 안된다. 땀으로 다 배출하기 위해서다.
산스크리트어로 아사나(asana)는 동작을 뜻한다. 어떤 동작도 다 아사나이기에 요가 동작은 특별히 '요가아사나'라 부른다고 했다. 나는 지금까지 아사나 자체가 요가 동작을 뜻하는 줄 알았다. 요가스쿨에서도 선생님들도 아사나라고만 하셔서 그런 줄 알았지 뭐. 역시 인도 네이티브들은 그 구분을 엄격하게 하나보다.
오늘은 엎드려서 후굴을 하는 다양한 동작을 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엄지발가락을 서로 붙이면서 자세를 계속 유지하기다. 보통은 골반 너비로 벌려서 활자세나 코브라자세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샤 하타에서는 무조건 발과 양다리를 다 붙여야 한다. 그게 너무 힘들다면 엄지발가락만이라도 서로 맞닿게 하여 에너지가 계속 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 많은 시퀀스들이 쌓인다. 이제 요가수련 후에도 배가 별로 고프지 않다. 오늘은 점심때까지도 괜찮았다. 한 숟가락이더라도 그 꿀물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이렇게 시간을 점점 늘리다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공복을 더 길게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어느 정도 몸은 잘 적응이 된 것 같으니 잠을 충분히 자줘야겠다. 항상 3-4시쯤 기절해서 낮잠을 자니 또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고가 반복이다. 이 사이클을 내일은 깨야겠다...!